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금강산새해맞이
남북여성연대모임

남북해외 여성대표단이 함께 북한 금강사 신계사에서 함께 사진을 찍었다. 첫 번째 줄 왼쪽에서 4번째 북 여맹의 김명순 부위원장이다. 왼쪽 앉아서 플랑카드를 들고 있는 이가 필자다.
남북해외 여성대표단이 함께 북한 금강사 신계사에서 함께 사진을 찍었다. 첫 번째 줄 왼쪽에서 4번째 북 여맹의 김명순 부위원장이다. 왼쪽 앉아서 플랑카드를 들고 있는 이가 필자다.

 

2019 금강산 새해맞이 공동행사에 남·북·해외여성 16명이 ‘2019 새해맞이 남북여성연대모임’으로 만났다. 지난 해 평양에서 10·4 기념행사, 11월 남북민화협모임(금강산)에서 여성계 만남들이 있었지만, 공식적인 남북여성연대모임은 2015년 12월 23일 개성에서의 만남 이후 4년 만의 일이다.

정말 오랜만에 이뤄진 남북여성교류의 기회! 많은 이들이 참석하고 싶어하지만, 남측에서 참가할 수 있은 인원은 너무 제한되었다. 지원인력을 제외하고 약 210명의 남측 참가단 중에 여성계로 7명이 배정되었다고 들었을 때, 통일운동 분야에서 여성들의 힘이 너무 왜소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남측 공동단장 ‘6·15 남측위, 진보연대, 민화협, 종단, 시민’ 측에서 5인이 구성되었고 여기에 ‘여성계’ 대표성은 없었다. 여성계 참석자들은 온정각 문화회관에서 열린 본행사 주석단에 착석한 남북해외의 26명의 인사 중 여성이 3명(북측 2명, 남측 1명), 남측 주석단 착석자 11명 중 여성계 대표성은 한 명도 없다는 데서도 또 다시 실망했다. 특히 7대 종단대표들이 거의 다 주석단에 착석했다. 지은희 시민평화포럼 고문이 대표연설에서 “한반도 평화 과정에 인구의 절반인 여성의 참여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지만, 남북해외 통일행사장에서의 현실은 정반대여서 오랜만의 남북공동행사에서 반가움과 실망감이 계속 교차했다.

12일 오후 5시부터 수정봉 식당에서 90분간 진행된 남북해외여성 연대모임에 북측에서는 김명순 여맹부위원장 등 5명, 해외측에서는 3명이 참석했다. 남측 참가자는 민화협 추천으로 참석한 필자를 비롯하여 8명이었다.

주석단에 앉은 26명의 대표단 중 여성은 3명에 불과했다. 왼쪽에서 두 번째 사람이 지은희 시민평화포럼 고문,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김명순 여맹 부위원장이다.
주석단에 앉은 26명의 대표단 중 여성은 3명에 불과했다. 왼쪽에서 두 번째 사람이 지은희 시민평화포럼 고문,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김명순 여맹 부위원장이다.

 

북의 김명순 여맹 부위원장은 “지난 해 벌어진 역사적 북남수뇌분들이 앞장서서 더 이상의 전쟁은 없을 것을 대내외에 엄숙히 선언하고 확약하는 역사적 사변이 이뤄졌다. 올해는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의 이행의 실질적 성과를 확실하게 거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북여성교류에서 북측의 베테랑이라 할 수 있는 박영희 북 민화협 여성부 부장은 “지난 해 아쉬움이 있다면, 아직도 이 땅에 전쟁의 기운이 완전히 가셔지지 않았다. 특히 합동군사훈련과 전략자산이 들어오는 것을 막는 전쟁반대운동을 펼쳐야 한다. 아울러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북) 재제 해제를 위한 노력을 기대한다”고 했다. 여맹의 최춘영 위원은 “딸은 키우는 어머니로서 이 땅에 전쟁이 벌어진다면, 5살짜리 딸이 (일본군 성노예가 겪었던) 그런 성노예가 되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표현했다. 이 말을 듣고 남북여성들 모두 분쟁 하 성폭력에 대한 두려움에 대한 공감대가 있음을 확인했다.

남측의 여성들은 남북여성들의 대규모 상봉을 통해 서로에 대한 이해를 확산하고 특별히 북의 여성들의 기대와 희망을 직접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때, 공동선언 이행과 전쟁반대를 위한 다양한 활동들이 효과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측면에서 올해 안 평양에서 남북여성통일행사를 개최할 것을 제안하였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를 평양에서 개최하자는 제안도 이뤄졌다. 김명순 부위원장은 “(남북여성통일행사)는 남측 여성들이 노력이 북남수뇌상봉의 공동선언 리행에 부합될 때 자연히 성사될 수 있을 것”이라며 남측 여성들이 공동선언 이행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거듭 요청했다.

13일 오전 7시 경의 해금강 해돋이는 그동안 보아왔던 해돋이 중 가장 아름다웠다. 남북해외의 여성들은 해금강에서 떠오르는 해를 보며 서로를 축하하고, 2007년 복원된 신계사에서는 따뜻한 햇살 아래 함께 웃으며 다시 만날 날을 기약했다. 서로 웃으며 정답게 팔짱끼고 남측에서 준비한 플랑카드를 함께 잡고 사진을 찍었던 남북해외의 여성들이 다시 만나 여성들이 평화롭고 안전하며 행복한 한반도를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논쟁하고 지혜를 모으고 자매애와 신뢰를 형성하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