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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희(43) 민주당 여성국장은 요즘 솔직히 싱숭생숭하다. 청와대로 들어가리란 주변의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당으로 돌아온 ‘죄책감’(?) 때문만은 아니다. 넉 달 넘는 숨가쁜 선거일정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활동을 끝낸 뒤 덮쳐온 허탈감 때문이다.

“우리 정치판에서 여성의 발언과 행동은 허공에 두레박 던지는 꼴”이라는 게 허탈감의 정체다.

새 정부가 출범한 뒤 달라진 여성의 위상에 보통 사람들은 ‘격세지감’을 느낀다지만, 현장에서 발이 부르트게 뛴 여성국 식구들에겐 되레 남의 일 같다. 청와대 입성이 예상됐던 안팎의 여성 선배들이 원대복귀한 게 가장 큰 이유다.

“여성이 정당 일을 하는 게 쉽지 않아요. 인프라가 없으니 악악대며 나설 수밖에 없고, 그러면 나선다고 화살이 날아오죠. 이러니 정당 경험을 자신있게 내세울 수 없어요. 나아졌다지만 정치판은 여전히 남성 위주로 돌아가고 있는 거죠.” 유 국장의 ‘해명’이다.

정당·정치개혁이 한창이지만, 여성의 정치참여를 늘리는 개혁안들이 과연 통과될 지 불안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여성에게 ‘가산점’을 주는 만큼, ‘견제’가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일부에선 장밋빛 낙관에 젖어 있지만 유 국장은 “현실을 냉철하게 보라”고 충고한다.

유 국장이 가장 아쉬워하는 것은 청와대에 여성관련 직제가 없어진 일. 선거 때 여성현안이 공론화됐고, 대통령의 여성관도 뛰어난 덕에 직제가 없어지리란 예상은 누구도 못했던 일. 두 세 개 비서관 자리도 함께 없어졌지만, 여성 직제가 도매금으로 넘어갔다는 충격은 더 컸다.

“인수위에선 여성부가 일을 맡으면 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여성 문제는 대통령 아젠다로 가져가야 한다고 본다”는 유 국장은 “여성 장관이 4명 임명된 것과는 별개 문제며, 장관과 대통령을 연결하는 여성 직제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고민뿐일까. “이번 조각은 민주당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유 국장은 “여성 장관 모두 능력이 뛰어난 분들이고, 여성들을 고무시킨 희망적인 사건”이라며 웃었다. “목소리를 높여야 소릴 듣죠. 계속 두레박을 던질겁니다.” 유 국장의 ‘의무이자 권리’다.

배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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