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울린 청소년들의 외침
16일 서울서 스쿨미투 2차 집회 열려

16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스쿨미투, 대한민국 정부는 응답하라!’ 집회가 열려 참가자들이 정부의 스쿨미투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16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스쿨미투, 대한민국 정부는 응답하라!’ 집회가 열려 참가자들이 정부의 스쿨미투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스쿨미투' 1년을 맞은 지금, 증언이 서울에서 전국으로, UN(국제연합) 등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의 대처는 아무 것도 바뀐 게 없다."

청소년페미니즘모임 등 청소년 단체와 스쿨미투 당사자 등 300여명은 16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스쿨미투, 대한민국 정부는 응답하라'를 주제로 열린 서울 2차 스쿨미투 집회에서 이 같이 밝히고 ‘페미니스트 대통령은 어디로 갔느냐’고 외쳤다. 이들은 학내 성폭력 전수조사와 교사 대상 페미니즘 교육 실시 등을 요구했다.

양지혜 청소년페미니즘모임 활동가는 “스쿨미투 1년에도 용화여고의 전 교사에게 내려진 불기소 처분이 문재인 정부에 대한 우리의 믿음을 앗아갔다”며 “스쿨미투는 교육 체계에 대한 문제 제기라는 측면에서 정부가 빨리 응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일고·충북여중·부원여중·혜화고 등 고발자들이 발언을 통해 스쿨미투 공론화 이후 진행과정과 문제사항 등을 공유했다.

16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스쿨미투, 대한민국 정부는 응답하라!’ 집회가 열렸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16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스쿨미투, 대한민국 정부는 응답하라!’ 집회가 열렸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부산스쿨페미니즘연합은 발언문을 통해 “부산의 한 여고에서 학생에게 ‘주머니에 돈을 잘 꽂게 생겼다’며 성매매를 의미하는 발언을 했고, 한 여자선생님은 가슴컵 사이즈를 예로 들며 수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교사들은 생활기록부를 걸고 학생에게 위협을 가해 대학 입시를 앞둔 학생들은 두려움을 느낀다”며 “학교 성폭력 전수조사에서도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아 성폭력을 고발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호소했다.

청소년 당사자들은 스쿨미투 1년에도 교육현장은 전혀 달라진 게 없다는 점을 호소했다.

부원여중 졸업생은 발언을 통해 “가해교사들이 잘못을 뉘우치기는 커녕 스쿨미투를 알린 포스트잇을 떼어오면 벌점을 상쇄해준다고 학생들을 유인했다”며 “이에 포스트잇을 붙이는 학생들과 떼려는 학생들이 육탄전을 벌였다”고 폭로했다.

대구 혜화고 스쿨미투 고발에 나선 스쿨미투 청소년연대 A씨는 “대자보와 SNS를 통해 스쿨미투를 알리는 과정에서 교사로부터 협박성 메시지가 왔다”며 “‘제보자가 누군지 아느냐’며 2차 가해를 서슴지 않았다”고 말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사립학교 교원에 대한 징계가 국공립 교사에 준해 이뤄지게 하는 '사립학교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 했다”며 사립학교법을 서둘러 개정해줄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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