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 검사 “미투의 성공은 검찰개혁에 달렸다”
서지현 검사 “미투의 성공은 검찰개혁에 달렸다”
  • 이하나 기자
  • 승인 2019.01.24 18:24
  • 수정 2019-01-28 14: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4일 ‘안태근 실형’ 관련 기자회견
지난해 ‘미투’ 이후 1년 만의 결과
피해자들에게 용기와 위안 되길
서지현 검사가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태근 전 검사장의 징역 2년 선고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서지현 검사가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태근 전 검사장의 징역 2년 선고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서지현 검사는 24일 “성범죄에 대해 관대하고 성범죄를 조직적으로 은폐하고 피해자를 괴롭히는 검찰 조직이 지속되면 미투는 성공할 수 없다”며 “미투의 성공은 검찰개혁에 달렸다”고 말했다.

23일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의 성추행과 인사보복 혐의가 1심에서 인정됐다. 서 검사가 ‘미투’를 외치며 검찰 내 성폭력 문제를 고발한 지 꼭 1년 만이다. 서 검사의 용기있는 고발 이후 미투 운동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됐다.

서 검사는 안 전 국장의 실형이 확정된 이튿날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역시 진실은 이길 수 밖에 없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힘은 진실이다”라며 판결에 대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판결이 기존의, 앞으로의 가해자들에게 엄중한 경고가 되고, 지금 이 순간에도 너무나 많은 고통을 받고 있는 피해자들에게 용기와 위안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서 검사는 고발 이후 안 전 국장에게 실형이 선고되기까지 조직 내에서부터 장벽에 부딪쳐야 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제가 원했던 유일한 것은 진실과 정의였지만, 그 당연한 것을 원하는 것이 왜 이렇게 어려웠어야 했는지 모르겠다”며 “많은 검사, 수사관들의 허위진술을 보며 굉장히 처참한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오히려 편향되고 일관되지 못한, 앞뒤가 맞지 않는 진술이 재판부에게 유죄심증을 가지고 진실을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면서 “앞으로 다른 피해자들에게도 수사기록 열람·등사권이 피해자의 권리로서 넓게 보장돼 진실 밝혀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형사소송법상 직권남용죄는 국가가 피해자인 ‘국가적 법익’에 속하기 때문에 개인이 피해자로 인정받을 수 없다. 그러나 서 검사는 재판 과정에서 ‘실질적 피해자’로 인정받아 검찰의 수사기록을 열람·복사할 수 있었다.

그는 고발 이후에도 변하지 않는 검찰 조직에 대해서도 강력히 비판했다.

서 검사는 “법무부 성희롱‧성범죄 대책위원회가 만들어지고, 여검사를 포함한 여직원 조사에서 전체의 70%가 성범죄 피해를 입었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100%가 아닌 게 놀랍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얼마 전에도 검찰 내에서 유사성추행 피해가 있었다는 소문을 들었다”며 “만일 그게 사실이라면 이번 판결이 그 피해자에게 용기를 낼 수 있도록 해주었으면 좋겠고, 사실이 아니라면 그건 검찰 수뇌부와 감찰기관 시스템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 검사는 “검찰개혁의 출발점이 되길 바라며 입을 열었지만, 제 사건의 수사·재판 과정은 오히려 검찰이 개혁될 수 없는 조직이라는 걸 보여줬다”면서 “이 판결이야 말로 검찰개혁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외부의 힘을 빌려야 한다. 그 방법 중 하나로 일시적으로라도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 검사는 성범죄 처벌과 피해자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는 체계와 문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가 성범죄 피해를 얘기했을 때, 다른 피해자들이 ‘미투’를 외쳤을 때 사회에서는 우리를 이상한 사람 취급했다. 그러나 미투는 특별한 게 아니다. 피해자를 특별우대 해달라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권리를 보장해달라는 것도 아니다”라며 “그저 더 이상 성범죄를 저지르지 말고, 가해자는 제대로 처벌하고 피해자는 제대로 보호하라는 거다. 그런데도 마치 엄청나게 잘못된 얘기를 하는 것처럼, 엄청난 특별한 얘기를 하는 것처럼 받아들이는 게 오히려 놀라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범죄는 없어져야 하고 범죄자는 제대로 처벌받아야 하고 피해자는 제대로 보호 받아야 한다. 그게 미투고 제가 하고 싶은 얘기다”라고 강조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상주 부장판사는 전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안 전 검사장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안 전 검사장은 2010년 10월 한 장례식장에서 서 검사를 성추행한 이후 2015년 8월 서 검사에게 인사 불이익을 줬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여성신문은 1988년 창간 이후 여성 인권 신장과 성평등 실현을 위해 노력해 온 국내 최초, 세계 유일의 여성 이슈 주간 정론지 입니다.
여성신문은 여성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여성인 '안전, 사회적 지위, 현명한 소비, 건강한 가족'의 영역에서 희망 콘텐츠를 발굴, 전파하고 있습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를 해주세요.
여러분의 후원은 여성신문이 앞으로도 이 땅의 여성을 위해 활동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여성신문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50 (3가 222번지) 골든브릿지빌딩 1층, 9층
  • 대표전화 : 02-318-9300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신준철
  • 제호 : (주)여성신문사
  • 사업자등록번호 : 214-81-03304
  • 대표이사 : 김효선
  • 발행·편집인 : 김효선
  • 여성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9 여성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wome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