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의 영향력이 날로 커지는 가운데 페미스트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2015년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우리사회에 페미니즘이 큰 이슈로 떠올랐다.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인 페미니즘의 물결은 젊은 세대가 익숙한 온라인 공간 속에서 활발한 이슈와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SNS과 커뮤니티를 통해 여성 의제를 토론하고 웹툰 등을 통해 친숙한 방식으로 페미니즘을 설명한다. 최근에는 유튜브가 페미니스트들의 새로운 소통 매체로 떠올랐다. 현재 페미니즘을 주요 주제로 활동 중인 페미니스트 채널은 약 10여개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들 중 인기가 많은 채널은 1만 명 이상의 구독자수를 확보하고 있다. 탈코르셋, 비혼 등 넷 페미니스트들의 주요 관심사를 주제로 다루는 이들의 채널은 영상마다 ‘속이 시원하다’, ‘페미니즘이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다’ 등 긍정적인 댓글이 주를 이룬다. 

긍정적인 면만 있지는 않다. 일부 남성 이용자들이 실시간 방송 도중 난입해 성적인 욕설을 퍼붓거나 유튜버의 개인정보를 캐내 인터넷 상에 올리고 저주를 퍼붓는 등의 백래시를 저지르는 일은 흔한 일이다. 2017년 8월, 남성 유튜버가 ‘남혐’ 유튜버 갓건배를 살해협박하며 갓건배의 집 주소로 알려진 곳을 찾아간 사건은 범칙금 5만원 처분을 받았다. 남성 페미니스트 유튜버 또한 이러한 공격에서 예외가 되지 못 했다. 유튜버 권영빈 또한 남성 페미니스트로서의 의견을 영상으로 제작한 후 남성 시청자들로부터 거센 항의와 모욕을 듣고 페미니즘과 관련한 영상 제작을 중단했다. 또 일부 페미니스트 유튜버들의 영상 또한 문제시 되고 있다. 미성년자가 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욕설 등 저속한 언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하거나 소수자에 대한 혐오·차별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기도 한다.  

여러 페미니스트 유튜버들 가운데서도 눈에 띄는 활동을 보이는 세 개 채널을 소개한다. 

 

할말넘많
할말넘많

 

하말넘많 
하말넘많은 서솔과 강민지 두 사람이 운영하는 페미니즘 채널이다. 살아가는 순간순간 하지 못 하고 지나갔던 말이 너무 많아서 모아 표출해보고자 팀을 만들었다. 넓은 페미니즘 이슈 가운데서도 특히 예술과 탈코르셋에 관한 주제를 자주 다룬다. 이에 대해 하말넘많은 “영상에서 다루었던 소설, 영화, 미술 등 모든 예술이 여성혐오를 너무 당연하게 ‘예술적인 것’으로 품고 있었다. 이에 대한 경각심을 주기 위해 다루었다”고 말했다. 또 “탈코르셋은 2018년 주요한 화두였다. 모두 당연히 해야할 이야기였기 때문에 다뤘다. 지금까지 너무 많은 여성들이 사회가 정한 허구의 여성성 아래 고통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정눈꽃
정눈꽃

 

정눈꽃
정눈꽃은 처음에는 페미니즘을 주제로 유튜브를 개설할 생각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인문학과 영화를 다루는 방송을 진행하는 중 남성 시청자들의 성희롱이 심각해졌고 이때 페미니즘 채널 운영을 결심했다고 한다. 정눈꽃은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결혼을 한 페미니스트, 호모소셜, 트랜스젠더 등 그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나 해당 분류에 소속되지 않은 이가 집단의 바깥에서 ‘우리는 다르지 않다’ 연대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그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모든 사람이 페미니즘을 통해서 더욱 자유로워지고, 행복해지고, 자기 자신을 찾아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자까
이자까

 

이자까 
이자까는 자신이 페미니스트기 때문에 페미니즘 영상을 올리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다고 말한다. 청각장애인인 이자까는 수어와 자막을 통해 방송한다. 비청각장애인을 위해 자막 작업을 모두 해두었기 때문에 수어를 몰라도 보는 데에 문제 없다. 다른 유튜버들과 달리 시의성 있는 여성 이슈 주제들 가운데서 특히 SNS상에서 페미니스트들이 설전을 벌인 의제들을 정리해 영상으로 올리고 있다. 한때 이자까는 남초 사이트에서 마녀사냥을 당한 적이 있다. 이때 두렵고 힘들었지만 지금은 전혀 두렵지 않다고 한다. 이자까는 앞으로 비혼을 선택한 여성의 홀로서는 모습을 더 많이 보여주고자 하지만 영상을 올릴 필요가 없는 날이 오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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