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읽을만한 책

오랜만에 친척들을 만나는 명절이지만 반갑지만 않은 것은 관심을 빙자한 잔소리 탓이다. 10대에게는 공부, 20대에게는 취업과 연애, 30대에게는 결혼과 출산, 40대에게는 자녀 교육과 재산 등 끝없는 간섭과 잔소리가 이어진다.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대표 김용환)이 설 스트레스의 원인을 성인 1004명에 설문한 결과 미혼자의 스트레스 원인 1위는 ‘어른들의 잔소리’(56.4%, 복수응답)였다. 이어 ‘근황을 묻는 과도한 관심이 싫어서’(55%)가 차지했다. 기혼자들 또한 스트레스 원인으로 ‘근황을 묻는 과도한 관심이 싫어서’(22.1%)가 3위를 차지했다. 

이동귀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이러한 현상을 세대 간 표현 방식의 차이로 봤다. “기성세대는 근황을 묻고 간섭하는 것을 관심의 표현으로 보는 반면 요즘 세대는 본인 개성을 드러내고 있는 그대로 인정받는 것을 옳게 여긴다”라고 말했다. 이어 “질문을 하는 사람은 좋은 의도가 반드시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만은 않는다는 것을 기성세대는 인식하고 지양해야 한다.”라며 “질문을 받는 입장은 자리에서의 논쟁과 비난을 피해야 한다. 자리를 비키고 이야기를 차단해 버리는 것이 최선이다. 우호적인 친척들에게 예민한 질문을 피해줄 것을 미리 부탁하는 것 또한 방법이다”라고 조언했다.

그럼에도 날아오는 불편한 질문들이 있다면, 책으로 시원하게 날려보는 것은 어떨까? 제목만 봐도 불편한 질문들에 시원하게 대답해주는 듯한 책들을 엄선해봤다. 

 

아이는 알아서 할게요/시모주 아키코/니들북/1만3000원
아이는 알아서 할게요/시모주 아키코/니들북/1만3000원

 

아이는 알아서 할게요

저자는 아이가 없는 삶을 선택한 경험을 토대로 획일적인 사회의 시선과 사람들의 인식을 비판한다. 왜 유독 여성에게만 결혼 여부, 자녀 유무에 대해 집착에 가까운 프레임을 씌우고 결혼과 출산을 종용하는가? 

시모주 아키코/니들북/1만3000원

 

 

네 컵은 네가 씻어/미지/걷는사람/1만2000원 
네 컵은 네가 씻어/미지/걷는사람/1만2000원 

네 컵은 네가 씻어

저자가 일상 꼭 하고 싶었던 말이지만 차마 하지 못 했던 말들을 기록했다. 한마디 한마디가 아픔의 말이지만 꺼내는 순간 치유의 말들이 된다. 

미지/걷는사람/1만2000원 

나는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고 한다/김사이/창비/9000원 
나는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고 한다/김사이/창비/9000원 

 

나는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고 한다 

남성 중심의 기득권 사회에서 여성에게 가해지는 삶의 고통을 예리하게 짚어낸다. 여성에 대한 폭력과 차별과 혐오가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사회에서 여성의 노동은 ‘아무것도 안하고 있’(내 죄는 무엇일까)는 것으로 폄하된다. 

김사이/창비/9000원

 

마음의 문을 닫고 숨어버린 나에게/조지프 버고/길벗 출판사/1만6000원 
마음의 문을 닫고 숨어버린 나에게/조지프 버고/길벗 출판사/1만6000원 

 

마음의 문을 닫고 숨어버린 나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피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심리적 방어기제’라고 한다. 저자는 단단히 굳은 방어기제가 한 개인의 성격과 인간관계에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지, 자신의 방어기제를 점검하고 앞으로 나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조지프 버고/길벗 출판사/1만6000원 

부엌 청소로 오르가즘을 느끼는 여자는 없다/페미니즘 어록/아티초크/1만3800원 
부엌 청소로 오르가즘을 느끼는 여자는 없다/페미니즘 어록/아티초크/1만3800원 

 

부엌 청소로 오르가즘을 느끼는 여자는 없다

“나는 굽을지언정 절대로 부러지지 않는다. 나는 강인한 여성의 본성을 가졌기 때문이다.” 앙겔라 메르켈. 세계 각계각층 페미니스트들의 어록을 모았다. 읽는 동안 여성으로서의 자부심이 솟구친다.

페미니즘 어록/아티초크/1만3800원 

 

우리 부부 괜찮은가요?/글 양영지 그림 이영환/윤자네/7800원 
우리 부부 괜찮은가요?/글 양영지 그림 이영환/윤자네/7800원 

 

우리 부부 괜찮은가요?

글 양영지 그림 이영환/윤자네/7800원 

어떤 부부도 완벽할 수 없다. 데면데면한 부부가 환갑 기념으로 간 첫 해외여행의 에피소드를 담았다. 여느 부부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 일상 친근한 언어로 웃음과 감동을 준다. 

 

저도 남의 집 귀한 딸인데요/악아/토마토출판사/1만3800원
저도 남의 집 귀한 딸인데요/악아/토마토출판사/1만3800원

저도 남의 집 귀한 딸인데요

저자는 가부장제의 기울어진 운동장 속 결혼생활에서 예쁨받는 ‘아가’가 아닌 나쁜 며느리 ‘악아(惡兒)’가 되기로 했다. 며느리 역할에 충실하기 전 나 스스로를 지키는 것이 먼저라고 저자는 말한다. 

악아/토마토출판사/1만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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