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
11일 내부직원 폭로
구조동물 '공간부족' 이유로 안락사
안락사 진행에 기준 없어

남양주시 개농장 구조활동 당시 사진 ⓒ케어
남양주시 개농장 구조활동 당시 사진 ⓒ케어

국내 대표적인 동물보호단체 ‘케어’의 대표 박소연씨의 지시로 구조한 동물 230여 마리를 안락사 시켰다는 폭로가 나와 파장이 일고 있다. 

지난 11일 케어 간부급 직원 A씨는 자신이 케어에서 일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구조한 동물 중 최소 230여 마리 이상을 박 대표의 지시에 따라 안락사해 왔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질병으로 안락사 시킬 수밖에 없는 개체는 10%에 불과했다고 한다. 안락사는 기준 없이 무분별하게 이루어졌으며 이유는 ‘보호소 공간 부족’이었다. 

내부 의하면 2015년~2018년 구조 동물은 1100여 마리다. 이 중 745마리가 입양됐다고 한다. 그러나 이중 많은 수가 안락사 됐음에도 입양된 것으로 조작됐다고 A씨는 증언했다.

A씨는 카톡 대화를 증거로 제시했다. 카톡 대화에서 박 대표는 “어미와 아기 빼면 보내주는 게 낫지 않나요”, “완전 만삭 두 마리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등 특정한 기준 없이 안락사를 지시했다. 박 대표는 9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케어는 안락사를 진행하지 않는다고 글을 게시한 바 있다. 

박소연 대표 페이스북
박소연 대표 페이스북

 

폭로가 나온 다음 날 12일, 케어 직원들은 페이스북에 ‘케어 대표 사퇴를 위한 직원연대’ 페이지를 개설하고 입장문을 게시했다. 입장문에서 직원들은 “안락사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 없이, 의사결정권자의 임의적 판단에 따라 안락사가 진행돼 왔다. 박소연 대표는 금번 사태가 발생하고 소집한 사무국 회의에서 "담당자가 바뀌며 규정집이 유실된 것 같다"며 책임을 회피했다”며 “케어 직원들은 박소연 대표의 사퇴를 포함한 케어의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14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안락사에 대해 당당하다”며 “알리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철저히 사과하고 죽을 죄를 졌다”라고 밝혔다. 안락사가 무분별하게 이루어졌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2011년 이전에는 안락사에 대한 매뉴얼이나 안락사 관련 운영위원회가 있었다. 2015년 이후에도 그 기준을 따랐다”고 밝혔다. 이어 “이 상황에서 제가 그만두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케어의 김태환PD는 여성신문과의 전화에서 “직원들도 금요일 언론보도 이후 사태에 대해서 알게 됐다. 14일 박 대표의 인터뷰에서는 약간 와전된 부분이 있는 것으로 안다. 박 대표는 이사회와 총회의 결과에 따라 향후 거취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16일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으나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하루 이틀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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