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시 출신 직업 외교관부터
학자·NGO·국제기구 등 다양
‘순혈주의’ 타파 정책 따라
외부 전문가 등용 활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9일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열린 신임 대사 신임장 수여식을 마친 후 박은하 주영국 대사(왼쪽)와 선미라 주폴란드 대사 등과 함께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9일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열린 신임 대사 신임장 수여식을 마친 후 박은하 주영국 대사(왼쪽)와 선미라 주폴란드 대사 등과 함께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외교관의 꽃’이라 불리는 재외공관장으로 활약 중인 여성 대사와 총영사는 모두 9명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취임 이후 6명이 늘었다. 이들은 직업 외교관부터 학자·시민단체·국제기구 출신 등 이력도 다양하다. 여성 공관장 9명 가운데 외무고시 출신은 박은하 주영국 대사와 백지아 주제네바 대사 2명뿐이다. 외무고시 중심의 ‘순혈주의’를 깨기 위해 전문성이 검증된 ‘비 공직자’ 출신 외부 전문가를 대거 등용하는 문재인 정부의 노선과 일맥상통한다.

백지아 대사도 다자통상외교 최전선인 제네바대표부의 첫 여성 공관장이다. 외무고시 18회인 백 대사는 퇴임한 김경임(외무고시 12회) 전 튀니지 대사에 이어 여성으로는 사상 두 번째로 외무고시에 합격했다. 2010년에는 외교부 국제기구국장에 임명되며 외교부 사상 세번째 여성간부 자리에 올랐다. 주제네바대표부 참사관, 국제기구국장, 주유엔대표부 차석대사 등을 거치며 다자외교의 꽃인 ‘유엔통’으로 꼽힌다.

박은하 대사는 주요 공관의 하나로 꼽히는 영국 대사에 처음 임명된 여성이다. 최초의 외무고시(19회) 여성 수석합격자인 박 대사는 직업 외교관으로서 주뉴욕 영사, 기획조사과장, 주유엔대표부 공사참사관, 개발협력국장, 주중국 공사 등을 역임한 다자외교 전문가다.

남영숙 대사는 직업 외교관(외무고시 출신)은 아니지만, 국제노동기구(ILO)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에서 10년간 일한 대외경제전문가로,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 FTA제2교섭관과 세계스마트시티기구(WeGO) 사무총장을 지냈다. 80년대 반독재와 민주화를 외치다 옥고를 치른 경험도 있다.

미국 변호사 자격을 가진 선미라 대사는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해외언론비서관을 지냈고 이후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 한국인권재단 이사장, 유네스코 지속가능발전교육 한국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다. 문재인 정부에선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TF)’ 위원으로 활동했다.

유복렬 대사는 프랑스 깡대학교에서 불문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97년 특채로 들어온 비 외무고시 출신으로 주튀니지대사관 참사관, 주프랑스대사관 참사관, 주애틀랜타총영사관 영사 등을 지냈다. 미테랑 대통령 때 외규장각 의궤 반환을 성사시킨 숨은 주역이다.

조신희 대사는 1993년 행정고시 36회로 공직에 들어와 해양수산부 어업교섭과장, 농림축산식품부 통상협력과장, 주중대사관 참사관 등을 거친 국제업무와 협상 전문가다. 조 대사 역시 해수부 출범 이후 첫 여성 국장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윤현봉 대사는 한국여성단체협의회 간사와 부장을 지낸 여성단체활동가 출신이다. 김대중 정부 대통령비서실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한 윤 대사는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 사무총장, 지구촌빈곤퇴치시민네트워크 공동운영위원장,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포럼 운영위원장 등 대외원조 관련 시민단체에서 활동했다. 이슬람교를 국교로 삼고, 간통·동성애를 하면 투석형에 처하는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국법에 적용하는 브루나이에 여성운동가 출신 대사 임명으로 더욱 주목받았다.

이밖에 유혜란 총영사는 주유네스코대표부 공사참사관과 국립외교원 기획부장을 지냈고 정미애 총영사는 국민대 학술연구교수와 성공회대 민주주의연구소 연구위원을 지낸 학자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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