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준의 젠더폴리틱스] 박근혜를 뛰어 넘는 담대한 변화의 시작
[김형준의 젠더폴리틱스] 박근혜를 뛰어 넘는 담대한 변화의 시작
  •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정치학 
  • 승인 2019.03.14 09:00
  • 수정 2019-03-13 2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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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대통령의 실패는
결코 여성의 실패 아냐
얼룩진 여성정치 복원과
성평등 사회 위한 투쟁 지속
©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지 2년이 됐다. 지난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 재판관 8명은 전원 일치 의견으로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했다. 헌재가 탄핵 인용의 결정적인 근거로 내세운 것은 자신의 측근인 최순실의 이익을 위해 대통령의 직위를 남용한 것이었다. 또한, 박 전 대통령의 일련의 언행을 보면, “법 위배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할 헌법 수호의지가 드러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런 근거를 토대로 헌재는 “박 전 대통령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탄핵된 지 21일 만에 구속되어 국정 농단, 국정원 특활비, 공천 개입 등 3건의 재판을 받았다. 국정농단 사건의 경우, 징역 25년을 선고받고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심리가 진행 중이다. 이밖에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불법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공천에 개입한 혐의로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본인과 검찰이 상고를 포기함으로써 형이 확정됐다. 또한, 재임 중 국가 정보원으로부터 특수 활동비를 상납 받는 데 관여한 혐의로 1심에서 6년을 선고받았고 2심 재판중이다.

탄핵 2년을 즈음해서 서울 도심 곳곳에서는 박 전 대통령 탄핵 무효와 ‘박근혜 석방’을 주장하는 보수단체들의 ‘태극기 집회’가 열렸다. 하지만 탄핵 무효는 법적으로 실효성이 없는 정치적 구호에 불과하다. 현재 박 전 대통령은 보석 청구를 통한 석방이 불가능한 상태다. 보석은 형이 확정되지 않은 미결수에 대한 법원 결정이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항소심에서 공천 개입 혐의로 징역 2년이 확정됐기 때문에 보석이 무의미하다. 한편, 대통령 사면을 통한 석방도 불가능하다. 사면은 형이 확정되어야 하는데 아직 국정농단과 국정원 특활비 상납 사건은 종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박 전 대통령이 석방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건강상의 이유로 형 집행을 정지시키는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속적으로 박 전 대통령의 사면 및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태극기 부대의 집요한 요청에 대해 정치적 수사를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추락하고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자신감이 생긴 것도 한 요인일지 모른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 석방과 사면을 논하기 전에 반드시 집고 넘어가야 할 일이 있다. 무엇보다 박 전 대통령은 탄핵 2년이 되는 동안 단 한 번도 국정 농단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한 적이 없다. 더구나 자기 때문에 고초를 격고 있는 측근들에게 미안함과 걱정하는 마음을 전달한 적도 없다. 아무리 왕조적 사고에 빠져 자신의 모든 행동은 무치(無恥)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런 무책임하고 자기만을 생각하는 이기적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박근혜 탄핵 2년’을 되돌아보면서 다시 한번 유념해야 할 것은 ‘박근혜의 실패는 결코 여성의 실패가 아니다’라는 것이다. 비록 박근혜는 탄핵됐지만 각계각층에서 유능하고 국민의 지지를 받는 많은 여성 정치인과 여성단체들이 우리 사회의 담대한 변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4선 중진으로 국회 사법개혁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최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내정됐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은 보수당 최초의 여성 원내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국회 정치개혁 특위 위원장으로 선거제도 개혁을 주도하고 있다. ‘정치하는엄마들’이라는 시민단체는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개학연기 투쟁까지 벌이다 ‘백기 투항’한 한국유치원총연합회를 검찰에 고발했다. 여성혐오와 여성차별에 맞서 불꽃처럼 투쟁한 여성단체 ‘불편한 용기’도 있다.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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