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베로그는 국내 최초 IoT 기술을 기반으로 한 육아 토탈케어 제품으로 수유, 이유식, 수면, 배변 기록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KTH
베베로그(bebeLog)는 동그랗게 생긴 올인원 기기로, 이유식 등을 베베로그에 올리고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아이가 먹은 이유식의 양과 시간을 기록해준다. ⓒKTH

저출생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육아용품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몇몇 업체들은 IT기술에서 그 돌파구를 찾은 모습이다. 특히 IoT(사물인터넷)와 빅데이터 기술을 적용한 육아용품 출시가 잇따르며 부모들의 구매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기저귀가 젖으면 스마트폰 앱으로 알람이 울리는 제품부터 실시간으로 아이의 체온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전자 체온계까지 종류 또한 다양하다. 

아이 울음소리가 귀해진 만큼 육아용품 시장은 점점 더 프리미엄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96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고, 유아용품 시장의 규모는 3조8000억원 규모로 오히려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아이 하나를 위해 부모, 외조부모 외에도 이모‧삼촌‧지인까지 주머니를 연다는 ‘10포켓’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김은이 마이휴 대표는 “최근 1~2년 사이로 육아박람회에 친환경, 신소재 제품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예전과 다르게 이모, 삼촌 등이 선물용으로 고기능, 프리미엄 제품을 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육아용품을 아이 개월 수에 맞게 추천해주는 앱을 운영하는 양효진 베베템 대표는 “미국, 중국 등의 국가에서는 이미 다양한 제품이 판매되고 있고, 국내 시장은 이제 막 시작인 만큼 성장 가능성이 폭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유‧이유식‧수면‧배변 기록 한눈에

KTH가 지난해 10월 선보인 ‘베베로그’는 국내 최초 IoT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육아 토탈케어 제품이다. 스마트폰과 블루투스 연결을 통해 아이의 수유, 이유식, 수면, 배변 일정 등을 자동으로 기록하고 관리하는 육아일지 기능을 제공한다. 수유 전후 젖병을 베베로그에 올려놓는 것만으로 자동으로 무게를 측정해 아기가 얼마만큼 먹었는지 바로 기록해준다. 이런 데이터는 일‧주‧월별 통계자료로 보여줘 아이의 성장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온습도계, 공동육아 관리 기능도 가능하다. 최대 10명까지 공동양육자를 초대해 관리할 수 있다. 양지수 KTH 홍보팀 대리는 “편리하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인정받아 지난해 12월 ‘IoT이노베이션어워드’ ‘스마트앱어워드’를 받은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케어벨 제품 이미지 ⓒ비욘드랩
케어벨 제품 이미지 ⓒ비욘드랩

기저귀 센서로 건강상태 확인

비욘드랩에서 출시한 기저귀 센서 ‘케어벨’은 기저귀가 젖으면 보호자의 스마트폰으로 알람이 울려 교체해줄 수 있도록 한다. 앱을 통해 아이의 용변 시간, 횟수 등의 통계 기록을 보면서 아이의 건강상태를 수시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아기의 소변을 일‧주‧월 단위로 점검하고 아기 엉덩이 피부 발진이나 요로감염을 예방한다. 기저귀 겉면에 부착하는 센서는 착용감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초소형으로 제작해 민감한 아이들도 위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 하나에 케어벨 6개까지 연동이 가능하다. 다자녀 가정에서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맘센스 이미지 ⓒ제이알디웍스
맘센스 이미지 ⓒ제이알디웍스

모유 먹는 소리로 수유량 측정

맘센스는 아기가 모유를 먹는 소리로 수유량을 측정해준다. 모바일 기반의 모유수유 측정기로, 모유 먹는 소리를 알고리즘화해 그 양을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측정해 리포트를 제공해 스마트폰으로 보고받을 수 있다. 부모가 아이 모유 먹는 소리를 자세히 들을 수 있고, 이를 통해 성장앨범과 소리앨범도 만들 수 있다. 이 제품은 이스라엘 특허 기술을 바탕으로 했다. 출시한 지 6개월이 채 안 됐지만 반응은 뜨겁다. 제조사인 제이알디웍스의 앤튼해나 매니저는 “2018년 10월부터 실질적으로 판매를 시작해 현재까지(2019년 1월 22일 기준) 약 1000개가 팔렸다”고 밝혔다.

티온밴드 ⓒ헤성디에스
티온밴드 ⓒ헤성디에스

 

체온 올라가면 알림, 티온밴드

헤성디에스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전자 체온계 ‘티온밴드’는 밴드 타입의 체온계로 센서를 겨드랑이에 붙이면 스마트폰에 전송된 데이터로 아이의 체온 변화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체온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가는 등 이상이 감지되면 보호자에게 알림이 가도록 하는 기능도 있다. 특히 아이가 해열제를 복용한 뒤 약이 효과가 있는지, 예방접종 후 체온에는 이상이 없는지 등을 확인할 때 좋다. 전자파 인증시험을 통과한 의료기기 2등급 제품으로 약하고 예민한 아이 피부에도 자극이 적다. 교체형 밴드로 만들어져 위생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베토 슬립코치 제품 이미지 ⓒ비투코리아
베토 슬립코치 제품 이미지 ⓒ비투코리아

수면패턴 파악해 육아 솔루션 제공

아기수면 도우미 ‘베토 슬립코치’는 육아 수면에 대해 고민하던 아빠가 직접 개발한 제품이다. 전용 IoT 장치를 활용해 수유, 수면, 놀이, 배변 등 모든 육아활동을 기록하면 저장된 데이터를 통해 아이만의 패턴을 파악해준다. 2017년 9월부터 판매됐으며 ‘알잠’이라는 앱과 연동돼 아기의 일과를 좀 더 쉽고 편리하게 입력할 수 있다. 비투코리아 허수진 과장은 “아기의 일과를 입력하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이자, 국내 최초 수면전문가인 범은경 소장이 운영하는 아기잠연구소 수면 전문가들이 이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현실적인 육아 솔루션을 제공한다”며 “알잠은 구글플레이스토어에서 1위를 기록한 앱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미아방지용 스마트 밴드 리니어블 원 ⓒ리니어블
미아방지용 스마트 밴드 리니어블 원 ⓒ리니어블

 

부모와 멀어지면 “경보” 미아방지용 밴드

지난해 10월 출시된 리니어블㈜의 미아방지용 스마트밴드 ‘리니어블 원’은 블루투스 4.0 비콘(근거리 위치 인식기술을 적용한 무선센서) 기능의 제품으로 아이가 부모와 일정 거리 이상 멀어질 경우 경보가 울릴 뿐만 아니라 아이를 잃어버렸을 때 주변의 앱 사용자에게 요청해 아이를 찾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밴드를 착용한 아이의 위치를 주기적으로 파악하며, 지역이탈 감지, 심박 수 측정 등의 기능도 지녔다. ‘LPWAN’이라는 새로운 규격의 통신망을 사용해 기존 3G 및 LTE 제품 대비 저렴하다.

한편 스마트 육아용품에 대한 부모들의 구매심리는 지역별, 경제적 능력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은이 대표는 “다만 지역적으로는 매출 차이가 7배나 나는 등 편차를 보인다”며 “서울 등 수도권에선 10만원 이상의 제품도 잘 팔리는 반면 그 외 지역에서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의 제품이 인기를 끈다”고 했다. 양효진 대표 또한 “경제력이 있는 부모들에겐 스마트 육아용품 구매가 큰 이슈가 아닐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은 부모들에겐 비교적 가격대가 높은 제품이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며 “육아용품 구매에서도 소비 양극화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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