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기사·승객 모두 여성
영유아 카시트 서비스
남성은 초등학생까지만 탑승
육아는 여성 책임?
여성기사 1000명 채용 목표

여성전용 예약제 콜택시 ‘웨이고 레이디’ 서비스가 이르면 2월 중 시작된다. 국내 최초로 영,유아용 카시트도 제공하며, 손님도 운전자도 모두 여성이다. 단 초등학생까지는 남자아이도 탑승 가능하다. /뉴시스·여성신문 ⓒ뉴시스·여성신문
여성전용 예약제 콜택시 ‘웨이고 레이디’ 서비스가 이르면 2월 중 시작된다. 국내 최초로 영,유아용 카시트도 제공하며, 손님도 운전자도 모두 여성이다. 단 초등학생까지는 남자아이도 탑승 가능하다. /뉴시스·여성신문 ⓒ뉴시스·여성신문

기사와 손님이 모두 여성인 여성전용 예약제 콜택시 서비스 ‘웨이고 레이디’가 3월부터 시범 운영을 시작한다. 어린 자녀를 데리고 타는 여성들을 위해 유아용 카시트 서비스를 제공, 택시 탈 때 불편과 불안을 호소해온 일부 여성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반면, 여성들이 ‘안전’을 위해 추가 비용을 부담한다는 점과 아기 돌봄을 여성 몫으로 규정하는 관점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웨이고 레이디’ 여성전용택시서비스는 택시서비스업체 ㈜타고솔루션즈가 개발했다. 법인택시회사 50여곳(총 4564대)이 가맹사업자 개념으로 모여 설립한 업체다. 최근 서울시는 이 업체의 사업 면허 허가를 인가했다면서 ‘새로운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민간 택시사업에 서울시까지 나서서 홍보전을 펼치는 것은 최근 택시업계와 차량 공유 서비스의 갈등 속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해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웨이고 레이디 이용 요금은 기존 택시요금보다 높다. 일단 기본요금이 2000~3000원 더 높고, 출퇴근 시간 등 시간대 별로 차등 요금을 적용한다.

여성전용택시 서비스에 대한 비판은 여기서 시작된다. 직장 경력 30년이 넘는 임선미씨(58)은 “모든 택시가 친 여성적이 되는 정책을 펴야지, 여성들이 안전과 서비스를 담보 받기 위해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하는 서비스 확대는 성차별적 사회 구조를 추인하는 셈”이라고 비판한다. 다른 택시에는 볼 수 없었던 영·유아용 카시트 서비스가 반갑지만, 이를 이용할 수 있는 승객이 여성으로 한정된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어린 자녀를 데리고 타는 남성은 서비스 대상에서 제외함으로서 육아가 여성 몫이라는 기존 관념을 강화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타고솔루션즈 정책에 따르면 남자 초등학생까지는 동반 여성과 함께 이 택시를 이용할 수 있는데, 남자 중학생과 유아를 동반한 경우는 이용할 수 없다는 상황이 나타난다. 타고솔루션즈 홍보담당자는 유아 동반 서비스에 대해 “사전 수요 조사에서 많은 여성들이 아이를 데리고 탈 때 택시 기사 눈치를 본다고 한 것을 감안해 개발한 서비스”라고 밝혔다.

한편에서는 이 서비스가 정착되면 여성일자리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택시기사 중 여성의 비율은 1% 이하. 시범 서비스 기간 동안 시장 반응을 확인한 후 2020년까지 차량 500대, 운전자 1000명 규모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 실현되면 여성 택시기사 일자리가 그만큼 생겨나는 셈이다. 급여 체계는 기존 택시와 달리 완전월급제로 250만원 수준으로 책정했다. 타고솔루션즈는 “채용공고를 내지 않았는데도 여성들의 호응이 높다”며 “입사 지원서를 보면, 일반 사무직이나 전문직에서 일하다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이 절반가량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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