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필수” 서울 여성 2.9%·베이징 여성 19.4%
“결혼 필수” 서울 여성 2.9%·베이징 여성 19.4%
  • 이하나 기자
  • 승인 2019.01.24 06:20
  • 수정 2019-01-23 18: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중 미혼여성 824명
결혼·출산 가치관 비교
‘돈’ 걱정에 결혼 않는 중국,
‘결혼제도 가부장성’ 때문에
결혼 안하려는 한국 여성들

 

한국과 중국은 모두 국가가 앞장서 인구억제정책을 추진한 나라다. 1970년대 ‘아들딸 구별 말고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던 한국은 2000년대 초반, 둘째 자녀를 낳으면 벌금형을 선고하던 중국은 2010년대부터 하락하는 출산율을 붙잡기 위해 그동안의 인구정책을 폐기하고 저출산 대응정책을 펼쳤다는 점도 비슷하다. 인구정책의 대상자인 한국과 중국의 여성들은 결혼과 출산에 있어선 인식 차이가 있었다. 한국 여성이 ‘결혼은 선택사항’으로 여기는 경향이 중국보다 컸고, 중국 여성은 ‘자녀가 있는게 낫다’고 여기는 경향이 한국보다 월등히 높았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17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국제회의장에서 ‘중국의 인구정책 변화와 한·중 미혼여성의 결혼 및 출산 가치관 비교’를 주제로 학술포럼을 열고 이같은 내용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김영란 연구위원과 조선주 센터장은 이날 서울과 베이징에 사는 25~34세 미혼여성 총 824명(서울 411명·베이징 413명)의 결혼·출산 가치관 차이를 비교 분석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설문 조사에서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서울 미혼 여성은 2.9%에 그쳤다. 베이징 미혼 여성은 19.4%로 나타났다. ‘결혼을 하는 것이 좋다’는 서울 16.3%, 베이징 21.5%였고,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는 서울 66.7%, 베이징 39.5%로 집계됐다.

서울과 베이징 모두 결혼하지 않는 이유로 ‘마땅한 사람이 없어서’를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서울 37.3%, 베이징 37.3%). 그런데 서울 미혼 여성의 경우, 결혼하지 않는 이유로 ‘결혼제도가 남편 집안 중심이기 때문’이라고 꼽은 응답자가 18%로, 베이징(3.9%)보다 5배 가량 많았다. 반면, 베이징 미혼 여성은 결혼 후 생활지출 비용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해 결혼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20.8%로 서울(4.5%)의 세 배나 많았다.

연구진은 “베이징 미혼 여성은 결혼하지 않는 이유로 경제적 문제나 일·가정 양립 등이 비중이 높아 정책적 지원이 가능하다”면서 “서울 미혼 여성이 많이 선택한 결혼제도의 가부장성은 정책적으로 해소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번 조사 결과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자녀 출산에 동의하는 비율도 한국보다 높았다. 서울은 ‘자녀가 꼭 있어야 한다’는 응답자가 5.8%였으나, 베이징은 30.3%에 달했다. ‘자녀가 없어도 무관하다’는 응답자 비율은 서울이 59.9%, 베이징은 31.7% 였다. 자녀를 한 명보다 적게 두기를 희망하는 경우 그 사유를 보면, 서울과 베이징 모두 ‘자녀 양육 및 교육비용 부담’을 가장 많이 꼽았다. 그 다음으로는 서울은 ‘본인의 여가문화생활에 지장 있을까봐’, ‘직장 내에서 불이익이 우려되므로’의 순이며, 베이징은 ‘아이를 맡길 사람이 없어서’, ‘아이를 맡길 시설이 없어서’의 순이었다.

연구진은 “서울 미혼 여성은 개인 생활에 자녀가 장애가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자녀를 1명 이상 두지 않으려는 것을 의미하며, 돌봄에 대한 공적 지원이 있다고 하여도 추가적으로 출산할 가능성이 낮음을 시사한다”며, 반면 “베이징의 경우에는 돌봄 사유가 많아 자녀돌봄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있을 경우 출산을 더 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마춘화 중국 사회과학원 교수는 이날 ‘중국의 인구정책 변화와 혼인 및 출산 동향’ 발표를 보면, 중국은 1979년 1월 열린 중국 출산계획 사무실 주임 회의를 계기로 ‘한 자녀 정책’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1988년에는 ‘출산제한업무보고 가이드라인’에 따라 농촌 주민들은 기존 허용된 두 자녀를 낳을 수 있는 특별한 상황 외에 딸 한 명만 둔 가정에게 첫 번째 자녀 출산 이후 수년 뒤 두 번째 자녀를 낳을 수 있도록 허락해줬다. 2000년 들어 노동력 부족과 고령화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인구 정책에 변화 바람이 분다. 중국 14개 성에서 두 번째 자녀 출산 간격 제한을 취소했고, 2013년에는 부모 중 한 명이라도 외동이면 두 자녀를 낳을 수 있도록 하는 ‘단독 두 자녀 정책’이 법으로 제정됐으며 2015년에는 ‘두 자녀 정책’을 전면 실시했다.

마춘화 교수는 “1987년 인구수가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신생아 수와 인구 출생률이 하락세를 보였으며 2015년 두 자녀 정책을 실시하면서 소폭 늘었으나, 2017년 다시 출생자와 출생률 모두 줄었다”며 “높은 아동 양육 비용, 여성의 일과 가정 양립의 어려움, 가임 연령 여성 감소 등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여성신문은 1988년 창간 이후 여성 인권 신장과 성평등 실현을 위해 노력해 온 국내 최초, 세계 유일의 여성 이슈 주간 정론지 입니다.
여성신문은 여성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여성인 '안전, 사회적 지위, 현명한 소비, 건강한 가족'의 영역에서 희망 콘텐츠를 발굴, 전파하고 있습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를 해주세요.
여러분의 후원은 여성신문이 앞으로도 이 땅의 여성을 위해 활동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여성신문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50 (3가 222번지) 골든브릿지빌딩 1층, 9층
  • 대표전화 : 02-318-9300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신준철
  • 제호 : (주)여성신문사
  • 사업자등록번호 : 214-81-03304
  • 대표이사 : 김효선
  • 발행·편집인 : 김효선
  • 여성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9 여성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wome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