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변화를 위해
입은 5가지 아이템

영국 BBC에 보도된 MBC 임현주 아나운서. ©BBC 홈페이지 캡쳐
영국 BBC에 보도된 MBC 임현주 아나운서. ©BBC 홈페이지 캡쳐

영국 BBC는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 기획으로 전 세계 100명의 여성에게 추천을 받아 ‘반란을 위한 옷장-여성이 변화를 위해 입은 5가지 아이템’ 1위로 한국의 안경을 소개했다.
BBC는 한국의 여성 아나운서가 뉴스를 진행할 때 콘택트렌즈 대신 안경을 써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다고 보도했다.
MBC 아나운서 임현주씨(35). 그는 지난해 4월 12일 뉴스 보도를 하며 인조 속눈썹과 콘택트렌즈를 버리고 안경을 착용했다.
임씨는 “화장을 매일 하는 것은 한국의 여성 뉴스 앵커에게는 꼭 필요한 것으로 여겨져 매일 아침 화장을 하는 데 1시간을 보냈다”며 “밝은 스튜디오 불빛에서 매일 렌즈를 끼고 있는 불편함도 감수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매일 인공눈물을 사용해야 했다.
그는 “한국에서 소위 ‘진행자 스타일’을 해야 했다”며 “머리를 단정하게 하고, 화장을 했으며, 타이트하게 몸에 잘 맞는 정장을 입었고, 하이힐을 신었다”고 말했다. 자신에 대해 ‘예쁘게 보이는 것 외에 다른 선택권은 없다’는 주변의 반응에 그는 스트레스를 받아왔다는 것이다.
그의 SNS에 최근 글을 남긴 한 여성은 “보이지 않는 금기를 깨줘서 감사합니다. 저는 당신에게 동기를 부여받았고, 마침내 몇 년 동안 끼지 않던 안경을 낄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됐습니다”라고 밝혔다. 한국의 제주항공 여승무원들도 안경에 대한 금기를 깨 화제를 모았다. 스튜어디스 복장에도 안경을 낄 수 있도록 회사에서 허용했기 때문이다.
BBC는 임 아나운서 등이 안경을 낀 것은 한국에서 벌어진 ‘탈 코르셋’ 운동과 연관지었다. 여성들이 머리를 짧게 자르고, 미의 기준으로 여겨졌던 메이크업을 하지 않게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MBC 아침 8시30분 ‘생방송 오늘 아침’을 진행하는 임 아나운서는 안경을 안 끼고 나오는 일이 많다.
2위로는 수단의 바지가 선정됐다. 2018년 10월 수단의 가수인 모나 마그디 살림이 한 행사에서 바지를 입고 공연한 것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유포되면서 수단의 ‘공공예절법’을 어겼다는 죄목으로 경찰에 체포됐다. 살림은 수단 법에 따라 태형(볼기를 치는 형벌)이나 벌금 등 형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지만 법원은 이 법에 대해 비평가 등으로부터 비난이 일면서 그녀의 소송을 유예했다.

튀니지에서는 여학생들만 옷 위에 남색 작업용 덧옷을 입도록 규정하고 있다. ©BBC 홈페이지 캡쳐
튀니지에서는 여학생들만 옷 위에 남색 작업용 덧옷을 입도록 규정하고 있다. ©BBC 홈페이지 캡쳐

3위는 튀니지의 작업용 덧옷이 뽑혔다. 튀니지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여학생들만 옷 위에 남색 작업용 덧옷을 입도록 규정하고 있었고, 남학생들은 이 옷을 입지 않았다. 이 학교 학생들은 여자만 이 옷을 입어야 한다는 데 불만을 제기해왔고, 몇몇 여학생들은 고등학교 졸업 전 마지막 해에 이 옷을 입는 것을 중단했다. 학교측에서 이 여학생들에게 ‘퇴학당할 수 있다’고 경고하자 2017년 11월 30일 70명의 여학생과 남학생들이 ‘차별 금지’라고 쓰인 하얀 티셔츠를 입고 학교에 등교했다.
4위는 덴마크의 베일이 선정됐다. 덴마크 공공장소에서 얼굴을 가리는 니캅을 착용하지 못하게 금지시켰는데 사라 알리라는 여성은 이를 계속 사용하고 있다. 알리는 경찰에게 붙잡힐 위험을 감수하고 있으며, 니캅을 착용하는 여성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단체의 창립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5위에 오른 것은 브라질의 점프수트이다. 애나 폴라 다 실바는 브라질 남부 산타 카탈리나 주에서 새로 선출된 국회의원이다. 그는 선서식에 입을 옷으로 가슴이 많이 파인 빨간 팬츠수트(바지와 상의가 연결된 옷)를 입어 비난을 받았다. 그녀는 “사람들은 내가 성폭행을 당해도 불평도 할 수 없을 것이라며 비난했다”며 이를 ‘사회에 만연한 성차별주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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