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나이키 '위대한 페스티벌' 토크쇼
작사가 김이나·제아 발표한 곡 뒷 이야기
김이나 "인생의 폭을 넒혀라"
제아 "본인 스스로 위대함을 느끼자"

작사가 김이나(왼쪽) 씨와 브라운아이드걸스(이하 브아걸) 제아가 9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인근에서 열린 나이키 주최 스포츠 문화 축제 ‘위대한 페스티벌’ 프로그램 ‘위대한 토크쇼’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김진수 여성신문 기자
작사가 김이나(왼쪽) 씨와 브라운아이드걸스(이하 브아걸) 제아가 9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인근에서 열린 나이키 주최 스포츠 문화 축제 ‘위대한 페스티벌’ 프로그램 ‘위대한 토크쇼’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김진수 여성신문 기자

작사가 김이나 씨와 브라운아이드걸스(이하 브아걸) 제아 씨가 작업했던 노래 뒤에 숨겨진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9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인근에서 열린 나이키 주최 스포츠 문화 축제 ‘위대한 페스티벌’ 프로그램 ‘위대한 토크쇼’에서다. 둘은 이날 ‘음악으로 보는 그녀들의 만남, 도전, 내일’이라는 주제로 토크쇼를 했다.

김 작사가는 ‘히트곡 제조기’다. 브라운아이드걸스, 아이유, 성시경, 이문세, 이효리, 김종국 등 수많은 가수가 그가 작사한 노래를 부른다. 제아는 2006년 브라운아이드걸스로 데뷔했다. 2013년에는 첫 솔로로 데뷔했다.

김 작사가는 먼저 ‘Abracadabra(아브라카다브라)’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당시 ‘시건방춤’이 한몫했고 브아걸이 댄스그룹으로 자리 잡은 계기가 됐다”고 했다. 제아는 “가사가 한 몫했다. 사실 나는 가사를 듣고 깜짝 놀랐다. 이 가사가 지금의 우리 모습을 만든 것 같다”고 했다.

이 노래는 ‘이러다 미쳐 내가 여리여리 착하던 그런 내가 / 너 때문에 돌아 내가 독한 나로 변해 내가 / 널 닮은 인형에다 주문을 또 걸어 내가 / 그녀와 찢어져 달라고 고’ 등으로 꾸며져 있다.

김 작사가는 “10년 전만 해도 걸그룹 가사에 나쁜 캐릭터가 있다는 게 터부시됐다. 캐릭터가 세더라도 섹시하거나 유혹해야 했다. 누구나 사랑할 때 나쁜 마음이 들 때가 있다. 그런 것을 대놓고 표현할 수 있는 곡이라고 생각했다. 다행히 브아걸이 잘 소화했다”고 했다.

그는 “노래가 엄청난 사랑을 받았고 브아걸 이미지가 각인이 됐다. 이제는 멤버들이 눈물 흘릴 것 같은 가사가 나올 것 같으면 ‘매운 맛’을 넣어달라고 한다”고 했다.

제아는 “많은 분들이 브아걸이 아이돌인데 왜 이렇게 춤을 못 추냐는 말도 있었다. 원래 아이돌로 출발을 해서 (아브라카다브라 때) 그제야 춤을 춘 거다”라고 했다. 김 작사가는 “브아걸이 당시로는 자유로운 틀을 가질 수 있는 걸그룹이 됐다”고 평가했다.

김 작사가는 일부에서는 고정적인 틀을 강조한지만 인생의 폭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에게 작사가나 하지 왜 TV에 나오냐고 하는 분도 있다. 윤종신 선배에게는 예전에 가수냐, MC냐며 사상 검증하는 식으로 누군가는 물었다. 한 가지 답변을 내놓길 바라는 것 같은데 ‘~다워야 한다’라던가 ‘남자, 여자다워야 한다’ 이런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두 번째 노래로 ‘그대가 잠든 사이’를 소개했다. 제아의 솔로 데뷔곡이다. 제아는 노래를 소화하기 힘들었다고 털어 놓았다. 이 노래는 5분이 넘어 가고 상당히 높은 리듬의 노래다.

김 작사가는 “하루는 연습하는 제아를 응원하러 갔는데 오열하고 있더라. 감정이 너무 몰입이 됐던 거다”라고 했다. 제아는 “(김 작사가가) 그 모습을 보더니 ‘됐다 제아야’라고 하더라(웃음)”고 했다.

김 작사가는 “(감정에 관해) 많은 걸 소진했을 때 그게 베스트인 모습이 있다. 그게 없으면 대중들도 밋밋해 하는게 있다. 이 친구가 솔로 1집을 불렀을 때 정체성이 되는 곡이 뵀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고 했다. 제아는 “넘어가야 하는 도전이었다”고 했다.

2011년 발표한 브아걸의 ‘식스센스’에 대해서도 둘은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제아는 “남성들이 무서워하는 메이크업을 했다”고 했다. 김 작사가는 “그 당시 메이크업보다 분장에 가까웠다. 의상도 거칠게 만들었다. 강한 이미지의 무대를 선보였다. 더 파격적인 노래는 찾아볼 수 있지만 강함에 있어서는 ‘식스센스’를 넘어서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김 작사가는 “도전이라는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100%가 아니라 120%를 찍고 그 이후를 넘는 걸 말한다. 우리가 100%를 낮게 잡을 수도 있지만 안되는 게 되고 스스로 확장성이 느껴지는 게 있다. ‘식스센스’ 같은 도전을 했으면 한다”고 했다.

제아는 “본인 스스로 위대함을 느꼈으면 한다. 저도 올해로 데뷔 14년차인데 정체기가 있을 때 계속 도전을 했다. 남들은 더 올라가야 하냐고 묻기도 했지만 나는 정체되지 않으려고 했다”고 했다.

그 다음으로는 ‘맞지’를 꺼내들었다. 예능프로그램 ‘언니들의 슬램덩크 시즌2’에서 김숙, 홍진경, 한채영, 강예원 등이 걸그룹을 만들어 부른 노래다.

김 작사가는 “커다란 작업이었다. 노래를 잘하는 분과 처음인 분이 섞여 있었다. 작가, 연출, 각자 회사에 위치가 다 달랐다”며 “힘을 낼 수 있었던 게 미팅을 갔는데 출연진이 진지하게 음악인의 마음으로 노래를 대하는 것이었다”고 했다.

그는 “멋있게 할 줄 아는 가수들은 자기가 멋있다는 걸 알고 있다. 가수들이 무대를 느끼면서 나한테 반해야 제 능력치가 나오는 것 같다. 그래서 (‘맞지’) 가사를 당당하게 (표현들을) 썼다”고 했다.

제아는 자신의 노래 ‘하모니’에 대해서 “이 노래를 듣고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왔다는 미니홈피 쪽지도 받았다”며 “내가 가수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고 했다. ‘하모니’는 아픔을 위로하며 용기를 주는 가사가 담겨 있다.

제아는 이 자리에서 ‘하모니’를 직접 부르기도 했다.

김 작사가는 “지난 일들을 압축해서 말을 해 우리의 말이 멋있게 들리는 거다. 그 순간마다 도전하는 게 명확하게 보이지는 않았다”며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생각 안했으면 한다”며 토크쇼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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