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서점, 목표는 살아남기
독립서점, 목표는 살아남기
  • 김서현 기자
  • 승인 2019.02.14 16:40
  • 수정 2019-02-14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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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전국 133개 독립서점 열어
테마·장르 집중해 특색 강조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나

높은 임대료·독서인구 감소

미국, 지역내상품구매운동 일어
미국서점연합회 지원 속
독립서점 꾸준한 성장세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책방 꼴은 페미니즘 도서를 큐레이션한다. 북토크 등의 다양한 문화행사와 페미니즘 굿즈 판매를 책방에서 함께 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책방 꼴. 페미니즘 책들을 큐레이션해 판다. 북토크 등 다양한 문화행사와 굿즈 판매도 함께 하고 있다.

 

최근 동네마다 보이는 독립서점의 속사정이 복잡하다. 독립서점은 2014년 무렵 붐이 일었다.  계간 『동네서점』을 펴내는 어플리케이션 업체 퍼니플랜에 따르면 2015년 101개였던 독립서점은 작년 12월 31일 416개까지 늘었다. 2018년 한해만 133개의 독립서점이 문을 열었다. 

독립서점은 과거 동네 서점과 다르다. 과거 동네 서점들은 대체로 중고교용 참고서와 베스트셀러 등을 중심으로 판매했다. 그에 반해 독립서점은 테마를 갖고 한 테마나 장르에 집중해 개성을 살렸다. 작가와의 대담이나 토론회, 낭송회, 영화 상영회와 같은 문화행사도 마련해 단골을 만들었다. 각 책방의 주제에 맞는 감각적인 인테리어는 서점을 ‘유명 인증장소’로 만들어줬다. 

현재 인스타그램에 ‘독립서점’ 해시태그 검색 결과는 7일 현재 총 72,660여개다. 책방 ‘유어마인드’의 트위터 팔로워 수는 73,309명이며 또 다른 책방 ‘책바’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11,404명이다. 사람들은 독립서점을 방문한 뒤 인증사진을 남기고 문화행사에 참여한 후기를 활발히 공유하고 있다. 

독립서점의 부상 배경 뒤에는 ‘도서정가제’가 있다. 도서정가제는 대한민국 모든 서점에서 도서를 정가 85% 미만으로 판매할 수 없도록 한 제도로 2014년 11월 도입됐다. 도서정가제 도입으로 오프라인 서점이 온라인 서점에 비해 가격경쟁력에서 밀리지 않게 됐다. 

 

화려한 비상 아래 그늘도 짙다. 판교, 광화문까지 매장을 넓혔던 서울 상암동 ‘북바이북’은 작년 7월 31일 매장 운영자를 찾는 공지를 올렸다. 서교동, 논현동에 함께 매장을 냈던 심야서점 컨셉의 ‘북티크’도 모두 폐점했다. 퍼니플랜의 조사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전국적으로 휴·폐점한 독립서점은 50개다. 

가격으로 온라인 서점에 밀리지는 않아도 굿즈와 멤버십 할인혜택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대기업 온라인 서점들에 맞서기는 어렵다. 대량구매를 통한 매입가 해택을 볼 수도 없다. 책의 공급가는 정가의 70~80% 수준이다. 20% 남짓한 마진율로 모든 자영업자의 숙제인 임대료와 각종 공과금, 부대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독서인구의 감소는 영원한 숙제다. 독립서점들이 서점에서 탈피해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을 꾀하는 이유다. 술, 커피 등의 음료를 팔고 공연이나 촬영 등을 위해 공간을 대여해주며 ‘서점 아닌 서점’이 돼가는 데는 이러한 속사정이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독립서점 주인은 여성신문과의 전화에서 “번화가에 위치해 방문객은 많은 데 정작 책을 구입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와서 매장 사진만 찍고 가는 사람, 책을 훼손하는 사람이 정말 많다. 거기에 임대료는 엄청나다. 처음부터 음료를 팔려고 한 게 아니었는데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토로했다.
 

우리와 비슷한 듯 다른 나라가 있다. 미국이다. 미국도 대기업 온라인 서점이 시장을 독식한 가운데 독립서점 수가 증가했다. 미국서점연합회(American Booksellers Association)에 따르면 2009년 1,651개였던 독립서점 수는 꾸준히 증가해 2018년에는 2,400개까지 늘었다. 서적 판매액도 2015년 전년 대비 10%, 2016년 5%, 2017년 6.1%, 2018년 5% 증가했다.

배경에는 지역내 상품을 적극적으로 구매해 지역 경제를 살리고자 하는 ‘지역상품 구매운동(Buy Local movement)’와 1900년 독립서점들이 연합해 설립 한 미국서점연합회의 지원이 있다.  미국서점연합회는 독립서점 진흥을 위해 꾸준히 ‘인디 퍼스트(Indie First)’ 행사 등을 진행하고 사회적으로 독립서점을 지지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도록 지원한다. 오바마 전 대통령과 같은 유명인의 독립서점 방문, 전자책 전문회사 코보(Kobo)와 독립서점의 연계 등이 연합회의 노력이다. 

한국은 작년에서야 서울·경기를 중심으로 공모를 통한 리모델링과 이벤트를 지원하는 등의 지원이 시작됐다. 남창우 퍼니플랜 대표는 “임대료 문제 등과 같이 거시적인 문제는 독립서점들이 할 수 없다. 다만 미시적인 부분은 할 수 있다”며 “1인출판사와 독립서점의 직거래는 독립서점이기에 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웹진(계간 『동네서점』)을 펴내는 등의 활동을 하는 것이 그 노력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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