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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어린이를 아우를 수 있는 아동복지 전문가가 되고 싶어요.”

올 3월부터 숙명여대 아동복지학과에 편입한 서경희(31)씨는 통일을 대비한 아동복지학을 마련하는 게 가장 큰 꿈이다. 그는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됐을까?

“북한에서 4년 동안 유치원 교사를 했어요. 워낙 애들을 좋아했죠. 남쪽으로 내려오면서도 아이들 교육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무척 궁금했어요.” 이쯤 되면 서씨가 어떤 사람인지 대충 짐작이 된다. 그는 지난 1999년 엄마·언니·남동생과 북에서 넘어와 ‘재외국민과 외국인 전형’의 북한이탈주민 자격으로 이번에 숙대에 편입했다. 숙대에 들어가기 전에는 K-TV·라디오 방송에서 리포터와 게스트로 일했으며 무역회사에서 1년간 일하기도 했다.

서씨는 북한에서 ‘김정숙교원대학교 학전(유아교육)과’를 전공한 아동 전문가다. “유치원 교사로 일할 당시에 북한은 최대의 식량난을 겪고 있었죠. 먹고사는 게 어려운 상황에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기는 힘들었어요. 그 때부터 아이들 교육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됐죠.”

북한의 유치원 교육은 어떻게 이뤄질까? “북한은 아침 8시부터 아이들을 받아서는 오후 다섯 시까지 봐주죠. 여기는 오전만 교육시키고 아이들을 보내는 걸 보고 조금 놀랐어요. 북한에 놀이방 같은 시설은 전혀 없고 아이를 맡는 기관은 탁아소와 유치원이 전부죠.”

처음에는 교사를 해볼까 하는 생각도 했으나 2000년 숙대 아동복지학 대학원에서 ‘북한 어린이들의 실상’에 대한 강의를 하면서 ‘아동복지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 “북한에는 아동복지학 자체가 없어요. 이 학문을 알게 되면서 아이들에게 교육만 필요한 게 아니라 복지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서씨에게 아동복지학은 ‘알면서도 모르는 분야’였던 것.

“북한 아동 교육에는 개선할 부분이 많아요. 우상화교육 위주고 인성 교육이 거의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통일이 되고 난 후에는 북한 아이들을 어떻게 끌어안을지 미리 고민해야 하죠.” 서씨가 생각하는 ‘통일 아동복지학’이다. 통일 후에 경제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이 교육이라는 것. 교육가답게 교육이 흔들리면 나라가 바로 설 수 없다는 얘기를 거듭 강조했다. 그런 고민을 담기 위해 대학 졸업 후에는 바로 대학원에 진학할 생각이다.

“통일은 먼 미래가 아니에요. 10년 안에는 가능하지 않을까 해요. 아니 꼭 그렇게 돼야 하죠. 식량난에 고통받는 북한 사람들을 더 이상 두고볼 수는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통일 이후의 교육문제도 지금부터 고민해야 합니다.”

생각한 것보다 남한의 생활이 ‘황홀할’ 정도로 발전됐지만 너무 물질만능주의로 흘러가는 게 아니냐는 서씨. 아직 국내에 마련되지 않은 ‘통일아동복지학’을 만드는 주인공 자리는 그가 차지하지 않을까.

조혜원 기자nancal@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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