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이름으로 책 써야 했던 천재 작가
남편 이름으로 책 써야 했던 천재 작가
  • 김진수 기자
  • 승인 2019.03.21 15:40
  • 수정 2019-03-22 0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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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콜레트’
학생 때 경험담 쓴 『클로딘』이 파리 휩쓸지만
성공과 명예는 남편에게
가부장 사회 속박 떨쳐내는 이야기
영화 '콜레트'의 한 장면. 콜레트는 소설 쓰기에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인물이다. 소설 『클로딘 이야기』를 써 베스트셀러에 올린다. 하지만 책은 남편 윌리 이름으로 출판된다. ⓒNEW
콜레트가 쓴 소설 『클로딘』 시리즈는 남편 이름으로 출판된다. 남장을 해 남편 앞에 나타난 콜레트는『클로딘』 시리즈의 신작을 공동저자로 출판하자고 제안한다. ⓒ퍼스트런

시골처녀 콜레트(키이라 나이틀리)는 스물한 살이 되던 해 바람둥이 편집자 윌리(도미닉 웨스트)와 결혼해 파리로 간다. 결혼 생활은 순탄치 않다. 사치스러운 파리의 사교계도 버겁고, 윌리의 바람기는 잦아들지 않는다. 삶의 변화가 찾아 온 건 소설을 쓰면서다. 돈에 쪼들린 윌리가 콜레트에게 소설을 쓰라고 밀어붙인다. 여학생 때 경험을 소설로 쓴 『클로딘』 시리즈가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클로딘』은 파리의 문화 아이콘이 된다.

27일 개봉하는 영화 ‘콜레트’(감독 워시 웨스트모어랜드)는 여성 작가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1873~1954년)의 일생 중 소설가로 데뷔하던 젊은 시절을 그렸다. 제1차세계대전 이후 『제2의 여인』,『암코양이』 등의 명작을 쓴 콜레트지만, 출발은 쉽지 않았다. 그의 재능을 이용하는 가부장적 남편과 여성을 억압하는 사회의 속박 아래 있었기 때문이다. 영화는 콜레트가 남편으로부터 벗어나 주체적인 여성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다.

콜레트는 시대의 편견을 부순다.  아내의 이름으로 책을 낸 윌리는 “여성 작가 책은 안 팔려”, “너무 감상적이고 여성적이야”라며 콜레트를 얕보지만, 독자 대중은 달랐다. 소설 주인공 클로딘의 이름을 딴 상품까지 나왔을 정도다. 그런 현실을 애싸써 외면하며 아내를 자기 권위 아래 가두려는 윌리는 단순히 100년 전 남자가 아니다. 요즘도 어디선가 볼 수 있는 보통 남자처럼 느껴지는 이유다

영화는 112분의 상영시간 중 콜레트가 당당하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로 결심하기까지를 상당한 시간을 쏟아 보여준다. 아내의 재능을 인정하지 않는 남편, 바람을 피워 아내를 괴롭히는 남편을 벗어나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콜레트가 변모한 모습을 막판에 몰아넣은 듯한 것이 아쉽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콜레트다. 키이라 나이틀리는 특유의 흡인력 있는 대사 소화 능력과 강인하고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자아를 찾은 콜레트를 완성한다.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 ‘이미테이션 게임’ 등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보여준 이미지가 다시 한 번 각인된다.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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