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테크포럼 – 공부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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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고3, ‘국어공부’ 어떻게 할까?

지난 불수능에서 가채점 중인 학생들 ⓒ뉴시스·여성신문
지난 불수능에서 가채점 중인 학생들 ⓒ뉴시스·여성신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19학년도 수능이 끝났습니다. 이제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예비 고3이라는 이름으로 본격 수험길에 올랐습니다.

수능은 11개월이 남았고 정식으로 3학년이 되는 3월부터 공부를 시작하면 수능까지 8개월이 남습니다. 영어나 수학은 고2 때도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공부 방법 자체를 몰라 고생하는 경우는 적습니다. 그런데 국어과목은 고2 때 미리 완성되는 케이스가 적습니다. 고2 때 좋은 성적을 받았다 해도, 수능 준비를 체계적으로 잘 해서이기 보다는 모국어로서의 기본 국어 능력으로 고득점을 받는 경우가 많죠.

이렇게 체계적으로 훈련하지 않고 ‘불안한 고등급’을 받았거나 지금은 ‘중하위권’이지만 상위권으로 올라서고 싶은 학생들은 국어를 단순히 ‘국어’라는 큰 덩어리의 한 과목으로 생각하지 말고 세부 파트별로 다르게 목표를 세우고 준비해야 합니다.

  1. 독서

독서는 언제나 수능 국어의 결과를 좌우하는 가장 핵심 파트입니다. 지난 번에 기고한 ‘국어 문제를 많이 풀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이유는?’에서는 독해력이란 무엇인가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했으니 참조하시고요.

독서 파트는 독해력, 문제 유형지식, 합리적인 판단 세가지를 함께 갖추어야 합니다. 독해력은 글을 읽는 능력이지만 글을 잘 읽는다고 모든 문제를 맞출 수는 없습니다. 시험에서는 질문 그 자체인 선택지들을 파악하고 주어진 보기를 이용하는 유형지식, 자신의 사고에 너무 매몰되지 않고 시험에서 요구하는 정도와 시험에서 제시된 한정된 근거를 통해서 판단하는 능력이 함께 요구됩니다.

독서 파트 고득점을 위해선 위 세 가지를 다 갖추어야 하니 막막할 수 있지만 겨울방학 동안에는 가장 시간이 많이 걸리는 독해력을 위주로 시작하면 됩니다. 특히 ‘한자어의 독음, 그리고 요약연습, 교과 개념 다시 돌아보기’를 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입니다.

처음부터 고3 평가원 기출문제를 풀기보다 고2 교육청 문제로 연습을 하고 고3 기출문제를 다루는 게 좋습니다.

  1. 문학

문학이 독서보다 중요성이 덜 부각되고 있지만 안정적인 점수와 시간확보를 원한다면 지금부터 기초를 쌓아 나가길 추천 드립니다.

문학은 ‘실전 문제 풀이 능력’과 개념어 암기 같은 ‘지식’ 두 가지를 갖추어야 빠르고 정확하게 풀어낼 수 있습니다. 실전능력은 고3 중반 이후에 다양한 기출문제를 통해 보완하기로 하고, 지금 겨울방학에는 개념 지식과 문학 분석의 틀을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감상을 잘하고 소설, 시를 많이 읽으면 문학을 잘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수십만 수험생들이 같은 문학 작품을 보고 답을 골라야 하는 상황은 ‘감상’의 영역이 아니라 ‘분석’의 영역입니다. 분석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출 문제를 통해 자신만의 개념어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지문에서 묻는 세부 내용을 적절한 개념어로 일반화할 수 있도록 훈련해야 합니다. 개념 지식 증진을 위해서는, EBS 등 무료로 들을 수 있는 뛰어난 강의가 많으므로 자신에게 맞는 강의를 찾아 끝까지 다 공부합시다.

  1. 화법과 작문

최근 화법과 작문은 독서 파트만큼 긴 지문과 지문 세부 내용을 물어보는 문제 출제로 인해 독서 파트의 전략을 그대로 적용해도 좋습니다. 아직도 화법, 작문 개념 문제들이 출제되고는 있지만 어느 정도 문제를 많이 풀어서 지식을 갖춘다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화법과 작문은 빠른 시간내에 정확히 풀어내는 게 중요한 만큼 다른 파트처럼 답 맞추기에 만족하기보다는 낭비되는 시간 없이 답을 확신해 내고 빠르게 다음 문제로 넘어가는 연습을 하는 게 필요합니다.

  1. 문법

지난 수능에서도 문법 문제가 고난이도 7개 문제 중 2개를 차지할 정도로, 문법은 어렵습니다. 단순 암기된 문법 지식을 물어보는 문제, 지난 수능 언어학 지문처럼 독서 파트의 형식을 차용해 빠른 지문 이해와 적용을 필요로 하는 장문형 문제 등이 함께 나오기 때문에 문법 공부는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대부분의 수험생이 화법과 작문, 문법, 문학, 독서 순으로 문법 문제 풀이 순서를 앞에 배치하기 때문에 문법실력이 부족해서 시간 소모가 커지면 국어 시험 전체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다행히 수능 문법의 범위가 그리 넓지 않고 공무원 시험처럼 너무 세세한 문제를 출제하지는 않으므로 고3 학기가 시작하는 3월부터 개념, 문제풀이, 실전연습을 차례차례 진행하면 좋습니다. 문제의 요구가 ‘암기’인지 ‘적용’인지에 따라 풀이 방식이 매우 달라지므로 개념공부와 문제풀이를 모두 중요하게 생각합시다.

국어 과목이 가장 성적이 오르지 않는 과목이라고 하지만 정확한 방향으로 꾸준히 공부를 하면 안정적으로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과목입니다. 단순 문제풀이만 하지 말고 조금 바꾸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으니, ‘얼마나’보다 ‘어떻게’ 공부하느냐가 훨씬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냥 남들 따라 ‘하다 보면 되겠지!’ 라는 생각보다 위의 각 분야별로 자신의 약점을 파악하고 공부의 우선순위를 정해서 공부해 보세요. 이번 2019년, 목표를 이루는 한 해로 만들기 바랍니다.

 

김은광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수험생 카페 ‘수만휘’에서 국어 관련 칼럼 총 조회수 20만인 ‘위통약’으로 활동 중이다. 실시간 교육 플랫폼을 만드는 ‘이리온 컴퍼니(erion.kr)’ CEO이자 수능 국어 강사이다. eunkwang.kim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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