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연합 걸림돌 대상자 항의 이어져
한층 커진 걸림돌 영향력 실감

@7-1.jpg

▶<일러스트·박향미>

“권력에 있는 사람이어서 미리 알려지면 제재가 들어온다.”

걸림돌 명단을 알려달라는 한 주간지 기자에게 여연 황금명륜 여성연합 기획국장은 단호했다. 결국 보안 속에 발표된 올해 걸림돌은 한나라당 김무성 의원과 서울시 이명박 시장이었다.

황금 국장의 지적은 틀리지 않은 듯 하다. 지금껏 걸림돌에 선정된 사람들이 한 번도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에 비해 올해는 사뭇 달랐다. 김무성 의원이 여연으로 성명서를 보내왔고 이명박 시장 측에서도 출입기자들에게 개별적인 해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무성 의원은 성명서에서 장상 총리 관련 발언에 대해 “여성을 비하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강조하며 오히려 “지구당에 여성을 공천, 당선시킨 바 있어 한국여성유권자연맹 등에서 남녀평등정치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여성유권자연맹의 김혜원 사무국장은 “당시 6·13 지방선거로 여성할당제 논의가 많았으나 여성후보들이 추천을 받지 못해 여성의원이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었다”며 “한나라당 전상수 구청장 후보를 공천하고 당선시킨 김무성 지역 위원장에게 남녀평등정치인상을 준 것”이라고 했다. 김 국장은 “정치적인 상황 때문에 상을 주었지만 인격적인 부분이 고려된 것은 아니었다”며 수상과 관계없이 “여성 비하 발언 부분은 비판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무성 의원 걸림돌 선정에 난감함을 표한 것은 정작 김무성 의원보다는 한나라당 여성 인사들이었다. 조양민 한나라당 경기도지부 여성부장은 “김무성 의원은 정당내 여성 지분을 키울 수 있는 의원”이라며 총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걸림돌 선정으로 몇 안 되는 당내 여성 우호세력이 더욱 줄어들 것을 우려했다. 조 부장은 “발언에도 경중이 있다. 여성운동 역사를 일거에 뒤집은 서울대 정운찬 총장은 왜 선정돼지 않았느냐”며 “공의를 지닌 여성단체로서 조금 더 심사숙고가 필요했다”고 걸림돌 선정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서울시 여성정책과 심현우 과장은 “제도 개편의 문제이며 복지여성국 국장이 유일하게 여성으로 임명되는 등 실제로는 여성 정책 부분이 강화된 면이 있다”며 “구체적으로 여성 권익을 침해한 행위들이 없는데 제도 개편만으로 걸림돌을 선정한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공식 성명은 없었으나 대신 출입기자들에게 개별적으로 해명 자료를 보냈다. 서울시 강승규 홍보기획담당관은 “(서울 시청이) 기관인 만큼 즉흥적으로 대응할 수는 없다. 한다면 중재위원회 등을 통해 종합적으로 할 것이다”고 밝혀 걸림돌 선정과 관련 입장 표명에 신중함을 기했다.

여성연합 김기선미 정책부장은 “(김 의원이) 평등정치인 상을 받은 사실을 몰랐다. 하지만 2001년 모성보호관련법 개정을 가장 심하게 반대했던 의원으로 이번 (장상 총리) 건 이전부터 반여성적 인물로 알려졌다”며 “여성 후보를 추천했다는 것만으로 양성 평등하다고 할 수 없고 총체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양민 한나라당 여성부장의 지적에 대해서는 “정운찬 총장 발언도 검토가 됐다. 김 의원이 한 정당의 총재 비서실장을 맡고 있었던 만큼 발언의 파급 효과가 더 크게 고려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혀 걸림돌 선정에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이명박 시장에 대해서는 “(여성정책담당관실 폐지가) 여성 정책의 후퇴라고 설명해도 확대라고 고집”한다며 “성희롱 등 구체적인 행위만 걸림돌 대상은 아니다. 행정적 처리에 있어 성인지적 의식이 부족한 것도 여성에 불이익을 준다”고 지적했다.

여성연합의 걸림돌 선정은 정치인들에겐 더 이상 무시하기 힘든 이력이 됐다. 걸림돌에 선정된 정치인들이 낙선 운동의 대상에 오르는 등 그들의 정치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걸림돌 선정에 돌아오는 울림이 클수록 여성단체의 사회적 영향력 증대를 실감케 한다.

김선희 기자sonagi@womennews.co.kr

what is the generic for bystolic bystolic coupon 2013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