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조명 아래 성범죄 온상 된 클럽
화려한 조명 아래 성범죄 온상 된 클럽
  • 김서현 기자
  • 승인 2019.03.09 08:40
  • 수정 2019-03-11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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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아레나에서 ‘샴페인 걸’로 불리는 직원들이 양주를 시킨 테이블에서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여성신문
클럽 아레나에서 ‘샴페인 걸’로 불리는 직원들이 양주를 시킨 테이블에서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여성신문

지난 1월 대표이사와 손님 간 폭력 문제로 시작 된 강남 클럽 버닝썬 사건은 마약, 성범죄, 성접대까지 파장이 커지고 있다. 버닝썬의 직원들이 고액 남성 손님 유치를 위해 ‘물뽕’으로 불리는 마약 GHB(Gamma-Hydroxy Butrate)를 여성에 몰래 먹였다는 폭로가 나왔고 마약 유통 및 성범죄 방조, 이를 금품 수수를 대가로 묵인한 경찰 유착, 전 대표 이사였던 승리의 성접대 의혹까지 제기 됐다.

4일 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정확하고 철저하게 수사해 유착된 부분이 나타난다면 엄중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버닝썬 사건을 맡은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강남권 클럽 전체로 수사망을 확대했다고 지난 달 17일 밝혔다. 

여성들은 클럽 내에서 이루어지는 성범죄에 반기를 들었다. 지난 2일 혜화역에서는 ‘남성약물카르텔 규탄 시위’가 열려 주최측 추산 2000여명이 불법약물 문제와 강간문화를 조장하는 클럽 폐쇄에 대해 소리 높였다. 불꽃페미액션 등 여성단체들은 서울 신사역 2번 출구에서 클럽 내 성폭력과 강간약물의 심각성을 알리는 퍼레이드를 8일로 예정하고 있다. 

기자가 찾은 강남 클럽 ‘아레나’에서 마주한 클럽 문화는 성범죄와 여성 성적 대상화의 온상이었다. 클럽에서 사용하는 은어들은 남성중심 성폭력 문화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전날 평범한 차림새였을 때 아레나는 ‘입뺀’을 했다. 입뺀은 입장 금지의 속어다. 다음 날 노출한 옷차림에 화려한 메이크업을 했을 때야 입장이 가능했다. 클럽직원 중 입장객(게스트)를 모으고 서비스하는 이들을 MD라고 불렀다. MD는 머천다이저(Merchandiser)의 약자라는 속설과 매니징 디렉터(Managing Director)의 약자라는 속설이 함께 있다. 그러나 MD는 남성 입장객은 거의 받지 않고 여성 입장객만을 찾으며 외모가 뛰어난 소위 물 좋은 게스트 ‘물게’를 찾아다닌다. 현장에서 MD는 여성 게스트에 허락받지 않은 스킨십을 시도했다. 클럽의 분위기가 무르익자 남성들은 바닥 보다 높게 설치 된 의자와 단상에서 지나가는 여성들의 뒷덜미나 허리, 팔 등을 잡아채 끌어올려 자신과 춤을 추게 만드는 ‘인형뽑기’를 했다. 스테이지 등에서 이루어지는 성희롱과 성추행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덩치가 큰 보안요원은 술에 취한 여성이 정신을 잃고 홀로 바닥에 앉아 있자 클럽 밖으로 끌어내 입장팔찌를 자르고 그대로 내버려뒀다. 

현행법상 클럽 내 안전 유지를 위한 법적 규제 등은 전혀 없다. 클럽내 보안요원 고용과 안전규칙 수행 등은 전적으로 클럽 운영진의 결정에 따르고 있다. 클럽을 방문한 여성들은 전적으로 자신의 몸을 스스로 지켜야 한다. 

테이블에서 양주를 시켰을 때 ‘샴페인걸’로 불리는 여성 클럽직원들이 축하를 해주고 고액 테이블을 잡으면 더 많은 여성을 테이블로 유인해주는 등의 클럽문화는 여성 성적대상화를 부채질한다. 클럽문화에서의 ‘물이 좋다’는 기준은 어디까지나 남성중심적인 기준이다. 클럽 공간 안에서 여성은 남성의 트로피로 여겨진다. 

아레나는 클럽 내 여성 안전 보안 방비책과 관련한 인터뷰를 거부했다.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클럽 내 보안요원 유무 등에 대한 법적 제재는 어려울 것이라 본다”며 “법적 규제는 어려워도 간접적으로 클린클럽 등 인증과 권고 등을 통해 클럽 문화 변화를 유도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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