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 조사 결과
예능 프로그램 39개·생활정보 프로그램 20개 분석
예능프로그램 진행자·고정출연자 남성이 여성의 2배
전통적인 성 고정관념도 문제 지적

MBN의 예능프로그램 ‘동치미’의 한 장면. ⓒMBN 캡처
MBN의 예능프로그램 ‘동치미’의 한 장면. ⓒMBN 캡처

예능 프로그램에서 남성 출연자가 여성의 1.7배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진행자와 고정 출연자는 남성이 여성의 2배였다. 지난해 이영자, 박나래 등 여성 예능인들의 활약이 돋보였지만 예능 프로그램 내 성비 균형은 여전히 한쪽으로 기울어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강상현·이하 방심위)는 지난해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를 통해 한 ‘방송프로그램의 양성평등실태조사’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지상파 3사(KBS·MBC·SBS)와 종합편성채널(JTBC·TV조선·채널A·MBN), 전문편성채널(tvN·MBC Every1)에서 지난해 5월 방송된 프로그램 중 시청률이 높은 39개 예능 프로그램과 20개 생활정보 프로그램 각 2회 분량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전체 남성 출연자는 608명이었으나 여성 출연자는 362명에 그쳤다. 이 중 진행자와 고정 출연자는 남성이 493명으로 여성(252명)보다 2배 많았다.

방심위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40~50대 남성 메인 MC 및 남성 고정 출연자가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남성 중심의 정형화된 예능 포맷이 지속으로 재생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생활정보 프로그램은 남성 출연자가 112명으로 여성 출연자(142명) 보다 적었다.

조사 대상에 오른 예능 프로그램의 61.5%와 생활 정보 프로그램의 절반은 성차별적 내용을 포함하고 있었다. 특히 두 프로그램 모두 ‘여성은 집안일을 하고 남성은 바깥일을 한다’는 전통적인 성 고정관념을 재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남성이 가사노동에 참여하면 ‘착한 남편’, ‘가정적인 남편’으로 부각됐다. 여성이 일과 가정에 충실하면 ‘슈퍼우먼’으로 부각되는 경향이 있었다. 일부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특정 외모를 지닌 여성을 희화화하거나 비하하면서 웃음 소재로 삼았다. 또 일부 여성 출연자들에게 애교와 섹시댄스를 요구하는 외모지상주의적 태도도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방심위는 “조사 결과를 참고해 방송프로그램에서 성차별을 해소하고 평등한 사회를 앞당기는데 일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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