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준의 젠더 폴리틱스] 위대한 “평등 민주주의여 만세”
[김형준의 젠더 폴리틱스] 위대한 “평등 민주주의여 만세”
  •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정치학 
  • 승인 2019.02.28 08:55
  • 수정 2019-02-27 2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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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임시정부 100년
여성 독립영웅 재평가 이뤄져
©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정부가 유관순 열사에게 최고 등급의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가로 서훈했다. 3·1운동 하면 가장 떠오르는 인물이 유관순 열사인데, 그에게 추서된 3등급 훈장이 공적에 비해서 너무 낮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국가보훈처는 “유관순 열사는 광복 이후, 3·1운동과 독립운동의 상징으로서 전 국민에게 독립정신을 일깨워 국민통합과 애국심 함양에 기여했다. 비폭력·평화·민주·인권의 가치를 드높여 대한민국의 기초를 공고히 하는데 기여한 부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가 공적을 심의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백범 김구기념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이렇게 서훈을 의결했다. 문 대통령은 “전쟁 시기를 제외하고 공공청사가 아닌 곳에서 국무회의를 여는 것은 처음”이라며 “친일을 청산하고 독립운동을 제대로 예우하는 것이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고 정의로운 나라로 나아가는 출발”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도 지난 2월 25일 독립유공자 후손 65명을 청와대 세종실로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두 분의 위대하고 강인한 대한민국 여성을 언급했다. 한 분은 조선의 잔다르크였던 정정화 의사였다. 그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백범 김구 선생의 어머니를 모시기도 하고, 목숨을 걸고 압록강을 넘어 6차례에 걸쳐 국내를 왕복하며 임시정부에 거액의 독립운동자금을 모집·전달했다. 정 의사는 “조국이 무엇인지 모를 때에는 그것을 위해 죽은 사람들을 생각해보라. 그러면 조국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는 말을 남겼다. 듣기만 해도 숙연해진다. 그런데 정 의사는 6·25때 남편이 납북되면서 이승만 정권에 의해 부역 죄로 두 번이나 옥살이를 하는 고초와 수모를 겪었다. 평생을 바쳐 독립운동에 헌신한 정 의사의 공로가 대한민국 정부에서 유린된 것은 역사의 비극이다. 정 의사에게는 1982년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되었다.

또 한 분은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 조 마리아 여사다. 조 여사는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제에 의해 사형 판결을 받자 자식에게 항소하지 말고 죽음마저 의연하게 받아들이라는 편지를 썼다. “너의 죽음은 너 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 조선인 전체의 공분을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네가 나라를 위해 이에 이른 즉 딴 마음 먹지 말고 죽으라. 옳은 일을 하고 받은 형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하지 말고 대의에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 편지를 두고 세간에선 ‘그 어머니에 그 아들로 위대한 사람 뒤에 위대한 어머니가 있다’는 의미의 시모시자(是母是子)라고 평가했다. 조 여사는 안중근 의사가 처형된 뒤 중국 상하이에서 당시 임시정부 인사들에게 여러 가지로 도움을 주며 독립운동의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했다. 정부는 2008년 조 마리아 여사에게 건국 훈장 애족장을 수여했다. 유관순 열사, 정정화 의사, 조 마리아 여사.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여하튼 이들 ‘건국의 어머니’들이 있어서 독립운동은 남성의 전유물이 아니었음이 입증되었다. 위대한 여성독립 운동가들이 존재했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역사가 더욱 빛을 발한다. 대한민국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한 우리는 결코 이들을 잊지 않을 것이다. 김정숙 여사는 간담회 마무리 발언으로 “역사는 과거를 딛고 미래를 향해 간다”면서 “독립운동 하신 분들이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헌신했듯 우리도 미래에 대한 긍정과 확신을 갖고 헤쳐 나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분명, 역사를 기억하고 반성하지 않는 한 미래는 없다. 역사는 단순한 기록이고 과거에 머무르는 시간이 아니다. 현재의 거울이고 미래의 희망이며, 현재와 미래의 밑거름이기 때문이다. 일제 강점기때 우린 선조들은 “대한독립 만세”를 목청껏 외쳤다. 유신 독재시절엔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를 외쳤다. 희망과 번영의 새로운 100년을 맞이하는 지금 우리 모두 떨리는 마음으로 남성과 여성간의 차이가 차별을 낳지 않는 “평등 민주주의여 만세”를 부를 때가 되었다.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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