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차 유엔여성지위위원회 개막
여성 고위직이 남성보다
많이 참여한 첫 유엔 회의
성평등 위한 사회보장체계 등
주제로 다양한 논의 이어져

11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제63차 유엔 여성지위위원회(CSW) 개막했다. ©UN Women/Ryan Brown
11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제63차 유엔 여성지위위원회(CSW) 개막했다. ©UN Women/Ryan Brown

제63차 유엔 여성지위위원회(UN Commission on the Status of Women·CSW)가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막했다. CSW는 성평등과 여성문제를 논의하는 가장 큰 규모의 국제회의로 ‘유엔 여성 총회’라 불린다.

3월 22일까지 11일간 열리는 올해 유엔 CSW의 주요 의제는 ‘성평등 및 여성‧여아의 역량강화를 위한 사회보장체계, 공공서비스 및 지속가능한 인프라 접근’다. 정부대표단과 민간단체들은 이러한 주제에 맞는 다양한 논의를 지속했다. 이와 함께 60차 회의에서 제시한 ‘여성의 역량강화와 지속가능발전과의 연계성’을 검토 주제로 장관급 원탁회의, 고위급 상호대회, 전문가 패널 토론, NGO 부대행사 등이 펼쳐진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개막 연설에서 이번 회의가 “역사상 처음으로 유엔 고위관리직(Senior Management Group)에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이 참여한 고위급 회의”라며 “권력관계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남녀동수(parity)가 필요하다. 남녀동수를 성취하기 위해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UN은 2021년까지 모든 고위급 기구에서 남녀동수를 성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유엔 고위관리직은 유엔과 유엔 기구의 사무총장 및 사무부총장, 유엔 평화유지국이나 인도적지원조정실 등 주요 업무국의 수장같이 정기적인 고위급 회의를 통해 유엔 조직 전체를 아우르는 정책 개발을 논하는 리더들을 의미한다.

유엔 주재 아일랜드 종신 대사인 제럴딘 번 네이슨 제63차 CSW 위원장은 기조 연설에서 “그는 CSW가 여성의 사회경제적 발전을 위해 발언할 수 있는 장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 여성들의 일상에 영향을 미치는 이슈로 정치적 격차를 지적했다. 올해 여성지위위원회 회의의 주제인 사회보장체계와 지속가능한 인프라, 공공서비스 접근은 보육과 모성보호, 평등한 가사노동, 그리고 연금 격차 해소에 꼭 필요한 요소라는 것이다.

한국도 정부 대표단을 비롯해 여성단체들이 CSW에 참가했다. 정부 수석 대표로 참석한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12일 오후 고위급 일반토의에서 “성평등 증진이라는 법·제도 개선에서 성과가 있었지만, 인권감수성은 뒤따르지 못하는 간극을 고려해 더욱 과감한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 장관은 연설에서 통합적 사회보장 체계와 공공서비스, 지속가능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 우리 정부가 추진해 온 다양한 정책 노력과 성과를 국제사회에 소개했다. 진 장관은 이 자리에서 “각국 정부의 노력으로 성평등 증진이라는 법과 제도 개선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가 있었지만, 고정관념과 차별, 폭력 등 사회 전반의 의식, 인권감수성이 뒤따르지 못하는 간극을 고려해 더욱 과감한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CSW에 참여한 여성단체들도 다양한 행사를 열었다. 이 가운데 한국여성단체연합은 11일 뉴욕 공립도서관 앞 아쿠아룸에서 자체 부대 행사를 열어 아시아 지역의 미투 운동의 운동현황과 전략을 공유했다. 이 자리에서 이재정 한국여성단체연합 활동가는 한국 미투 운동의 흐름을 소개하고, 여성운동의 성과로 정책과 제도가 만들어졌지만 사회적 인식과 가부장제도는 여전히 견고하게 현실에 대해 비판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와 한국YWCA연합회도 각각 참가인단을 구성해 올해 CSW 여성단체 참가자는 25여명에 달한다.

제63차 유엔여성지위위원회는 주요의제에 관한 권고사항이 포함된 ‘합의결론(Agreed Conclusions)’을 채택하고 3월 22일 폐회한다. 미리 공개된 합의결론 초안에는 무보수 돌봄·가사노동을 인정하고 성과 재생산 건강과 권리 실현을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초안은 각국 정부의 의견을 받아 수정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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