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일이다. 정말 이상하고 요상한 일이다. 각 지역마다 명물이 있는데 용인은 없다? 이사와서 산 지 해가 바뀌어 5년째로 접어들었다. 모처럼 외부에서 오는 사람들이 용인의 명물을 보자거나 먹자고 하면 난감하다. 어느 지역이든 그 지역 이름만 대면 ‘아, 그거!’ 하는 식으로 웬만한 이들이 고개를 끄덕일 만한 게 없다.

에버랜드나 민속촌이 그나마 대중적으로 알려져 다행이다. 그러나 사실 이 두 곳은 큰맘 먹고 찾는 곳이고 보면 일반인들이 부담 없이 즐긴다고 하기는 좀 무리가 있다. 사실 나도 그 동안 에버랜드는 두 번, 민속촌은 5∼6번 갔다. 음식만 해도 춘천의 닭갈비와 막국수처럼 대중적인 음식이나 수원의 왕갈비처럼 평범한 사람들이 즐길 만한 게 없을까.

백암순대가 유명하다지만 용인사람들도 자주 찾고 애용하는 눈치는 아니다. 정말 이상하다 싶어 만나는 사람들마다 물어보지만 뭐 뾰족한 답이 없다. 심지어는 백암순대가 있다는 것조차 모르는 용인사람도 있다. 독특하고 맛있는 백암순대는 정말 백암에만 있어 용인의 명물로 내세울 만하다.

백암순대의 풍성한 맛과 입안에 감도는 부드러운 느낌은 지금까지 맛본 순대의 이미지를 완전히 바꿔 놓을 정도다. ‘아, 먹고 싶어라∼’ 군침이 도네요. 용인에 오면 꼭 맛보세요. 그런데 이 백암순대를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꼴은 아니라도 1년에 3∼4번 가기는커녕 아직 맛도 보지 못했다는 사람도 있으니 정말 요상하다.

용인사람들이 즐겨 찾는 명물이 뭔가 싶어 물어보면 용인토박이인 사람들조차도 고개를 갸웃한다. 나만큼 고심하는 눈치가 역력하다.

“명물? 먹는 거요? 글쎄, 다죠 뭐. 하하하.”

이렇게 오래된 고장에 명물이 없다는 게 말이 되나 싶어 번번이 헛질문을 한다. 정말 이상하지요? 그러다가 하루는 용인의 특성을 대표할 만하다 싶은 이야기를 들었다.

국내에서 용인에 최고로 많은 것들을 꼽으라면 수없이 많다는 것이다. 골프장은 다 아는 사실이라고 해도 무방하고, 저수지, 승마, 인구증가율과 대학교를 꼽을 수 있고, 안개가 많이 끼며 기업체의 연수원과 가구당 차량등록보유수, 공원묘지를 내세울 만하단다. 그런데 사실 묘지라면 ‘생거진천, 사후용인’ 때문에 많을 거 같이 보이지만 등록한 묘지수가 10만 기도 안 되는 형편이니 최고라고 하기엔 좀 뭐하다.

아, 아! 아무리 용써도 별 뾰족한 수가 없군요. 참으로 용한 용인이지요?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