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테크포럼 – 공부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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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화상 교육, 대안인가? 대세인가?

최근 서울대 사회학과 등 명문대 6곳에 동시 합격한 학생이 서울대 진학을 포기하고 미네르바스쿨(Minerva School)에 진학한다는 인터넷의 글이 화제가 되었다. 지금까지 교육이나 스타트업에 관심 있었던 사람들만 알고 있던 이름이 한국의 일반 대중들에게까지 알려지는 계기였다. 과연 미네르바 스쿨이란 무엇이길래 해외에서는 개교 4년 만에 아이비리그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합격률이 1.9%로 하버드보다 들어가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을까?

미네르바 스쿨은 2014년 개교해 470명의 학생들이 다니는 대학급 교육기관이다.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7개 도시에 기숙사가 있다. 학생들은 4년간 기숙사가 있는 도시들을 돌면서 현지 문화를 공부하고 월~ 목마다 온라인 화상교육으로 수업을 듣는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교수와 학생들이 시간에 맞춰 화상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어느 정도 미네르바 스쿨에 관심이 있지 않는 사람들은 그냥 스카이프처럼 여러 명이 모여서 화상 회의 방식으로 수업을 하는 정도로 이해하지만 실제 미네르바 스쿨의 교육 툴은 그 이상을 추구한다.

미네르바 스쿨은 Active Learning Forum 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실시간 화상수업을 실시한다. 모든 수업은 개별화된 학습과 주기적인 피드백을 제공한다. 기본적인 수업방식은 교수와 학생들의 토론인데 프로그램이 학생들의 활동량을 체크하여 학생의 수업 참여도를 화면에 색깔로 표현한다. 학생들과 진행하는 모든 수업의 과정은 기록, 관리되어 교수연구 및 학생들의 평가와 피드백 자료로 활용된다. 심지어 교수가 토론을 주도하는 것을 막기 위해 10분 이상의 시간이 지나면 교수의 마이크가 꺼지는 기능도 있다. 이렇듯 미네르바 스쿨에서 이용하는 기술은 철저히 학생중심의 수업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이다.

 

미네르바 스쿨의 수업 영상예시. 빨강, 노랑, 초록색은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를 나타낸다. 자료출처: 미네르바 스쿨
미네르바 스쿨의 수업 영상예시. 빨강, 노랑, 초록색은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를 나타낸다. 자료출처: 미네르바 스쿨

이는 VIPKID라는 중국 유아 화상교육 기업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이 된 이 기업은 원어민 강사와 아동간의 1대1 영어 회화 수업을 제공하는데 머신러닝을 통해 아이의 화상 화면을 분석해 아동의 집중도, 행복도, 놀람지수 등을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강사가 더욱 효율적인 수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준다. 지금까지 인간의 영역이었고 오프라인의 전유물이었던 수업의 분위기와 흐름마저도 기계가 읽어내 강사가 태평양을 건너 이국 만리의 수업 분위기마저 파악하고 수업할 수 있는 것이다.

글로벌 유아 화상 영어 유니콘 기업 VIPKID의 AI 분석기술. 아이의 표정을 스캔하여 Focus Level, Happiness Level, Surprise Level을 화면 오른쪽에 나타낸다. 자료출처: VIPKID
글로벌 유아 화상 영어 유니콘 기업 VIPKID의 AI 분석기술. 아이의 표정을 스캔하여 Focus Level, Happiness Level, Surprise Level을 화면 오른쪽에 나타낸다. 자료출처: VIPKID

화상 교육이 시장에 등장한 지 근 10년이 되었다. 수많은 정보통신 기술과 AI, 머신러닝의 적용이 고도화되면서 가장 보수적으로 기술과 접목되는 교육 분야에서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기존까지 난립했던 수많은 국내 교육 기업들은 단순히 화상교육을 오프라인 교육에 근접하게 만드는 것으로 목표를 삼았었다. 그러나 오프라인을 그대로 옮겨 놓은 정도의 화상교육은 공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시간소모를 줄인다는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결국 교육소비자에게 큰 감동을 주미 못한 채 대안교육으로만 남게 되었다. 하지만 이번에 밀려오는 파동은 기존과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학습 경험을 추구한다. 바로 오프라인에서 인간 교사가 할 수 없는 걸 기술로 해결하자는 움직임이다.

앞으로 화상, 온라인 교육은 더욱 더 진화할 것이다. 산타토익 등 머신러닝의 선도 기업들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패러다임은, 오프라인 교육에서 인간 교사가 적용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예로 수많은 학생들이 동시에 모여 각자 자신에게 맞는 난이도의 문제를 풀게 된다, 모든 정답률과 오답의 유형은 기록되어 학생의 교육 성취에 관한 보고서가 만들어지고 매 수업마다 피드백이 이루어진다. 이해를 하지 못하거나 딴 짓을 하는 학생들을 한 명도 남기지 않고 파악해 적절한 수업의 흐름을 만들어 내고 각종 자료들을 준비시간 없이 빠르게 전달해 단순 시청이 아니라 상호 작용이 가능하도록 제공한다. 이렇게 오프라인에서 강사 1인, 아니 애초에 사람의 한계로 인해 시도하기 불가능한 그 어떤 것도 앞으로는 온라인에서 가능하다. 오프라인에서 마지막 남은 고유의 영역으로 여겨지는 사람과 사람사이의 감정 교류 역시, 최근 불고 있는 스트리밍 방송의 열풍을 보면 그 안에서 울고 웃는 것들이 그러한 감정 교류가 아니라고 누가 단정 지을 수 있을까? 2000년대 초반 있었던 화상 교육의 파도는 인강과 달리 교육의 패러다임을 흔들지 못했지만 이번에 몰려오는 파도는 다를 것이라고 여겨지는 이유다.

김은광

사진_김은광
사진_김은광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다니다 교육 솔루션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이리온 컴퍼니’를 창업하였다. 이리온의 ‘클래스룸’은 기존 오프라인 교육의 답습이 아니라 기술로만 가능한 새로운 학습 경험 창조에 목표를 둔다. 또한 현역 강사로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즐거운 학습 경험이 무엇일지 고민하고 기술적 관점에서 해결하려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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