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선(왼쪽)과 엄유나 감독.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박지선(왼쪽)과 엄유나 감독.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말모이’ 엄유나 감독이 “객관적인 시선으로 봤을 때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인물이 우리말 사전을 만드는 데에 참여하면서 겪는 변화를 통해 사람의 귀함과 온기를 전하고 싶었다”고 작품 연출 의도를 전했다.

25일 ‘말모이’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엄 감독은 최근 서울, 경기 지역 교사들과 관객과의 대화(GV)를 진행했다.

예능인 박지선의 사회로 진행된 GV에서 엄 감독은 “조선어학회가 사전을 만들었다는 사실 뒤에는 수많은 이름 없는 사람들이 함께 했다는 점과 그 사람들의 온기를 전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줄임말, 외래어, 신조어 사용이 많아서 세대 간의 소통이 힘든 요즘, 우리말의 소중함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엄 감독은 영화 ‘택시운전사’(2017년)에서는 각본을 맡았다.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한 영화를 연이어 한 이유에 대해서는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함께 해결해 나가는 사람들에게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며 “‘말모이’는 ‘말모이 작전’을 다룬 다큐를 보고 시작하게 됐다. ‘일제강점기에 보상도 없이 어떤 마음으로 임했을까?’, ‘나라면 그럴 수 있었을까?’에 대한 질문과 호기심이 생겼고 그 자체가 아름답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말모이'의 한 장면. ⓒ롯데엔터테인먼트
'말모이'의 한 장면. ⓒ롯데엔터테인먼트

엄 감독은 영화에서 판수 역을 맡은 유해진에 대해 “시나리오를 쓰기 전부터 염두 해두고 썼다. 말과 글을 소재로 한 영화였기 때문에 우리말의 재미와 말의 맛깔스러움을 살리고 싶었는데 평범한 대사에도 생명력을 넣어줄 배우로 유해진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고 했다.

조선어학회 대표 정환 역의 윤계상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다양하고 어려운 연기들을 많이 한 걸 알게 되었는데 그게 윤계상이 가고자 하는 길, 사람 윤계상을 보여주는 것 같았고 그 모습이 멋있게 느껴졌다”며 “꿋꿋이 자기 길을 가는 모습이 영화 속 정환과 겹쳐져 윤계상을 염두해두었다”고 했다.

‘말모이’는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1940년대, 까막눈 판수가 조선어학회 대표 정환을 만나 사전을 만들기 위해 비밀리에 전국의 우리말과 마음까지 모으는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 9일 개봉했다.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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