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 세차 중 생기는 미세 흠집 ‘노브러시’로 막았죠”
“자동 세차 중 생기는 미세 흠집 ‘노브러시’로 막았죠”
  • 이하나, 권은주 기자
  • 승인 2019.03.08 07:55
  • 수정 2019-03-07 2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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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혜용 한성브라보 대표
공무원 그만두고 남편과 창업
25년 세차 장비 개발 한우물
17개국 수출… 기술 인정 받아
자동 세차 단점 보완한
‘노브러시 세차기’ 개발
발상의 전환이 원동력
이혜용 한성브라보 대표 ©권은주 기자
이혜용 한성브라보 대표 ©권은주 기자

“20년 넘게 자동세차기를 개발하면서 소비자 보다는 개발자의 눈으로 제품을 볼 때가 많았어요. 그런데 소비자 눈높이에 맞추니 미세한 스크래치(흠집) 때문에 자동세차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는 걸 깨닫게 된 거죠. 그때 ‘이거다’ 했어요.”

25년간 세차 장비를 개발해온 이혜용(58) 한성브라보 대표는 ‘노브러시 세차기’로 새로운 도약기를 맞고 있다. 기계식 자동 세차는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거품을 내고 닦는 세차 브러시로 인해 차량에 작은 흠집이 나기도 한다. 이 대표는 단점을 감추기 보단 드러내는 발상의 전환으로 신제품을 개발했다. ‘소비자 눈높이 제품’은 곧바로 시장 반응으로 이어졌다. 지난해에는 SK정유사에 납품해 기술력을 인정받았고, 중국 청도 업체와도 수출 계약을 맺었다. 이 대표는 “3년 간 연구개발에 투자한 성과”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세차 장비 제조 전문업체인 한성브라보는 1994년 이 대표가 남편과 함께 세웠다. 1990년대만 해도 세차는 간이식 세차장이 간혹 있을 뿐, 대부분 손세차를 하던 시기다. 하지만 세상은 달라지고 있었다. 이 대표는 자동차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는 것을 지켜보며 관련 산업도 성장하리라 확신하고 세차 장비 개발에 인생을 걸었다. 문제는 자금이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있었어요. 그런데 자금이 없다보니 전셋집을 사글세로 돌렸죠. 그렇게 마련한 돈으로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그때 개발한 게 매트세척기에요.”

신발이 직접 닿는 차량 바닥 매트는 쉽게 오염되지만 세척이 번거롭다. 매트에 홈이 있어 이물질을 털어낸 뒤 세정제와 솔로 세척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성브라보는 여기에 착안해 매트를 기계에 넣기만 하면 자동으로 세척하는 매트세척기를 국내 처음으로 개발한다. 당시만 해도 생소한 매트세척기를 알리기 위해 발품을 팔아 50대를 팔았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제품 하자가 발견되면서 50대 전부를 자체 리콜했다. 신뢰에 큰 타격을 준 이 사건은 한성브라보가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기업 부설 연구소를 세우고 벤처기업 인증을 받으며 꾸준히 기술력 강화에 힘을 쏟았다”며 “지금까지 국내특허 9건을 비롯해 미국·일본·독일에서 특허를 받았고 1999년부터 20년 연속으로 벤처기업으로 인증받았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성브라보는 매트세척기 뿐만 아니라 진공청소기, 워셔액주입기, 타이어공기압주입기 등 다양한 세차장비를 개발·제조하면서 지금은 전국 주유소 80%에 한성브라보 제품이 설치돼 있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판로도 확보했다. 1999년 독일 업체에 OEM(주문자상표표시)방식으로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세계 17개국에 수출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이 대표는 지난해 ‘2018년 벤처창업진흥유공’ 창업활성화 분야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지난해 한국여성벤처협회 대구경북지회 회장을 맡은 이 대표는 여성 벤처인과 유관 기관의 가교 역할을 하는데 매진하고 있다. 대구경북지회 회원사의 약 70% 정도가 섬유, 자동차부품, 화장품 등 제조업 기반 업체들로 구성돼 있다. 이 대표는 “기업이 마케팅, 세무, 회계 등 경영방법과 벤처기업 인증까지 모든 절차를 혼자서 할 수는 없다”며 “이노비즈 인증 준비부터 기술보증기금의 지원제도 등 기업이 놓치기 쉬운 유관기관의 지원과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협회가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금 조달과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여성기업들에게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여성벤처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협회가 돕겠다”고 강조했다.

기술의 중요성을 체감한 이 대표는 “무엇보다 기술인이 존중받고 기술을 보유한 혁신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며 “앞으로 지역 이공계대학과 연계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기술인재를 키워내고, 지역사회에도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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