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관장 164명 중 여성은 9명
강경화 장관 취임 이후 6명 증가
영국 등 주요 공관장 첫 임명도

외교관후보자 합격자 여성 60%
외교부 6등급 직원 20.6% 여성
“여성 관리자 발굴·육성해
고위공무원단 비율 늘리겠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남영숙 주노르웨이 대사, 박은하 주영국 대사, 백지아 주제네바 대사, 선미라 주폴란드 대사, 유복렬 주카메룬 대사, 유혜란 주밀라노 총영사, 조신희 주피지 대사, 정미애 주니가타 총영사, 윤현봉 주브루나이 대사. ©외교부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남영숙 주노르웨이 대사, 박은하 주영국 대사, 백지아 주제네바 대사, 선미라 주폴란드 대사, 유복렬 주카메룬 대사, 유혜란 주밀라노 총영사, 조신희 주피지 대사, 정미애 주니가타 총영사, 윤현봉 주브루나이 대사. ©외교부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세계에 나가있는 공관은 164개. 이 가운데 9곳이 여성 대사, 여성 총영사다. 전체의 5.48% 밖에 안 되지만, 2017년 단 3곳이었던 것에 비하면 급성장한 셈이다.

1996년 이인호 주 핀란드 대사가 여성으로 첫 대사가 된 이후로도 재외 공관장은 대표적 ‘유리천장’ 중 하나였다. 그러던 중 2017년 여성 최초 외교부 수장으로 강경화 장관이 취임한 뒤 6명이 늘어 현재 여성 공관장은 △남영숙(58) 주노르웨이 대사 △박은하(57) 주영국 대사 △백지아(56) 주제네바 대사 △선미라(61) 주폴란드 대사 △유복렬(56) 주카메룬 대사 △유혜란(53) 주밀라노 총영사 △윤현봉(59) 주브루나이 대사 △정미애(51) 주니가타 총영사 △조신희(53) 주피지 대사 등 총 9명을 기록했다.

외교부는 정부의 ‘2018-2022년 공공부문 여성 대표성 제고 계획’에 따라 ‘외교부 여성관리자 임용 확대 5개년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외교관 후보자 선발실험의 최종 합격자 중 60%가 여성이고 중간 관리자급인 외교부 6등급 직원의 20.6%가 여성임을 감안하면, 외교부 여성 고위직은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먼저 전체 직원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다. 2012년 29.3%였던 여성 비중은 2019년 1월 기준 42.4%로 가파르게 늘고 있다.

고위직으로 가는 관문인 과장급 이상 여성 비율은 28.6%에 달한다. 4·5급에 해당하는 외교통상 6등급 직원도 전체의 20%가 여성이다. 2017년 12월 기준 ‘국가공무원 인사통계’를 보면 전 부처 여성 고위공무원 98명 중 11명이 외교부 소속으로, 여성 고위공무원 수가 단일부처 가운데 가장 많다. 지난해 국장 2명, 심의관 2명, 과장 13명을 여성으로 발탁했다. 하며 여성관리자 임용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외교부 측은 “역량 있는 여성 중견 관리자를 적극 발굴·육성해 여성 고위공무원단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외교관 경력의 꽃’이라 불리는 대사가 되려면 국립외교원의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에서 합격해 경력을 쌓아야 한다. 최종 합격자는 국립외교원에서 1년간 교육을 받고 성적순으로 외무공무원으로 임용된다. 이후엔 치안이 불안하거나 인프라가 열악한 험지를 일컫는 ‘냉탕’과 외교관이 선호하는 근무지인 ‘온탕’, 그리고 ‘본부’를 오가며 근무해야 한다. 정년퇴임 때까지 6~7곳의 공관을 거친다. ‘온탕’으로 꼽히는 미국 워싱턴, 뉴욕 유엔대표부, 일본 도쿄 등 주요 공관은 ‘출세 코스’로도 꼽힌다. 국립외교원 외에 전문 분야 인력에 대한 특별채용도 있다. 또 다른 방법은 자신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전문가를 대통령이 ‘특임대사’로 임명하는 길이다. 최근 외교부는 외무고시 출신의 대사 비율을 줄이고 전문성을 검증 받은 특임대사 비율을 높이고 있다.

‘여성 최초’ 수식어를 넘어 더 많은 여성 외교관들이 핵심 인력으로 성장하려면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특히 장기 해외근무가 반복되는 외교관의 직무 특성상 일과 생활의 균형 잡기가 어렵고, 과중한 업무를 감당하는 체력도 필요하다. 외교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6년 정부 부처 중 처음으로 ‘일·가정 양립 고충 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각종 제도를 만들고 있으나, 여성 외교관들이 핵심 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으려면 보다 실효적인 지원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여성 외교관이 늘어나면서 서로의 경험과 노하우를 나누며 밀어주고 끌어주는 네트워크 활성화도 뒷받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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