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 ⓒ뉴시스·여성신문
김기덕 감독. ⓒ뉴시스·여성신문

여성 단체가 김기덕 감독의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을 개막작으로 초청한 일본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선정 취소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국여성민우회 여성연예인인권지원센터는 27일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김기덕 감독 영화 개막작 초청 유지결정에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여성민우회는 지난 12일 유바리영화제 측에 김 감독의 작품 개막작 취소와 이에 대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으나 취소할 수 없다는 답변을 20일 받았다고 했다.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은 3월 7일 개막하는 일본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개막작으로 초청된 상태다.

다양한 연령과 직업군의 사람들이 퇴역한 군함을 타고 여행을 하던 중 바다를 항해하던 군함이 미지의 공간에 다다르자 탑승객들은 생존을 위해 여러 비극적인 사건들을 일으키게 된다는 내용이다. 후지이 미나, 장근석, 오다기리 조, 안성기, 이성재, 류승범 등이 출연한다.

지난해 성폭력 논란에 오른 김 감독은 모든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여성민우회는 “김기덕 감독은 그동안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한 피해 증언이 이어져온 상황에서도 아무런 사과나 자기성찰 없이 영화계 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번 유바리영화제의 결정은 ‘단순한 결정’일 수 없다”라고 했다.

또 “가해자가 제대로 된 사과나 마땅한 책임을 지지 않고서도 버젓이 살아남을 수 있는 영화계의 관행을 다시 한 번 공고하게 만들어준 결정이다. 문화예술계 인권을 또 한 걸음 후퇴시킨 행보다”라고 지적했다.

여성민우회에 따르면 유바리영화제 측은 김 감독을 초대하지 않는다. 여성민우회는 “또 한 번 변명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그것으로 김기덕 감독의 영화가 유바리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의미가 바뀌지는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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