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세계여성의 날] 남성들 주로 일했던 직업군에 여성 진출 늘어
[3.8 세계여성의 날] 남성들 주로 일했던 직업군에 여성 진출 늘어
  • 채윤정 기자
  • 승인 2019.03.08 08:00
  • 수정 2019-03-08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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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서장, JSA 경비대대원,
여군 장갑차 조종수, 건설 현장소장 등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 잡는 노력
늦었지만 긍정적 의미
여성 몇명 뽑아줬다는
생색내기 그쳐서는 안 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출범 47년 만에 첫 여성 소방서장이 된 이원주 중랑소방서장.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출범 47년 만에 첫 여성 소방서장이 된 이원주 중랑소방서장. ⓒ서울시 제공

소방서장,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대대원, 장갑차 조종수, 건설 현장소장 등 그동안 남성들이 많았던 직업군에서 여성들의 진출이 늘고 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서는 출범 47년 만에 첫 여성 소방서장이 탄생했다. 이원주(56) 중랑소방서장은 지난 1월 9일자로 발령받아 근무 중이다. 그는 2013년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첫 여성 감사팀장으로 근무하며 전국 지자체 최초로 설치한 여성 소방공무원 고충상담관을 겸임, 여성소방공무원 고충 해소와 지위 향상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서장은 “1982년 강남소방서에서 첫 발을 내디딜 당시 ‘소방관’이라는 직업은 남성 전유물로 여겨졌던 터라 긴장과 기대가 교차하는 상황이었다”며 “여성이라는 점 때문에 체력적인 한계가 있었지만 동료들과 도움을 주고받아 잘 인내하며 이 자리에 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서장은 “앞으로 현장에서 시민 안전을 살피고 안전한 서울을 만드는 데 앞장설 것”이라며 후배들에게도 “성실하게 인내하며 버티면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올해 소방청은 여성 선발 인원 비율을 기존 7.5% 수준에서 최대 13.6%까지 늘린다는 방침이어서 여성 소방관은 더 늘어나는 추세다.

군에서도 여성 첫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대대원과 전투부대 최초의 여군 장갑차 조종수가 등장했다.

여군 최초로 JSA 한국군 경비대대원으로 선발된 성유진 중사. ⓒ국방일보 제공
여군 최초로 JSA 한국군 경비대대원으로 선발된 성유진 중사. ⓒ국방일보

성유진(26) 중사는 지난해 12월 여군 최초로 JSA 한국군 경비대대원으로 선발돼 현재 민사업무관 입무를 맡아 근무하고 있다. JSA 경비대대는 1952년 5월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 지원단이라는 이름으로 창설됐는데 67년 만에 첫 한국군 여군 대원이 탄생한 것이다. JSA 경비대대에는 전투지원부서 등에 미군 여군이 배치된 적이 있지만 한국군 여군은 처음이다. 성 중사는 “‘여군 최초’라는 수식어 때문에 어깨가 무겁지만 ‘최고’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도록 임무 완수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전투부대 최초의 여군 장갑차 조종수로 발령받은 신지현 하사. ⓒ육군
전투부대 최초의 여군 장갑차 조종수로 발령받은 신지현 하사. ⓒ육군

조종수 신지현 하사(30)는 육군 제8기계화보병사단 불무리여단 소속으로 전투부대 최초의 여군 장갑차 조종수로 발령받았다. 그는 2011년 보병 부사관으로 처음 군 생활을 시작했고, 2017년 중위로 전역했지만 기갑부대의 기동력과 화력에 매료돼 지난해 9월 재입대해 기갑 부사관으로 근무 중이다.

신 하사는 “기동력이 핵심인 기계화부대에서 조종수라는 중책을 맡았다는 사명감으로 매사에 최선을 다해왔다”며 “특히 장갑차에 문제가 발생할 때 스스로 정비해 문제를 해결할 때마다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갑차 승무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교범을 탐독하고 선임들에게 열심히 배우고 있다”며 “앞으로 육군 최정예 장갑차 조종수를 목표로 훈련과 연습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인주 현대건설 서울 일원대우아파트재건축(디에이치 포레센트) 현장소장. ⓒ현대건설 제공
박인주 현대건설 서울 일원대우아파트재건축(디에이치 포레센트) 현장소장. ⓒ현대건설 제공

삼성물산 건설 부문에는 박인숙 부산온천2구역재개발(동래 래미안아이파크) 현장소장이 지난 1월 회사 역사상 첫 여성 현장소장으로 발령받아 근무하고 있다. 삼성물산 기술직 여성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그는 1998년 포항 택지개발 아파트 건설현장에 투입돼 일을 해왔다. 박 소장은 “여성 특유의 섬세함을 발휘해 여성도 현장소장을 잘 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현대건설에서도 박인주 서울 일원대우아파트재건축(디에이치 포레센트) 현장소장이 지난해 5월 사내 첫 여소장으로 발령받아 근무해왔다. 박 소장은 이화여대 학생문화관, 아산정책연구원, 목동 하이페리온2 등 주요 건설현장에서 근무했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성들이 소방공무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리천장을 뚫고 견뎌 주요 직책을 맡는 것은 늦었지만 당연한 것이고 긍정적인 의미가 있다”며 “여성할당제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등 사회적 분위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이 교수는 이어 “소방공무원을 희망하는 제자들이 1년 동안 몸 만들기에 주력해 체력에서도 남성에 크게 뒤지지 않는데 여성 최종 합격자수는 10% 정도에 그친다는 문제를 제기하곤 한다”며 “재직기간이 짧아 밀려나는 토근 여성(token women) 현상이 일어나고 있지는 않은 지 면밀해 점검해볼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현재 서울시립대 도시인문학연구소 교수는 “고정된 여성 역할의 정체성을 해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여성이 남성 전유물이던 곳에 들어갔을 때 기존의 남성 중심적이던 문화와 다른 여성의 면모를 부각시키는 것이 핵심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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