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영 '몰카'… 2016년 솜방망이 처분이 범죄 키웠다
정준영 '몰카'… 2016년 솜방망이 처분이 범죄 키웠다
  • 두정아 기자
  • 승인 2019.03.12 16:21
  • 수정 2019-03-13 22: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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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 게이트' 사건으로 전말 드러나
몰카 피해 여성 10여 명으로 추정돼
3년전 '몰카'로 피소..무혐의 처분받아
과거 방송서 언급된 '황금폰' 재조명
성범죄에도 죄책감 없는 태도 '충격'
12일 가수 정준영이 성관계 영상을 불법으로 찍고 유포한 혐의를 받는 가운데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12일 가수 정준영이 성관계 영상을 불법으로 찍고 유포한 혐의를 받는 가운데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상가에서 (성)관계했어. 난 쓰레기야”

가수 정준영이 지인들과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이하 단톡방)에서 한 말이다. SBS ‘8뉴스’를 통해 11일 드러난 이 단톡방은 삐뚤어진 불법동영상 촬영 및 배포를 하는 남성들의 가치관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전형 같았다. 이 발언에 대해 누군가는 “세다, 인정”이라고 했고 또 다른 지인은 “살인만 안했지 구속감이야”라고 말해 자신들의 행위가 범죄임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른바 ‘승리 게이트’로 드러난 정준영의 ‘몰카’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피해 여성만 10여 명으로 추정되는 등 성범죄의 이면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SBS는 “정준영이 2015년 말, 동료 연예인과 지인들이 있는 단톡방에 불법 촬영한 성관계 영상이나 사진을 여러 차례 올렸다”며 “확인된 피해 여성만 10명”이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정준영은 ‘승리 단톡방’에 있던 인원 중 하나로, 대화창에서 성관계 동영상을 공유한 것은 물론 실시간 중계까지 일삼았다. 낄낄거리며 영상을 유포하고 “영상 보낸 거 (여자에게) 걸렸다”며 “안 걸렸으면 사귀는 척하고 (성관계) 하는 건데”라며 여성을 성적인 도구로 여기는 발언을 해 충격을 주고 있다. 성범죄를 저지르면서도 죄책감 등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정준영의 ‘몰카’ 논란은 이번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6년 전 여자친구로부터 성관계 중 휴대전화로 신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고소당한 바 있다.

전 여자친구는 며칠 뒤 “처벌을 원치 않는다”며 고소를 취하했지만, 성폭력범죄는 친고죄가 아닌 만큼 경찰은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다. 당시 정준영은 휴대전화가 망가져서 복구할 수 없다는 의견서를 제출했고, 경찰은 정준영이 촬영 사실을 시인하고 녹취록과 같은 다른 증거도 확보한 상태라 휴대전화가 없어도 기소의견으로 송치하는 데 무리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촬영 전후 상황과 전 여자친구 및 정준영의 진술 태도를 볼 때, 여성의 의사에 반해 촬영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정준영은 이 사건으로 인해 방송 프로그램에서 모두 하차했으나, 사건이 일어난 지 4개월 만에 KBS ‘1박2일’에 버젓이 복귀하기도 했다. 당시 제작진은 정준영을 지리산에 등반시킨 후 멤버들과의 감동적인 재회를 연출, 인위적인 감동을 끌어내 눈총을 받았다.

문제는 이처럼 성범죄에 대한 ‘솜방망이 처분’이 결국 범죄를 키웠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이다. 무혐의는 검찰이 수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가해자의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하거나, 범죄의 혐의는 있지만 입증할 증거가 부족해 기소할 수 없는 상황일 때 내려진다. 당시 정준영의 휴대전화를 분석했음에도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한 점을 들어 ‘부실 수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현아 법무법인 GL 변호사는 “강간죄 강제추행죄의 경우 상습범인 경우와 계획적 범행, 다수 피해자 대상 계속적·반복적 범행인 경우에는 가중 사유가 되는 것처럼, 본 사안도 엄격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준영이 연예계에서 ‘몰카’로 이미 유명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2016년 MBC ‘라디오스타’에 정준영과 함께 출연했던 가수 지코는 “정준영에게 황금폰이 있다”며 “정식으로 쓰는 폰이 아니고 메신저만 한다. 거기에 포켓몬 도감처럼 많은 분이 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정준영 또한 “지코는 우리집에 오면 ‘황금폰’부터 찾는다. 침대에 누워 마치 자기 것처럼 정독한다"고 거들었다. 당시 농담으로 여겨졌던 이들의 발언은 ‘승리 게이트’로 인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단톡방 몰카 파문으로 인해 정준영의 ‘황금폰’의 정체가 성관계 동영상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각종 온라인 게시판과 SNS에는 “정준영의 ‘황금폰’의 정체가 몰카였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끔찍하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몰카를 재미나 습관처럼 여긴 정준영의 문제의식은 물론, 단톡방에 참여한 이들까지 범죄 행위를 두고 묵인하며 방조했다는 지적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변호사는 “음란물 유포 정황이 포착되면, 유포죄가 적용돼 5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며 “유포 혐의가 없다고 하더라도, 사회적 책임에서는 자유롭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서승희 대표는 “남성은 몰카에 자신의 신체가 나옴에도 직접 유포를 할 정도로 수치스러워하지 않는 젠더 권력을 갖고 있다”라며 “여성은 피해자임에도 사회적 낙인 때문에 신고를 어려워하거나 고소를 취하하는 경우가 많다. 성적 자기 결정권을 가질 수 없는 입장”이라고 했다.

이어 “3년 전 사건에 수사를 신중히 안 했던 것에 책임을 피할 수 없겠지만, 피해자들이 고소를 취하하거나 신고를 못 하게 된 배경에는 유포에 됐을 때 더 이상 사회적 존재로 생활을 영위해 나가기 어렵다는 사회적 시선이 더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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