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바꾸는 여성 지방의원들④] 최영희 “상위3% 고교생 특별과외비 예산 폐지하라”
[지역 바꾸는 여성 지방의원들④] 최영희 “상위3% 고교생 특별과외비 예산 폐지하라”
  • 진주원 기자
  • 승인 2019.02.21 15:33
  • 수정 2019-02-24 2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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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희 창원시의회 의원

연 9억, 사교육업체 불러 강의
공영주차장 문제 캐내…주민들 응원
“밤길 조심하라” 협박 문자 받기도
최영희 창원시의회 의원
최영희 창원시의회 의원

 

창원시가 수년 간 지역 내 고등학교 중 상위 8곳에 상위권 학생들의 특별과외비로 수십억원을 집행해온 사실이 지난해 하반기 드러나면서 지역이 뒤집혔다. 한해만 예산 9억원에 이르지만 행정감사에도 보고되지 않았던 이 사실을 추적해 공론화한 이가 창원시의회 최영희(46) 시의원이다.

최 의원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정의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새내기 정치인이지만 지역 내 예산, 사업권 등을 둘러싼 뿌리 깊은 각종 특혜, 비리와 거침없이 싸우고 있다. 결혼 후 아이들을 키우면서 여러 시민단체 활동을 비롯, 중국집을 열어 영세자영업 등 쉼없이 다양한 일을 해오던 중 3년 전 정의당 당원으로 가입했다. 이후 2017년 거제시의 조선소에서 20대 청년 두명의 목숨을 앗아간 크레인 사고의 충격은 정치 참여 제안을 수락하는 계기가 됐다. 이후 시의회에서의 보낸 6개월은 “정말 힘든 시간”이었다. “아무리 옳다고 해도 무시하더라. 특히 인재스쿨 사업의 문제점을 설득해 대안을 통과시키는 일은 너무 어려웠다”고 했다.

창원시 ‘인재스쿨’ 사업은 성적 상위 3% 학생의 사교육 지원 정책이다. 지난 한 해에만 9억원 원의 혈세가 투입됐다. 마산·창원·진해 통합 전이었던 2010년 진해시에서 시작해 작년 13개 학교가 포함됐지만 사실상 사립 학교 두 곳에 예산 72%가 사용됐다. 사업 방식도 문제였다. 교사를 활용하면 강사료가 시간당 4만원이지만, 서울의 사교육업체에 위탁하고 16만원을 지급했다. 또 대학생과 1대1 과외도 시켰다.

그도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이지만 시가 이같은 사업을 한다는 사실은 몰랐다. 우연히 동네 엄마들이 ‘학교가 성적 상위권 아이들을 강제적으로 수업에 집어넣는다’고 비판하는 얘기를 듣게 되면서다.

문제를 지적하기 위해 국회의 국정감사 격인 시의회 행정감사를 앞두고 시청으로부터 예산 집행 내역을 받았는데 정작 관련 내용은 없어 자료 누락 문제부터 지적했다. 문제를 확인한 다음 5분 발언, 시정질문 등 계속해서 공론화해나갔고 지역 언론들도 주목했다.

최 의원은 시의회 5분 자유발언에서는 동료 의원들 앞에서 “먼저 본 이가 가져가는 것이 예산집행입니까?”라고 엉터리 예산을 질타했다. 특히 이같은 일이 수년 간 문제없이 계속돼온 이유로 힘센 의원들이 예산을 갈라먹기를 하기 때문이라고 봤다.

문제는 명백했지만 바로 잡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특히 힘들었던 건 지역 내 세력과 동료 의원들과 싸움이었다. 결국 지원에서 배제됐던 중하위권 학교들도 지원받을 수 있는 사업으로 바꿔냈다.

“창원시는 잘못을 바로 인정했지만, 오히려 지역 잡지사에서 ‘낙후 지역에서 인재 키우는 프로그램을 최 의원이 폐지하려 한다’고 호도하는 기사를 썼다. 또 일부 의원들은 사석에서는 ‘이해한다, 옳다’고 편을 들면서도 표결에 들어가서는 반대했다. 자유한국당 텃밭이었던 과거와 달리 더불어민주당이 늘긴 했지만 크게 바뀌지 않은 것 같다. 정치를 계속하려면 지역 기득권 세력들 눈치를 봐야 하기 때문이다.”

최 의원은 해묵은 공영주차장 사업권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는 “밤길 조심하라”는 협박성 문자도 받았다. 특정 장애인단체가 독점하다시피 운영해왔고, 면세사업자라는 점, 현금결제만 가능해 시민 불편은 물론이고 탈세 의혹 등 복잡한 문제가 얽혀있었다. 또 수익이 장애인 회원 전체가 아닌 임원들에게만 돌아가는 문제가 있다고 봤다. 결국 입찰 자격을 바꾸고 표준계약서와 카드 결제를 도입했다.

의회 건물에 불을 끈 채 새벽 2시까지 공부하고 일하면서 울기도 많이 울었다는 최 의원은 더욱 열심히 싸우겠다는 각오다. 주민들이 격려할 때면 보람도 크다.

“사회현상을 정확히 보고 문제를 풀겠다. 세몰이하는 정치선동을 하지 않겠다. 이번에 논란이 된 ‘창원NC파크 마산구장’이라는 이름도 특정 정당이 지역감정에 편승에 당론으로 결정한 거다. 특히 예산을 감시하는 일이라면 양보할 생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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