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 사망 10주기, 아직도 수사는 ‘현재진행형’
장자연 사망 10주기, 아직도 수사는 ‘현재진행형’
  • 김진수·진혜민 기자
  • 승인 2019.03.07 10:21
  • 수정 2019-03-07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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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연예계 스폰서 논란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과 언론시민단체가 5일 서울 종로구 조선일보사 앞에서 ‘장자연 리스트’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2018년 1월 여성단체들이 고 장자연씨 사건 재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스물아홉의 나이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 배우 고 장자연. 10년 전 성접대 명단인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를 남기고 떠난 자리에는 수많은 고발과 처벌을 원하는 목소리가 남아 있다. 사망 10주기가 됐지만 사건은 현재진행형이다. 올해 3월까지 연장된 검찰과거사위원회의 사건 조사 발표만 남겨둔 상황이다.

 

장자연은 200937일 성접대를 강요받았다는 문건을 남긴 뒤 목숨을 끊었다. 문건에서 고인은 술집 접대부 같은 일을 하고 수없이 접대와 잠자리를 강요받아야 했습니다. 저는 나약하고 힘없는 신인 배우입니다.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라고 호소했다.

 

장 씨가 숨진 지 6일 후 KBS의 보도를 통해 문건이 공개되자, 성접대술접대 강요, 폭행 등으로 이어지는 연예계의 어두운 이면이 드러났다. 자살로 처리될 뻔한 이 사건은 장자연 리스트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며 큰 사회적인 이슈를 낳았다.

 

20093월 경찰이 수사를 착수했으나 검찰은 장자연 리스트 사건과 관련한 피의자 14명 중 장자연 소속사 대표였던 김종승 씨(본명 김성훈)와 매니저였던 유장호 씨에 대해서만 공소를 제기했다. 나머지 피의자의 혐의에 대해서는 모두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당시 수사가 부실했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사건이 마무리 되는 듯했다. 그러나 같은 해 4월 이종걸 민주당 의원이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장자연 리스트에 조선일보 사장이 포함돼 있다라는 공개 발언을 했고, 조선일보는 이 의원을 고소하면서 강경 대응에 나섰다.

 

장자연 리스트에 대한 수많은 방송 보도에도 이렇다 할 의혹이 풀리지 않은 채 수많은 의혹만 남겼으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장자연 씨 죽음의 진실을 밝혀 달라는 청원 참여자가 20만 명을 돌파하면서 새 국면을 맞았다. 청원자 20만 명 이상을 돌파할 경우, 정부 관계자가 공식 답변을 해야 함에 따라 결국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201842일 장자연 사건을 조사 대상에 올렸다.

 

이후 과거사위 진상조사단은 과거 수사 당시 목격자의 진술의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소되지 않았던 조선일보 전직 기자 A씨에 대해 믿을만한 추가 정황을 확인한 후 기소했다. 7월부터 시작된 본조사에서는 장자연과 35차례 통화한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을 조사하며 수사에 급물살을 탔고, 코리아나호텔 사장 방용훈 씨와 전 TV조선 대표이사 전무 방정오씨를 잇따라 검찰에서 소환 조사했다. 과거사위의 재조사 결과, 두 사람이 각각 2007년과 2008년 장자연 씨를 만난 적이 있다는 증언이 여럿 나왔다. 검찰 과거사위는 2018년 말로 예정된 활동 종료 시점을 앞두고 그간 다수의 의미 있는 진술을 얻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과거사위의 활동이 3월 말로 시한이 연장된 만큼 장자연 10주기에 맞춰 철저한 수사로 마무리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자연 사건이 올해로 발생한 지 10년째를 맞았으나 연예계의 어두운 현실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최근까지도 일부 여성 연예인들은 정체불명의 성상납을 의미하는 스폰서 제안을 받았다. 지난해 미투(나도 말한다)’ 운동으로 연이어 밝혀진 연예계 성추행·성폭력 관련 소식들은 연예계의 어두운 그림자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지난해 9월 걸그룹 달샤벳 전 멤버 백다은은 익명의 남성에게 스폰서 제안을 받았다고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폭로했다. 발신인은 "안녕하세요. 장기적인 스폰서 의향이 있으시면 연락 바랍니다"라는 메시지를 백다은에게 보냈다. 백다은은 스폰서 제의를 받은 연예인은 한둘이 아니다. 가수 아이비, 방송인 사유리, 구지성, 걸그룹 타히티 전 멤버 지수, 배우 장미인애 등이 스폰서 및 성 상납 제의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특히 사유리는 성상납 제의를 거절한 뒤 출연하던 방송에서 하차했다고 고백했다.

 

한국 영화계에서는 성폭행·성추행을 당했던 여성 배우들의 폭로가 이어졌다. 사회적으로 거세게 분 미투 운동 바람이 영화계까지 닿았다.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자인 김기덕 감독은 자신의 성폭력 의혹을 제기한 방송사와 성폭력 피해를 주장한 여성 배우 두 명을 각각 명예훼손과 무고 혐의로 고소했지만 무혐의 처분됐다. 지난해 2월 배우 최율의 폭로로 방송 활동을 접은 배우 조재현은 지난해 6월에는 미성년자 시절 성폭행을 당했다는 피해자에게 3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당했다.

 

영화배우 오달수, 방송인 김생민은 성추행 논란으로 모든 활동을 중단했다. 김생민은 데뷔 20여 년 만에 인기 정점에 올랐으나 한 번에 모든 이미지가 땅에 떨어졌다. 오달수는 최근 새 소속사로 둥지를 옮겼지만 활동에 나서진 않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흥부를 연출한 조근현 감독은 2017년 오디션을 보러 온 여성 배우를 성희롱한 게 드러나 각종 홍보 일정에서 완전히 빠졌다. 배우 최일화도 과거의 성폭력 의혹이 뒤늦게 제기되면서 방송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배우 조민기가 모교인 청주대 연극학과 교수로 재직할 당시 다수의 여학생을 성추행했다는 폭로도 나왔다. 그는 경찰 조사를 받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고 장자연 사건 일지

 

2009

228일 장자연, 성접대 문건 작성

37일 장자연, 경기도 성남 자택에서 자살

310'저는 나약하고 힘없는 신인 배우입니다.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내용 담긴 문건 공개

313일 경찰, 우울증에 따른 자살로 처리된 장자연 사망사건 재수사 착수

314일 경찰 장자연 자살사건 전면 재수사

318일 경찰, 인터폴에 김씨 수배 요청. 장씨 유족, 전 매니저 유모씨 등 7명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

43일 김씨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46일 이종걸 의원, 국회 대정부질문 통해 장자연 리스트언론인 실명 폭로

410일 조선일보, 이종걸 민주당 의원 민형사 고소

415일 경찰, 코리아나호텔에서 TV조선 전 대표 방정오 참고인 조사

424일 경찰, 중간수사결과 발표(수사 대상 20명 중 8명 입건 뒤 5명 참고인 중지, 1명 기소중지, 11명 불기소 및 내사종결 처분)

624일 일본경찰, 불법체류 중인 장자연 전 소속사 대표 김모씨 체포

73일 김씨 한국 송환. 경찰 재수사 착수

76일 법원, 김씨 구속영장 발부 및 구속(폭행 등)

710일 경찰, 최종수사결과 발표(수사 대상자 중 구속 1, 사전구속영장 신청 1, 불구속 5명 등 7명 사법처리하고 13명은 불기소 또는 내사종결 처분)

 

2010

101일 수원지검, 김씨와 유씨에 각각 징역 1년 구형

1112일 수원지법, 김씨와 유씨에 각각 징역 1, 집행유예 2, 사회봉사 160시간 선고

 

2013

28일 조선일보, 서울고법에서 KBSMBC 등에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 패소

228일 조선일보, 모든 소송 취하 발표

325일 법원 이종걸 의원 등 고소취하 돼 공소기각

1011일 대법원, 김종승 폭행 혐의유장호 모욕 혐의만 유죄 선고

 

2018

42일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대검 진상조사단에 장자연 사건 사전조사 권고

416일 검찰 과거사위, 사전조사 대상으로 장자연 사건 선정

626일 장자연 성추행 혐의로 전 조선일보 기자 조모씨 기소

72일 법무부 검찰과거사위, 장자연 사건 본조사 결정

10월 진상조사단, 장자연과 35차례 통화한 임우재 전 고문 조사

125일 진상조사단, 코리아나호텔 사장 방용훈 조사

125TV조선 대표이사전무 방정오 검찰 소환 조사

 

 

2019

213MB 경찰 댓글공작 법정 공개서 전담팀이 2011년 장자연씨 사건에 대한 재수사에 대해 제보자의 신빙성이 떨어져 수사 가치가 없다는 식의 댓글을 올린 것으로 조사

3월 겸찰과거사위 활동 3월말로 시한 재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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