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은 위로가 트렌드인 한 해였다. 가족, 직장, 진로 등 여러 고민과 불안에 휩싸인 독자들을 다독여주는 따뜻한 내용의 힐링 에세이 수십 권이 서점의 매대를 장식했다. 특히 ‘나’를 중시하고 ‘위로’를 갈구하는 대중의 욕구를 반영한 책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언니들의 공감과 위로는 올 한해에도 좀처럼 끝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전하는 위로는 그리 오래 가지 않는다. 마치 기분전환용 스낵을 먹은 것처럼 잠시 동안 우리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긴 하지만 가슴을 울리진 못한다. 일부 냉소적인 독자들에겐 ‘그래서 어쩌라고?’라는 말이 나온다. 한 페이지 당 텍스트 몇 줄이 되지 않는 책도 있다. 관련 이미지와 짧은 해설이 전부다. 과연 ‘책이라고 볼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그래, 지금까지 잘 왔다』는 가슴을 울리는 명언들을 알맞은 디자인으로 잘 담아냈다. 명언과 맞는 분위기의 이미지와 내용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명쾌하고 간결한 명언들은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고 갈등하게 하는 인간적 고뇌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단순한 위로가 아니다. 작가의 결혼식, 어머니의 묘비명에 직접 쓰고 삶의 구렁텅이에서 허우적거릴 때 보고 힘을 얻었던 문구들이다.

최고의 명언이란 어떤 특정한 사실을 전해 주기보다는 모든 시대와 문화, 성별, 세대, 그리고 상황을 아우르는 보편적인 진리를 말해 준다. 우리의 마음과 정신을 감동시키고, 삶을 이끌며 도전하게끔 자극하며 때론 위로를 전한다. 작가는 “명언을 ‘영혼을 위한 작은 교훈을 전하는 매뉴얼’이라고 생각한다”며 “그 실제적인 유용성을 뼛속 깊이 체득했기에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엮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한다.

작가는 9개의 산맥, 사막과 황무지, 인디언 부족의 땅 등으로 이뤄진 4285km의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을 완주하면서 수집하고 곱씹었던 격언, 금언, 문장, 명언 등 131개를 책에 담았다. 그는 아버지의 학대, 어머니의 죽음, 사랑했던 남편과의 이혼, 그리고 마약 중독으로 스물여섯에 시궁창에 빠졌던 인생을 스스로 건져냈다. 죽을 것 같았던 서른을 지나 마흔이 넘은 그는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며 말했다. “나는 주저앉고 싶을 때마다 ‘문장’을 따라 걸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글귀들이 우리에게 “당신은 혼자가 아니야”라고 말해 준다는 사실이다. 나와 똑같은 고민과 갈등을 반복하다 답을 얻어 낸 이들의 보편적인 진리를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