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부드러운 힘.’ ‘여성·감성·상상력이 나의 힘.’

어느 회사의 광고 문구가 아니다. 여자 대학교들이 자신을 홍보하기 위해 내건 학교의 대표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학교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다양한 이미지 광고로 학교를 홍보하는 여대가 많아지고 있다. 특히 여학생들을 전문인으로 교육시켜 여성들의 사회 참여를 늘리겠다는 강한 의지를 광고를 통해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또 과거에 부정적인 뜻으로 이야기되곤 했던 여성이 갖는 특성들을 오히려 여성만이 갖는 장점으로 돋보이게 함으로써 여성관 변화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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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운영도 학생중심으로

여대들의 홍보 전략은 단순히 광고로 학교를 알리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광고를 뒷받침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려는 노력도 아끼지 않고 있다. ‘이화인, 전문인, 세계인’을 주창하는 이화여대는 최근 홍보전문가 이덕규씨를 실장으로 영입, 대학 홍보에 무게를 두겠다는 방침을 드러냈다.

이 실장은 “이화여대는 지난 해부터 세계 최고의 여성 전문인을 육성한다는 취지로 체계적인 홍보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학생만을 받는다는 입장에서 벗어나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이화여대는 학교의 대외 홍보뿐만 아니라 교내 홍보에도 주력하고 복지 시설을 늘리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이 실장은 “대학교 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현실에서 이미지 홍보만으로는 아이들을 끌어들이기에 부족하다”며 “학교의 정책을 학생 중심으로 이끌어가면서 이화여대에 가는 것이 본인에게 현실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충분한 장점을 보여주어야 우수한 학생들이 제 발로 찾아오게 된다”고 언급했다.

서울여대는 최근 ‘Wake up’이라는 표어로 ‘세상과 당당히 맞설 무한 여성리더’를 키워내는 학교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2000년 여자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정보통신부 공학부’ 단과대학을 세운 데서도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서울여대 홍보실 이상민 주임은 “서울여대는 나를 깨우고 사회를 깨우고 미래를 깨울 수 있는 학생을 키우기 위해 산학협동, 선·후배를 이어주는 멘토링 제도를 통해 학생들의 사회 참여를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있다”며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어 지난해 취업률이 78%를 넘었다”고 밝혔다.

튀는 광고가 홍보에 한몫

동덕여대는 튀는 광고로 유명하다. 박경림 등 연예인을 등장시켜 동덕 프로페셔널리즘을 내걸었던 동덕여대는 최근 남자 모델이 나오는 ‘제 여자친구는-동덕여대 다녀요’라는 광고를 선보여 이목을 끌었다. 이 광고는 ‘공부면 공부, 일이면 일, 똑 부러지는 동덕여대 4학년 내 애인. 학교에서 실시하는 실무교육으로 영어를 마스터하더니. 이젠 프리랜서 명함까지 들고 동분서주 하거든요’라는 학교소개를 남자 모델을 통해 전달하는 신선한 방식을 도입, 다른 여대와 차별화된 전략이 눈에 띈다. 동덕여대 홍보실 김미예 실장은 “국제 고급 여성인력 교육프로그램이나 국제이벤트 학과 등이 있는 특수 대학원을 세움으로써 창조적이면서도 세계 무대에 적합한 여성 인력을 키우는 데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 홍보에 가장 적극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숙명여대는 ‘세상을 바꾸는 부드러운 힘·따로 있다, 여자가 크는 대학·디지털 숙명’ 등 귀에 익은 광고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숙명여대는 21세기 디지털 시대를 이끌 여성 리더를 키우는 대학이라는 목표 아래 숙명 해외문화탐방단 파견, 국내에서 처음으로 사이버대학원 설립, 교내 무선인터넷망 구축 등 이미지에 걸맞는 구체적인 활동을 펼쳤다. 1997년부터 선보인 재학생 광고 모델과 지난해 시작한 눈송이 축제 등도 숙대를 알리는 데 한 몫 했다. 숙명여대 홍보실 김주영씨는 “학생을 중심으로 행정 체제를 개편하고 있다”며 “취업경력센터·리더십센터 등을 새로 만들고 발표·토론 수업을 교양 필수 과목으로 정하는 등 학생들의 리더십 강화를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여대들의 홍보 열기는 1990년대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9년 숙명여대는 ‘나와라 여자 대통령·울어라 암탉아’라는 광고로 여성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관심도 가득 받았다. 서울여대도 2001년에 ‘크게 놀자, 女子·세상을 굴리자 女子’라는 표현으로 여성들이 이 사회의 지도자가 돼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표현했으며 ‘세계를 향한 젊은 꿈, 성신여대가 열어갑니다’‘동덕 프로페셔널리즘’ 등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 광고들이다.

2000년에 76만4천 명이었던 고3 학생 수는 2002년에 67만700여 명으로 줄었으며 출산율 감소 등의 이유로 대학 수에 비해 학생이 턱없이 부족해질 날도 그리 멀지 않았다. 여대는 줄어드는 학생들 중에서도 여성만을 뽑아야 한다. 대학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양질의 홍보 전략은 이제 여대의 필수 항목이 되고 있다.

조혜원 기자nancal@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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