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1372차 수요시위에 지난 28일 별세하신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이 모·김복동 할머니의 영정사진과 추모 꽃다발이 놓여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1월30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1372차 수요시위에 지난 28일 별세한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이 모·김복동 할머니의 영정사진과 추모 꽃다발이 놓여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설 연휴 마지막날인 6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수요시위에서 참석자들은 “나의 목소리가 김복동의 목소리다”, “김복동은 우리의 삶으로 부활했다” 등 구호를 외치며 고인을 추모했다.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는 이날 제1373차 수요시위를 열고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을 요구했다.

이날 수요시위에는 여성인권운동가인 고(故) 김복동 할머니가 늘 앉았던 자리에 고인을 기리는 영정사진과 꽃이 놓였다.

기지촌 성매매 피해 여성 지원단체인 햇살사회복지회 소속 김숙자씨는 이날 발언대에서 “김 할머니가 햇살사회복지회를 방문해 우리들에게 용기를 잃지 말라고 하셔서 힘이 생겼다”며 “그때 할머니가 전해준 용기 때문에 김 할머니를 너무나 존경하게 됐는데 앞으로 할머니 뜻을 따라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윤미향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대표도 이날 행사에서 김 할머니에 대한 추억에 대해 말했다.

윤 대표는 “설날 때 수요시위를 맞으면 여기 현장에서 길원옥, 김복동 할머니께 세배하고 세뱃돈을 받은 기억이 있다”며 “김 할머니가 영정으로 함께 하지만 우리의 세배를 받고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이어 “김 할머니가 우리에게 남겨준 것은 아픔이 클수록 다른 사람의 아픔을 돌아보라는 것”이라며 “할머니는 우리 안에 어떤 폭력이 있는지 살피고 폭력의 문화를, 사회를, 조직을, 제도를 바꾸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비록 할머니는 돌아가셨지만 할머니는 ‘내가 김복동이다’라고 외치는 수많은 나비들로 되살아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표는 김 할머니 장례 뒤 남은 성금 사용과 관련해 “전국 각지에서 후원계좌로 2억원이 넘는 장례 비용이 모였다”며 “장례 비용 1억여 원을 치르고 남은 성금은 평화·통일·인권·노동·여성 5개 분야 11개 단체에 각각 200만원씩 설 선물로 보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할머니의 생일인 4월 17일을 기념해 각 시민사회 단체 활동가 자녀 10명을 선정해 장학금을 수여할 것”이라며 “재일 조선학교 아이들을 위해서도 남은 조의금은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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