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계, 사인규정에 소극적인 경찰 비난

최근 유명연예인 이모씨의 가정폭력 사건으로 경찰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20년 동안 가정폭력에 시달린 임모씨가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져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달 12일 밤 자정. 임모씨는 부산에 있는 여동생에게 전화로 “살려달라, 이러다 죽겠다”며 도움을 청하는 긴급전화를 했다. 전화 도중에도 임모씨의 남편은 전화를 가로채 여동생에게 “너도 올라와! 죽여버린다”고 협박했고 부서지는 소리가 들린 후 전화가 끊어졌다. 심각한 가정폭력을 직감한 여동생은 112에 긴급신고 출동을 요청했다.

13일 0시 10분경. 수유1동 파출소 경장 두 명이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한 경장은 “임모씨는 술을 먹고 코를 골며 반듯이 누워 자고 있었다. 흔들어 깨웠으나 반응이 없었고 외상은 발견하지 못했다”며 “남편도 술을 먹은 상태였고 ‘왜 자는 사람을 깨우냐’며 항의를 했다. 손에 피 묻은 것을 보고 이유를 물었는데 화가 나서 자해한 것이라고 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13일 오전. 친구가 임모씨에게 계속 전화를 해도 받지 않아 집을 찾아가 봤다고 한다. 그 친구는 “자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흔들어 깨웠으나 반응이 없어 이마를 만져봤다. 열이 있는 것 같아 함께 간 친구와 물수건으로 얼굴을 닦아주고 입을 벌려 물도 먹였다”며 “너무 화가 나 남편에게 병원엘 데려가야 한다고 소리치고 왔다”고 밝혔다.

14일 오전. 임모씨와 계속 연락이 되지 않아 친구가 집을 찾았다. 그때야 비로소 119를 불러 병원에 갔다고 한다.

14일 오후. 임모씨는 사망했다.

임모씨 부부를 잘 아는 주변 사람들은 한결 같이 입을 모아 “남편이 임모씨를 거의 매일 때렸다”며 “부부싸움의 끝은 항상 칼부림이 날 정도로 심각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당시 긴급 전화를 받고 출동한 경장은 “부부싸움에 우리가 어떻게 일일이 관여하느냐”며 “남편이 요구하지 않아서 병원엘 가지 않았다”고 해명하기 급급했다.

현재 이 사건을 수사중인 북부경찰서 형사계 장모 경사 역시 “남편의 폭력 증거가 없고, 폭력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며 “사망원인은 부검결과를 기다려야 확실히 알 수 있다”는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서울 여성의 전화(회장 황경숙) 인권운동센터 조진영 부장은 “조금만 주변 수사를 해도 임모씨 남편의 폭력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알 수 있다”며 “이번 사건은 남편 뿐 아니라 가정폭력에 대한 경찰의 몰이해에서 비롯된 결과다”고 분노를 금치 못했다.

현재 서울 여성의 전화에서는 임모씨 사망의 유력한 용의자인 남편의 즉각 구속 수사와 가정폭력에 대한 경찰의 적극적인 대처를 요구했다.

동김성혜 기자dong@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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