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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열린 제3차 세계 물포럼.

“물에 대한 수요는 세계 인구 증가율보다 3배나 더 빠르게 증가하기 때문에 음용수와 위생시설이 없는 빈곤층의 수를 줄이려는 세계적인 목표는 더욱 달성하기 힘들어질 것이다.”

이 말은 지난 3월 16일부터 23일까지 일본에서 열린 제 3차 세계 물 포럼에서 세계 물 위원회 부회장인 윌리암 코수그로브가 한 말이다. 세계 물의 날인 3월 22일을 기념하기 위하여 일본의 가장 큰 호수 비와호와 요도강가와 연결된 시가, 교토, 오사카 등 세 도시에서 열린 물 포럼에서는 날로 위기가 가중되는 물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도가 컸다. 일본 수상을 지낸 류타로 하시모토가 물 포럼 운영위원장으로 활약한 이 대회에서는 세계 12억 명이 안전한 물을 공급받지 못하고, 24억 인구가 위생시설 없이 살고 있음을 개탄하였다. 매년 5∼7억 명이 물 관련 질병으로 죽어가는데, 그 중에는 5세 이하 어린이 220만 명도 포함되어 있다.

2002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렸던 UN이 주재하는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세계정상회의(WSSD)’에서 의결한 사항이 바로 물과 위생시설이 없는 사람들의 수를 2015년까지 반으로 줄인다는 것이었고, 이 결정은 2000년 UN의 천년총회에서 채택한 천년발전목표에 의거한 것이었다.

3월 16일부터 162개국 대표들이 166개의 다양한 워크숍에 참여하였다. 워크숍 주제는 실로 다양했다. 물과 기후, 물 공급과 위생, 물과 도시, 물과 에너지, 물과 정보, 물과 교통, 물과 문화적 다양성, 물-식량과 농업, 물-자연과 환경, 성과 물, 물과 거버넌스, 통합물자원관리(IWRM), 물과 평화, 물과 빈곤, 물과 교육 및 능력 배양, 물체계 확보를 위한 재정돕기, 물과 평화 등. 이러한 다양한 주제와 함께 각 지역별 모임을 가졌는데 16일에 시작된 아프리카 날에 이어서 아시아. 태평양, 아메리카, 중동과 지중해, 유럽들의 날이 연일 지속되었다. 빈곤층이 많은 아프리카, 아시아 지역의 물 문제는 특히 지대한 관심을 끌었다. 정부관리들 외에 지방정부, 기업, 시민단체, 농민단체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참여하여 각기 적합한 주제로 상호 의견을 교환하였다.

이번 대회의 특이할 만한 행사로 어린이 포럼도 있었다. 20, 21일 양일 간 시가에서 열린 어린이 포럼에는 31개국에서 온 110명의 어린이들이 20개의 언어 장벽을 넘어 4개의 반으로 나뉘어 해결책을 찾는 회의를 진행하였다. 가정에서의 물의 안전성, 학교환경에서 물과 위생, 위기에 처했을 때 어린이와 물, 그리고 위생-다양한 물의 사용(자연, 놀이, 문화) 등 4개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어린이들의 시각에서 물에 관한 해결책을 논하는 과정에서 “어른들은 자신들이 미래에 쓸 자원을 아껴 달라”는 진지한 주문이 나오기도 했다. 어린이 보고서는 22일 장관회의에 직접 보고하였고 장관선언에 포함되기를 촉구하였다.

국제 환경에서 가장 긴급한 해결 사항으로 등장한 세계 13억 인구의 빈곤퇴치는 이번 회의에서도 지대한 관심사로 등장하였다. 빈곤층에 대한 물 공급을 위하여 아래와 같은 주장을 폈다. ▲자신들의 문제를 직접 해결할 수 있도록 가정과 지역사회의 세력화와 능력배양이 중요하며 ▲위생, 물, 건강을 인간의 권리로 이해하여 인간의 발달, 빈곤퇴치 및 환경의 지속성을 수자원의 통합 관리(IWRM)로 대처할 대비로서 해결책이 보일 것이고 ▲오랫동안 익숙해진 관습적인 역할을 떠나서 가정과 지역사회의 위생과 물을 새롭게 관리하여 수요자들을 고객으로 대할 수 있는 새로운 역할과 제도를 만들어 갈 좋은 거버넌스로서의 지도력 확보가 시급함을 지적하였다.

22일과 23일에 열린 물 포럼의 고위급 회담인 장관급 회담에서 발표한 장관선언은 수자원보호운동, 안전한 음용수와 위생, 물공해 방지와 생태계 보존, 홍수와 가뭄 등의 재난에 대처 등 29개 항으로 23일 발표되었다. 이는 각국에 UN 권고사항으로 이행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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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경 / 대한 YWCA 연합회 부회장, 환경과 문화 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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