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유죄’ 선고 직후 입장 밝혀
“재판 지켜본 성폭력 피해자들께
미약하지만 연대의 마음 전한다”

1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에 의한 직장 성폭력 사건 2심 선고 대응 기자회견이 열려 참가자들이 재판부의 실형 선고에 대해 환호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1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에 의한 직장 성폭력 사건 2심 선고 대응 기자회견이 열려 참가자들이 재판부의 실형 선고에 대해 환호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자 전 수행비서 김지은씨는 1일 “진실을 있는 그대로 판단해준 재판부에 감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씨는 이날 항소심 선고 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열린 안희정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 기자회견에서 “힘든 시간 함께해준 변호사와 활동가 여러분, 외압 속에 증언해준 증인들께 존경을 표한다”며 변호사를 통해 입장문을 발표했다.

앞서 서울고법 형사12부(홍동기 부장판사)는 이날 피감독자 간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안 전 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3년6개월에 취업 제한 5년 등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에서 구속했다.

김씨는 “안희정과 분리된 세상에서 살게 됐다. 화형대에 올려져 불길 속 마녀로 살아야했던 고통스러운 지난 시간과의 작별”이라며 ‘미투’ 이후 333일간 겪은 고통에 대해 털어냈다.

그는 이어 “제가 받은 도움을, 힘겹게 홀로 증명해내야하는 수많은 피해자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면서 “성폭력 피해자들께 미약하지만 연대의 마음을 전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입장글 전문.

진실을 있는 그대로 판단해주신 재판부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힘든 시간 함께해주신 변호사님들과 활동가 선생님들, 외압 속에서도 진실을 증언하기 위해 용기내주신 증인 여러분들께 깊은 존경을 드립니다.

안희정과 분리된 세상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길지 않은 시간이겠지만, 그 분리가 제게는 단절을 의미합니다. 화형대에 올려져 불길 속 마녀로 살아야했던 고통스러운 지난 시간과의 작별입니다.

이제 진실을 어떻게 밝혀야할지, 어떻게 거짓과 싸워 이겨야 할지보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더 고민하려 합니다.

그리고 제가 받은 도움을, 힘겹게 홀로 증명해내야하는 수많은 피해자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말하였으나 외면당했던, 어디에도 말하지 못하고 저의 재판을 지켜보았던 성폭력 피해자들께 미약하지만 연대의 마음을 전합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도와주시고, 함께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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