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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충청남도 여성개발원이 주최한 워크숍. <사진·충남여성정책개발원>

지난 12일 충청남도 여성개발원이 마련한 ‘충남거주 외국인 여성들을 위한 정책모색 워크숍’ 토론시간에 외국인 여성 한 분이 손을 들고 발언권을 요청했다. 아주 서투른 한국말로 그녀는 외국인 여성이 한국 특히, 지역에서 산다는 것이 얼마나 외롭고 불안한가를 “우리 어린아이예요. 우리에게 엄마 필요해요”라는 말로 표현했다. 그녀는 파나마에서 온 50세가 넘은 대학교수이고 그녀의 남편은 한국남자이며 한국에 온 지 7∼8년이 됐지만 그녀의 한국말은 서툴렀고 자신을 ‘어린 아이’라고 표현하며 여성들에게 자매애를 호소했다.

한국에 사는 외국인 여성들로부터 엄마가 돼 달라는 호소를 듣는 청중들은 숙연했다. 청중을 더욱 더 숙연하게 만든 것은 일본인 부인들의 모임인 해바라기회의 회장인 오다네가 자신은 한국에 산 지 10년이 넘었는데도 이런 여성상담소, 여성복지 기관, 1366 등이 있는 것을 몰랐다는 발언이었다. 이는 이들이 지역사회에 흡수되지 못하고 얼마나 고립된 생활을 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발언들이라고 보여진다.

결혼을 통해서 한국에 온 많은 외국인 주부들은 우리들과 마찬가지로 남성 중심적인 가족 속에서 소위 ‘시집살이’도 하고 있고 또 많은 여성들이 남편으로부터 ‘폭력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문화가 다른 곳에서, 더구나 사회적 관계로부터 고립된 상태에서 경험하는 ‘시집살이’나 남편으로부터의 폭력은 이들의 삶을 더욱 외롭고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 여성들이 지역사회에 통합되지 못하고 고립돼 사는 것에는 크게 세 가지 배경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첫째는 언어문제다. 언어문제로 의사소통을 적절하게 못하니까 스스로 고립되고 있으며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기도 힘들어진다. 남편이 자상하더라도 한계가 있는 것이고 자신에게만 의존하는 아내에 대한 남편의 부담감은 점차 커지게 되며 이러한 ‘부담’은 ‘갈등’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갈등해결을 폭력적으로 하는 남편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해도 이들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

두 번째는 이들이 다른 사람과 연결되거나 혹은 지역사회에 통합되지 못하게 남편 그리고 기업주들이 막고 있다는 것이다. 남편들은 부인이 같은 나라에서 온 여성들과 어울리거나 여성단체 사람들과 어울려 정보를 많이 갖게 되면 집을 나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기업주 또한 외부인들이 공장내의 외국인들과 접촉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이러한 장벽 속에서 외국인 여성들은 더욱 더 고립될 수밖에 없다.

세 번째는 지역사회에서 이들을 ‘도민’ 혹은 ‘시민·군민’으로 보는 시각이 아직은 매우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들 중 많은 여성들이 비록 한국남자와 결혼해 애 낳아 기르며 심지어 ‘시집살이’까지 하고 있지만 법적으로는 엄연히 ‘외국인’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지역의 외국인 여성들은 여성업무의 대상에서 제외돼 왔고, 여성인권·복지운동가들로부터도 적절한 관심을 받지 못했다.

전국적으로 외국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특히 이들이 받는 인권침해 문제가 인권문제의 중심으로 이동하는 추세인데도 아직 지역에서는 이들에게 적절한 관심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또 외국인에 대한 관심이 노동자 문제에 집중되면서 ‘여성문제’가 제대로 다루어지지 못한 측면이 있다. 외국인 여성들이 일터에서 ‘여성’이기 때문에 받는 혹은 가정에서 ‘아내, 또는 며느리’로서 받는 부당한 대우 혹은 인권침해 문제에도 지역사회에서 관심을 돌려야 할 때이다. 이미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이들에게 적어도 국제화 시대에 지켜야 할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고 자매애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 충남에서 제기한 ‘외국인 여성에 대한 지역의 관심 제고’가 전국적으로 확산돼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민경자/ 충남여성정책개발원 정책개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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