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25일 취임
평화·번영의 역사 강조
노무현 제16대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취임식을 갖고 업무를 시작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평화와 번영과 도약의 새 역사를 만드는 위대한 도정에 동참하자”며 “모든 것을 국가와 민족 앞에 바칠 것을 맹세한다”고 선언했다.
이날 취임식엔 최초 여성 전투기 조종사인 박지연 중위, 전업주부 권혜숙씨 모녀 등 국민대표 8명과 각계 인사 4만5000여 명이 운집했다. 여성들은 노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며 “진정한 양성평등의 시대, 여성이 당당하게 나서는 시대로 만들자”고 주문했다.
노 대통령은 ‘평화와 번영과 도약의 시대로’란 제목의 취임사를 통해 “국민 여러분의 위대한 선택으로 대한민국의 새 정부를 운영할 영광스러운 책임을 맡게 됐다”며 “이 벅찬 소명을 국민 여러분과 함께 완수해 나갈 것임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모든 종류의 차별’ 철폐 강조
노 대통령은 특히 “모든 종류의 불합리한 차별을 없애고, 양성평등사회를 지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크게 세 가지 주제에 대한 국정운영 철학을 밝혔다.
▲동북아시대 중심지 = 노 대통령은 “우리의 미래는 한반도에 갇혀 있을 수 없다”며 “고급 두뇌와 창의력, 세계 일류의 정보화 기반을 바탕으로 동북아 중심지로 거듭나자”고 밝혔다. 한반도를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평화로운 관문으로 만들자는 내용이었다.
▲한반도 평화정착 = 노 대통령은 “한반도가 지구상의 마지막 냉전지대로 남은 것은 20세기의 불행한 유산”이라며 “21세기엔 세계를 향해 평화를 발산하는 평화지대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대북관련 정책을 ‘평화번영정책’으로 이름 붙였고, 대화를 통한 해결, 신뢰와 호혜, 당사자 중심과 국제협력, 국민적 참여와 초당적 협력 등 네 가지를 원칙으로 내세웠다.
▲내정 = 노 대통령은 3대 국정목표를 천명했다. 국민과 함께 하는 민주주의, 더불어 사는 균형발전 사회,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가 그것. 이 위에 개혁과 통합을 대전략으로 삼고, 원칙과 신뢰, 공정과 투명, 대화와 타협, 분권과 자율 등을 4대 원리로 제시했다.
여성 현안 해결 노력 당부
▲여성계 반응 = 여성들은 노 대통령이 진보적인 여성공약을 많이 낸 만큼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취임사에서 여성관련 현안을 거론하지 않고 “양성평등사회를 지향하겠다”는 말로 대신한 데 대해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강실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초대 내각에 여성을 배려한 점을 높이 산다”며 “성매매 방지에 적극 나서 존경받는 대통령이 돼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