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SKY캐슬' 조현탁 감독 기자 간담회

조현탁 감독 ⓒJTBC
조현탁 감독 ⓒJTBC

“혜나(김보라) 캐릭터가 이 시대의 현실감이 아닌가 싶다. 사람들은 이미 현실에서 설명 안 되는 것을 너무 많이 경험한다. 옆에 있는 사람도 파악이 되면서도 안 되는 것 같고 입체적으로 느낀다. 그런데 극에서만 착하고 지고지순한 사람이 불행을 당해야 파장이 커진다는 건 거리가 있다.”

JTBC 금토드라마 ‘SKY캐슬’ 연출을 맡은 조현탁 감독은 지난달 31일 서울시 마포구 베스트웨스턴프리미어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극중 김혜나 캐릭터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혜나는 드라마에서 피해자로 그려지지만 기존 드라마 작법과 달리 착하게만 그려지지 않고 시청자들로부터 “독하다”, “소름 끼친다”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아픈 엄마를 간병하면서도 명문 신아고에서 일등을 할 정도로 뛰어난 능력을 지닌 혜나는 한편으로 수행평가를 대신해주며 원래 금액의 세 배를 받을 정도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면모를 보인다.

종영을 한 회 앞둔 드라마 SKY캐슬은 19회에서 전국 23.2%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비지상파 최고 시청률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다양하고 입체적인 인물들의 등장이 SKY캐슬의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그것을 효과적으로 표현한 연출도 인기에 한몫한다.

 

ⓒJTBC
혜나 역의 김보라 ⓒJTBC

조 감독은 “표정 액션에 집중해서 만들려고 애초부터 계획했다. 겉으로는 축하하지만 속으로는 몹시 쓰려 하는 것처럼 겉 다르고 속 다른 모습들이 엄청 많다. 미세한 얼굴 떨림이나 뒷모습, 손동작 등으로 보여주려고 했다. 처음부터 다양하게 미술 감독, 촬영 감독과 준비를 많이 했는데 시청자분들이 많이 알아봐줘서 좋았다”고 했다.

조 감독은 자신이 생각하는 명장면으로 극중 한서진(염정아)이 김주영(김서형)에게 무릎을 꿇으며 감당할 수 있다고 대답하는 장면을 꼽았다.

그는 “사실 한서진은 이기적인 악당의 면모를 가진 인물이라고 볼 수 있어서 주인공에 대한 호감을 갖기에 불편한 지점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면모를 엄마의 입장으로 진심을 담아 연기해버리면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할까 궁금했다”며 “한 엄마가 자식을 서울대 의대에 보내려는 이야기에서 끝나지 않고 뭔가를 던질 수 있는 장면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초반에 이명주(김정난)의 죽음으로 맹목적으로 입시 성공을 추구하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주던 이수임(이태란) 캐릭터가 시청자들로부터 가장 많은 비난을 받은 점에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조 감독은 “굉장히 고통스러웠던 부분 중 하나다. 촬영하면서 이태란 씨가 상처도 많이 받았다. 배우 본인은 최선을 다해 연기하고 있지만 시청자들이 그렇게 해석을 하니까 어쩔 도리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면서도 이태란 씨가 꿋꿋하게 매 장면 최선을 다해서 촬영했다. 그러다보니 어느 날 시청자들이 알아봐주시더라”고 말했다.

조 감독은 딸의 죽음에 뒤늦게 자신을 돌아보는 강준상(정준호), 권위적 태도로 이혼의 위기를 맞은 차민혁(김병철), 큰 고민 없이 대세를 따라가는 우양우(조재윤) 등의 남자 캐릭터들이 많은 한국 중년 남성들을 포함하는 것 같다는 질문에는 “남자 캐릭터라고 따로 생각한 적은 없다. 자기가 정말 보잘것없다는 것을 쉰이 되어서야 깨닫는 불쌍한 사람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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