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연예인 ‘사과→자숙→복귀’…방송사 책임 커
문제 연예인 ‘사과→자숙→복귀’…방송사 책임 커
  • 김진수 기자
  • 승인 2019.03.21 15:39
  • 수정 2019-03-21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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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터지면 방송 하차…대중 눈치 보다 복귀
예능서 과도한 자기 홍보도 '눈살'
2017년 1월 정준영이 복귀편을 내보낸 ‘1박2일’ ⓒKBS
2017년 1월 정준영이 복귀편을 내보낸 ‘1박2일’ ⓒKBS

성매매 알선 혐의를 받는 빅뱅 멤버 승리와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 및 유포 혐의를 받는 가수 정준영 사건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방송사들도 책임론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을 신중하게 검토 안한 채 방송에 복귀시켰다가 방송사 신뢰와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의 방송 복귀는 공식처럼 만들어져 있다. 소속사를 통해 사과를 한 뒤 얼마간의 기간 자숙한 뒤 대중에게 살짝 잊히면 복귀하는 방식이다. 시청률이 보장되는 연예인의 복귀를 방송사에서는 바랄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사례가 정준영이다.

그는 2016년 9월 불법 동영상 촬영 혐의로 전 여자친구에게 고소당한 뒤 당시 고정 출연하던 KBS2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에서 하차했다. 이후 무혐의 결과를 통보받은 그는 4개월 만에 ‘1박2일’에 복귀했다. 결과적으로 정준영은 방송에 복귀한 뒤 다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유사한 사건이 재발하면서 ‘1박2일’도 방송 및 프로그램 제작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내기 골프’로 물의를 일으켜 ‘1박2일’ 하차를 선언한 예능인 김준호도 10년 전 같은 공식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는 2009년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입건된 뒤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고 7개월 만에 복귀했다.

불법 도박 혐의로 방송을 하차한 이수근은 1년 6개월 만에 복귀했다. 세금 탈루 논란에 휩싸였던 강호동은 1년 만에 복귀했다. 음주 운전 혐의로 입건된 노홍철은 11개월 만에 방송에 돌아왔다. 김용만, 토니 안, 탁재훈 등도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지만 3년 내 복귀했다. 일부 연예인들은 이후 방송에서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셀프 디스’(스스로 비난)하며 웃음 소재로 사용하기도 했다.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KBS가 공영방송이면 엄중하게 생각했어야 했다”며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서는 누구든 대중에 의해 방송에서 퇴출되거나 하차되는 게 일상인데 그런 것에 비하면 쉽게 복귀했다”고 말했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의원은 최근 “승리, 정준영 등 물의를 일으킨 피의자의 면피용 연예계 은퇴나 프로그램 하차가 아니라 방송사에 의한 출연금지가 단호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썼다.

최근에는 18년 만에 지상파에 복귀한 배우 이경영이 논란이 됐다. 그는 2002년 미성년자 여성과 3차례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명령 160시간의 형을 받았다. 현재 SBS 드라마 ‘해치’에 출연 중이다.

페미니스트 영화 모임 ‘찍는페미’는 지난 13일 ‘SBS는 배우 이경영의 공중파 복귀를 철회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방송·영화계 내의 권력 위계를 이용하여 성범죄를 저지른 인물이 모든 국민이 시청하는 안방극장으로 복귀한다면 그것은 다른 성범죄자 남성 연예인들의 활동 재개를 허용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승리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승리 ⓒMBC

방송사가 시청률과 화제성만 좇다가 프로그램의 본질이 흐려진 것도 아쉬움으로 지적된다.

승리는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일본 라면집 가맹점주들과 간담회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사업가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된 클럽 ‘버닝썬’에서 찾아가 조명·음향 장비를 점검하는 모습도 나왔다.

하지만 방송은 승리의 이미지를 띄우는 데만 급급했고 승리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소홀하게 비췄다.

김 사무처장은 “인기 있는 사람들 뭔가 새롭게 시작하거나 사업을 하면 예능에 출연한다는 것을 시청자들은 알고 있다”며 “그런 것들을 감안하더라도 제작진은 홍보 내용을 파악하고 적절한지 수위를 조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능을 통한 홍보작업은 연예인들에게 주어진 특권인데 출연시키고 싶은 욕심에 아무에게나 허용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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