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 과정에
성인지적 평화 의제 담겨야
성평등하며 지속가능한
평화 위해 여성 참여 필요

**제63차 유엔 여성지위위원회(CSW)가 지난 3월 11일부터 22일까지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렸다. CSW는 매년 세계 각국 대표와 여성단체 활동가, 전문가 등이 모여 성평등과 여성이슈를 논의하는 가장 큰 규모의 국제회의로 ‘유엔 여성 총회’라 불린다. 올해 참가자들의 참관기를 릴레이 연재한다.

 

3월 13일 미국 뉴욕에서 제63차 유엔 여성지위위원회 NGO 부대행사로 열린 ‘동북아 여성지도자: 한반도 평화’ 행사 현장.  ©김정수
3월 13일 미국 뉴욕에서 제63차 유엔 여성지위위원회 NGO 부대행사로 열린 ‘동북아 여성지도자: 한반도 평화’ 행사 현장. ©김정수

“한반도 평화과정과 평화협상에 여성들은 어떤 내용을 가지고 어떻게 참여해야만 할 것인가?” 한반도가 오랜 분단에서 평화로 전환되는 이 중대한 시기에 여성들에게 주어진 질문의 무게는 매우 막중하다.

필자는 지난 3월 13일 오후(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하탄의 가장 번화한 5번가 42번가에서 열린 제 63차 유엔 여성지위위원회(CSW) NGO 부대 행사에서 남북여성들이 한반도 평화과정에서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 발표하는 기회를 얻었다. ‘동북아 여성이 이끄는 한반도 평화’(Northeast Asian Women Lead: Peace on the Korean Peninsula) 주제로 열린 이 행사는 2015년 남북의 군사분계선을 넘은 위민크로스DMZ(Women Cross DMZ), 노벨여성이니셔티브(Nobel Women's Initiative), 평화와 자유를 위한 국제여성연맹(WILPF)와 한국여성평화운동네트워크(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YWCA,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전국여성연대)가 공동 주관했다.

약 200명 이상이 들어가는 커다란 장소를 꽉 채운 전 세계의 여성운동가들이 북미의 비핵화 협상(하노이 정상회담), 북한의 변화, 유엔과 미국의 대북제재, 중국의 역할, 평화과정에 의미 있는 여성 참여의 가능성과 방법에 대해 열띤 질문을 던졌다.

김정수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대표가 ‘동북아 여성지도자: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열린 NGO 부대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다.  ©김정수
김정수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상임대표가 ‘동북아 여성지도자: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열린 NGO 부대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다. ©김정수

필자는 발표에서 한반도 분단으로 남한 여성들이 어떤 분단 비용을 감수하고 있는지, 특별히 과도한 군사비(일례로 한국과 캐나다는 2015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이 비슷한데, 군사비는 한국이 거의 2.6배, 군인 숫자는 10배가 넘으며, 일본은 한국보다 GDP가 2.7배 정도 높은데 1인당 군사비는 반대로 한국이 2배 이상 높다)로 인한 어려움, 그리고 젠더 기반 폭력(Gender Based Violence), 즉 #미투로 대변되는 일상에서의 성차별, 성폭력, 여성 혐오를 대부분의 여성들이 겪고 있기에 한반도 평화과정에 성인지적 평화 의제(feminist peace agenda)가 반영되어 성평등한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를 만들기 위해 여성들이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지난 2월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여성 만남에서 청취한 북한 여성들의 간절한 목소리(전쟁이 아닌 평화를! 대북제재의 즉각 해제! 군사훈련 중단!)를 전달했다. 또한 한반도의 평화과정이나 북미 비핵화 협상에 대해 쏟아진 질문에 대해서도 균형 잡힌 시각으로 답변함으로써 참석자들이 한반도 평화과정을 지지하는 이들이 될 수 있도록 나름의 노력을 했다고 자평한다.

‘Korea Peace Now!! Women Mobilizing to End the War’(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및 전쟁 종식을 위한 여성 행동) 캠페인의 시작을 알리는 참가자들. ©여성신문
‘Korea Peace Now!! Women Mobilizing to End the War’(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및 전쟁 종식을 위한 여성 행동) 캠페인의 시작을 알리는 참가자들. ©여성신문

이 행사는 주관 단체들이 올해와 내년에 걸쳐 2년 동안 진행하는 ‘Korea Peace Now!! Women Mobilizing to End the War’(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및 전쟁 종식을 위한 여성 행동) 캠페인의 개막행사이기도 했다. 2020년까지 국내외 여성평화활동가들은 한반도에서 전쟁을 공식적으로 종식하고 평화협정을 성사시키려는 다양한 방법들(로비, 캠페인, 연구, 교육 등)을 통해 한반도 평화과정에 참여의 길을 넓히고 성평등하고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그 길에 많은 여성들이 참여하기 바란다.

김정수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상임대표
김정수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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