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연대 등 시민단체 기자회견
“대한체육회 성폭력 피해자 보호조치 없고 성과만 강조”

문화연대, 스포츠문화연구소, 체육시민연대 등이 15일 서울올림픽파크텔 정문 앞에서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진수 기자
문화연대, 스포츠문화연구소, 체육시민연대 등이 15일 서울올림픽파크텔 정문 앞에서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진수 기자

체육계에서 잇따라 성폭행 의혹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시민단체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화연대와 스포츠문화연구소, 체육시민연대는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올림픽파크텔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폭력 사건을 방관하고 방조한 대한체육회는 책임을 지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지난 8일 조재범 성폭력 사건으로 많은 사람들이 충격과 분노로 술렁이고 있을 때 대한체육회는 보도자료를 내고 ‘2018 스포츠 (성)폭력 실태조사’를 발표해 피해자에 대한 보호조치는 어떻게 했는지 언급이 없었다. 성과만 강조했다”고 대한체육회의 미흡한 행동을 비판했다.

당시 대한체육회는 실태조사 응답자 중 ‘성폭력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일반선수 2.7%, 국가대표 1.7%에 해당하는 수치만 발표했을 뿐 사건에 대한 진상조치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문화연대와 체육시민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15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리는 대한체육회 제22차 이사회 이사회장 앞에서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문화연대와 체육시민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15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리는 대한체육회 제22차 이사회 이사회장 앞에서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이들은 “진천선수촌은 국가대표 선수들이 가장 편하고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며 “대한체육회장은 조재범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공적 직위를 갖고 있는 모든 이를 대표해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상범 체육시민연대 집행위원장은 “체육계가 은폐하고 수수방관한 일이 터져 나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이 바로 잡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체육은 우리사회가 건강하고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것들을 길러내는 소중한 마을의 공동우물이다. 정화작업을 위해서라도 대한체육회장이 물러나길 권고한다”고 말했다.

최동호 스포츠문화연구소 소장은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은 취임직후부터 체육회 규정을 어기면서 본인의 사람을 체육회에 데려오는 정실인사를 했다. 이 회장은 책임도 능력도 없어 한국체육계를 이끌어 갈 자격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대택 집행위원은 “대한체육회는 (성폭력 사건에 대해) 해결마음도 해결책도 없었다. 가해자만 책임을 지는 건 옳지 않다. 이 회장이 책임지고 임원들도 모두 물러나야 한다. 거기서부터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대한체육회 이사회가 열리는 서울올림픽파크텔 4층으로 올라가 40여분간 피켓을 들고 침묵 시위를 벌였다. 이 가운데 호텔 관계자와 잠시 마찰을 빚기도 했다.

한편,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지난해 10월 대한체육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체육계 관계단체와 스포츠공정위를 통해 징계 받은 860건 가운데 징계 중 복직·재취업한 사례는 24건, 징계 후 복직·재취업한 사례는 290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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