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삶을 통해 인간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또 얼마나 힘든 것인지를 알았다. 특히 수직적인 관계 속에서 사람 관계가 더욱 힘든 것 같다. 한국에선 나이 드신 분과 나이 어린 사람 사이, 교수와 제자 사이, 직장 상사와 일반 직원 사이 등 수직관계가 아주 경직돼 있음을 느꼈다. 어른, 교수, 상사는 항상 접근하기 어려운 사람이며 되도록이면 함께 하는 자리를 피하고 싶은 사람인 것 같다.

학교에서 또는 직장에서 회식 자리가 있게 되면 많은 경우에는 사람들이 교수님이나 상사들과 먼 자리를 골라서 앉는다. 처음에 한국에 와서 교수님과 회식을 하는데 다른 친구들은 교수님과 멀리 떨어져 앉으려 하고 내게 교수님과 가까운 쪽에 앉으라고 했다.

중국에서는 평등관계가 기본 바탕이다. 문화대혁명 때 지식인들이 박해를 많이 받았던 탓인지 교수들은 한국처럼 높은 지위가 아니다. 중국에선 교수를 교수님이라고 하지 않고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그만큼 중국에선 학생과 선생님 사이가 더욱 친근하다.

나는 처음에는 교수님과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교수님 가까이에 앉았다. 그러나 한 해 두 해 지나면서 어느 정도 한국 문화를 알게 된 뒤 나도 모르게 교수님, 어른, 직장 상사에 대한 두려움 같은 것이 조금씩 쌓였고 다른 과 친구들이나 직장동료들처럼 교수님과 상사를 피하게 됐다.

그런데 이런 수직관계는 이성보다는 동성 사이에 더욱 뚜렷한 것 같다. 나는 우리 과에서 선후배라는 수직관계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던 적은 없었지만 다른 대학원 공대에 다니는 남자친구의 말에 의하면 선후배 관계 때문에 적응이 안돼서 많은 고생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다른 한국 친구의 입을 통해 여자대학교의 선후배 관계도 남자들의 수직관계 못지 않다는 얘기를 듣기도 했다. 한 번은 나보다 나이 많은 친구가 후배들과 함께 하는 자리에 나를 불러준 적이 있었다. 그날 친구는 나에게 한국의 남자 선후배 사이를 보여준다면서 술자리 문화를 보여줬다.

마치 영화나 드라마 속에 나오는 조폭 같아서 우습기도 하고 놀랍기도 했다. 근데 후배들도 아무런 말없이 친구에게 형님으로 깍듯이 대하는 것이었다. 그런 문화를 나에게 보여주려고 조금 더 과장된 것이겠지, 평소엔 그 정도로 심하지는 않으리라 생각한다.

한국 사회에서 수직관계는 군대문화 때문에 형성된 것이라고, 또 그 속에는 올림 사랑과 내림 사랑과 일을 성취해내는 힘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그런 사랑은 숨이 막히는 것 같다. 이런 제도에 의한 인간관계보다 인격에 의해 형성된 관계로 일과 사람을 동시에 얻는 것이면 좋겠다. 언제든지 가까이 할 수 있고 더욱 인간적인 만남을 일 속에서도 누리도록...

서강대 대학원 박사과정(조선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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