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다고 머네라구요? 그게 아니라구요?

도민이라는 걸 실감할 때마다 실소가 나온다. 모처럼 서울 나들이 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여러모로 고생을 한다. 강남에서 볼일을 보다 늦어서 버스나 지하철이 끊기면 할 수 없이 택시를 탄다. 성남을 거쳐 분당, 수지로 넘어오니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아도 두 곳을 거친다고 만만찮은 요금을 치러야 한다. 마음이 곱지 못한 운전기사라도 만나면 곤욕을 치른다. 그러니 어쩌다 서울 나들이를 할 때면 일정표를 잘 짜야 한다. 간혹 큰맘 먹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그 때마다 후회한다. 택시비보다 주차비가 그래도 싸다 싶어 차를 가지고 가도 마찬가지로 매번 갈등이 생긴다. 도민만이 느끼는 이 갈등을 서울 사는 사람들은 모르리라.

‘머나먼 송바강’이 아니라 ‘멀고먼 머네’에 사는 도민의 심정은 반대로도 느끼는 모양이다. 멀고먼 서울 나들이처럼 우리 집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첫마디는 ‘머네∼’다. ‘정말, 머네!’‘아따, 머네!’‘우와, 머네∼’ 등 사람마다 다양하다.

이 ‘머네’에 대해 재미난 일화가 있다. 교통방송에 단골로 나오는 풍덕천 사거리에서 서울방향으로 가는 길에 ‘머네’라는 정류장이 있다.

“아저씨, 수지출장소 가기 전에 내리려면 어디서 내려요?”

“머네요∼” 운전기사 아저씨가 상냥하게 대꾸한다.

“멀다구?” 무슨 말인가 싶어 또다시 묻는다.

“아저씨, 죽전 가려고 하는데 어디서 내려요?”

“머네요!” 못 들었는가 싶어 큰소리로 알려 준다.

계속 멀다는 줄 알고, 멀면 얼마나 먼가 싶어 조바심을 낸 적이 있다.

시골에 가면 정감 어린 동네 이름이 있는 것처럼 우리 수지에도 머네라는 이름이 있을 줄 누가 알았으랴. 하기야 남이섬도 있고, 남이장군도 있고, 남이라는 동네 이름도 흔하다. 남이라는 곳을 지날 때마다 야릇한 감정이 인다. 어디 동네 이름뿐이랴. 건물이나 상호도 있는데 사람마다 자신의 이름과 같다고 좋아하기도 하고 싫어하기도 한다.

동네 이름으로 시를 짓고 싶은 마음은 시골에 다닐 때마다 일어나는데 이천에 있는 고백이라는 동네를 지날 때면 절정을 느낀다. 고백1리, 고백2리를 지나면 나도 모르게 가슴이 뻐근하고 두근거린다. 참 재미난 동네 이름이지요? 이 마을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을 텐데 괜히 혼자 공상을 한다. 고백 중의 고백은 단연 사랑고백이지, 하면서 가슴이 아리다.

사랑고백을 언제 했든가?

지금 그 고백의 주인공은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지…. 보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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