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
빌리 포터, 턱시도 상의에·벨벳 드레스 받쳐 입고 등장

ⓒ빌리 포터 트위터
ⓒ빌리 포터 트위터

“이 모습은 여장이 아니기 때문에 흥미로웠어요. 저는 동성애자가 아니라 드레스를 입은 남자입니다.” 24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 앞서 펼쳐진 레드카펫에서 가장 주목받은 연예인 가수 겸 뮤지컬 배우 빌리 포터였다. 포터는 이날 상반신은 남성용 턱시도 정장을 입고 하반신은 벨벳 가운의 풍성한 드레스를 입고 나타났다. ‘남성은 정장, 여성은 드레스’라는 전통적인 시상식 의상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렸다.

포터가 시상식에서 드레스를 입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미국영화협회 시상식에서는 황금색 드레스와 재킷을 입고 나왔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슈트 위에 겉은 회색이고 속은 분홍색 망토를 두르고 나타났다. 포터는 평소 성수소자를 지지하는 의사를 밝혀왔다. 포터는 “남성성과 여성성 가운데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포터의 이 파격적인 의상은 미국 패션 디자이너 크리스찬 시리아노의 손에서 나왔다.

'드레스가 처음은 아니네!'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망토를 두르고(왼쪽) 미국영화협회 시상식에서는 황금색 재킷과 드레스를 입고 나온 포터. ⓒ나일론·빌리 포터 트위터
'드레스가 처음은 아니네!'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망토를 두르고(왼쪽) 미국영화협회 시상식에서는 황금색 재킷과 드레스를 입고 나온 포터. ⓒ나일론·빌리 포터 트위터

시리아노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쉘 오바마가 민주당 전당대회 때 입은 드레스를 디자인한 인물이다. 뉴욕타임즈는 “포터는 젠더의 경계를 넘어섰다”고 했다.

지난해 미투 운동 영향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의 여성 배우들의 드레스가 검은색과 흰색 등 무채색이 많았던 반면 올해는 분홍, 노랑 등 다양한 색깔로 물결을 이뤘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은 ‘그린 북’(감독 피터 패럴리)에게 돌아갔다. 1962년 미국을 배경으로 입담과 주먹만 믿고 살아가던 토니 발레롱가(비고 모텐슨)와 천재 피아니스트 돈 셜리(마허샬라 알리)의 우정을 담았다. ‘그린 북’은 남우조연상(마허셜라 알리), 각본상까지 3관왕에 올랐다. 전 세계 퀸 열풍을 불러일으킨 ‘보헤미안 랩소디’는 남우주연상, 음향 효과상, 음향편집상, 편집상 등 4관왕에 올랐다. 마블 히어로 영화 ‘블랙 팬서’(감독 라이언 쿠글러)는 의상상, 미술상, 음악상 3개 부문에서 수상자를 배출했다. 남우조연상은 ‘그린 북’에서 천재 피아니스트 돈 셜리를 연기한 마허셜라 알리가 받았다. 여우조연상은 영화 ‘이프 빌 스트리트 쿠드 토크’의 리자이나 킹이 차지했다.

올리비아 콜맨. ⓒ뉴시스·여성신문
올리비아 콜맨. ⓒ뉴시스·여성신문

10개 후보에 오르며 기대를 모았던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는 주연 배우 올리비아 콜맨이 여우주연상을 받은 것에 만족해야 했다. 콜맨은 18세기 영국 왕실을 배경으로 종잡을 수 없는 성격의 소유자 여왕 앤을 연기했다. 콜맨은 수상소감에서 “정말 스트레스다. 이건 우스꽝스럽다. 내가 오스카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오스카는 아카데미 수상자에게 주는 트로피다.

키워드
#빌리포터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