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전입, 재산은닉, 잠적 등의 방법으로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부모로 인해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10명 중 3명만이 양육비를 지급하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인터넷 포털에서는 ‘양육비’를 검색하면 ‘양육비 주지 않는 법’이 나올 정도로 양육비 지급에 관한 법은 유명무실한 상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부모에게 제재 조치를 강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양육비를 정당한 사유 없이 고의적으로 주지 않는 부모를 심사해 제재조치를 강화하도록 하는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과 ‘도로교통법 일부개정안’을 25일 대표발의했다. 제재 방법은 △신상명단 공개 △운전면허 제한 △출국 금지 △형사처벌 강화 등이다.
이에 대해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정당한 사유 없이 양육비를 주지 않는 것은 아동의 생존권을 침해하는 학대이며, 고의적으로 양육비를 주지 않는 부모들로 인해 홀로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가슴에 피멍이 들고 있다. 현행법을 빠져나가는 양육비 미이행 부모들을 제재하는 법안이 조속히 통과되어 양육비 이행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성가족부는 2015년 ‘양육비이행관리원’을 설치했으나, 효과는 미미하다. 양육비이행관리원에 따르면 2018년 12월 기준 양육비 지급 미이행율은 67.7%로 10명 중 7명은 양육비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4일 양육비를 받지 못해 고통 받는 부모들이 “양육비 미지급은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등 양육비 이행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
현행법상 양육비 지급을 강제하기 위해 양육비 채무자의 급여에서 양육비를 우선 지급하도록 하는 ‘양육비 직접지급명령제도’ 등을 실시하고 있지만, 이 경우에도 회사를 그만두거나 주소를 옮기는 등의 방식으로 이행 명령을 피하고 있어 실효성에 한계가 있다.
운전면허가 생계수단인 사람에게 과도한 제재라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정 의원은 “양육비이행심의위원회에서 생계 상 어려운 사람들은 심의위원회에서 거르고 ‘고의적이고 고소득자 중 미이행한 사람들’에게 면허정지 등의 제한을 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외국의 경우에도 개정안과 같이 운전면허의 정지·취소(영국·캐나다·미국)나 출국금지조치(호주·캐나다), 형사기소(미국·노르웨이·독일·프랑스 등) 등의 양육비 이행 강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