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생리대 개발 첫해 아마존서 20만개 팔았다
유기농 생리대 개발 첫해 아마존서 20만개 팔았다
  • 이유진 기자
  • 승인 2019.01.04 15:16
  • 수정 2019-01-04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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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한인방송 기자
디즈니 배급 디렉터
제품디자이너 등
여성 3명이 만든 기적

200억원 투자 유치
“유기농 생리대 부문서
독보적인 1등 유지할 것”
리얼라엘로 제품군 확장
여성용품 브랜드 라엘의 백양희 공동대표, 아네스 안 공동대표, 원빈나 제품총괄이사가(사진 왼쪽부터) 지난해 12월 2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라엘의 대표 제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여성용품 브랜드 라엘의 백양희 공동대표, 아네스 안 공동대표, 원빈나 제품총괄이사가(사진 왼쪽부터) 지난해 12월 2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라엘의 대표 제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화장품 업계는 대기업부터 소기업까지 연구개발과 제품 혁신을 계속해오고 있는데 생리대 시장은 지난 30년간 발전이 없었어요. 소비자 입장에선 각자의 특성에 따라 생리용품 선택권이 넓어지고, 관련 공론장이 형성된 좋은 계기였다고 생각해요.”

생리대 업계가 지각변동을 겪고 있다. 친환경, 유기농을 표방하는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며 업계 상위 4곳 대기업의 시장 점유율 또한 95%에서 70%대로 곤두박질쳤다. 이제는 대형업체들 또한 기존 점유율을 잃지 않기 위해 면, 친환경 등으로 제품 카테고리를 다양화하고 있다. 최근 한 대형업체는 국내 시장의 철수를 결정했다. 2017년 3월 ‘생리대 유해물질 검출사건’에 이어 지난해 ‘라돈 생리대’ 검출 논란에 따른 소비자들의 불안함이 반영된 결과다.

유기농 생리대 브랜드 라엘은 ‘변곡점’을 맞은 국내 생리대 업계에 당찬 도전장을 내민 글로벌 스타트업이다. 지난 30년간 대기업, 남성 중심의 생리대 공급 구조에서 여성들이 직접 나서 품질 개혁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유기농 생리대 제품 개발, 제조에만 꼬박 1년이 걸렸다. 2017년 미국에서 먼저 제품을 선보여 ‘아마존 1위’라는 실적을 달성했다. 한국에는 지난해 6월 상륙했다. 2016년 3명이 시작해 현재는 15명의 직원과 함께 하고 있다.

라엘의 백양희 공동대표는 “우리는 한국의 생리대 파동 전부터 이미 미국 아마존에서 1위를 하고 있었다”며 “안전성 관련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란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빨리 터졌다”고 했다. 이어 “이전까지 여성들은 스트레스, 피로 등 개인적인 원인에서 이유를 찾을 뿐 증상은 있는데 이를 표현할 ‘언어’가 없는 상황이었다”며 “‘금기’가 깨지면서 생리대 관련 논의가 공적영역으로 나온 것”이라고 했다. 일부 기업의 독과점 구조에서 이제야 기업마다 더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기 위해 경쟁하는 구조가 됐다는 것이다.

라엘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탄생한 브랜드다. ‘여성을 위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보자’는 데 뜻을 모은 ‘어벤져스’급 팀원들이 뭉쳤다. 미국 시카고 KBC 방송국에서 여성 관련 기사를 담당해오던 기자 출신의 아네스 안 공동대표, 디즈니 영화사 배급팀 디렉터 출신인 백양희 공동대표, 제품 디자이너였던 원빈나 제품총괄이사가 공동 창립했다. 아네스 안 대표는 “여성에게 도움이 되는 브랜드를 창업해 전 세계적으로 확장해나가고 싶은 꿈이 있었다”며 “라엘을 여성을 위한 모든 제품과 서비스를 망라하는 여성용품 대표 브랜드로 확장할 것”이라고 했다.

 

여성용품 브랜드 라엘의 백양희 공동대표, 원빈나 제품총괄이사, 아네스 안 공동대표(사진 앞쪽부터)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여성용품 브랜드 라엘의 백양희 공동대표, 원빈나 제품총괄이사, 아네스 안 공동대표(사진 앞쪽부터)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이들이 주목한 사실은 여성이라면 누구나 평균 40년 이상 동안 매달 사용하는 생리대에 독성 성분이 가득하다는 조사결과였다. 글로벌 시장인데 제품 혁신이나 연구개발도 미비했다. 면, 유기농 생리대 등 높은 품질을 자랑하며 안전하게 쓸 수 있는 유기농 여성용품을 만든다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 분석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라엘은 출시 첫해인 2017년 미국 아마존에서 20만개가 판매되며 유기농 생리대 부문 판매 1위에 올랐다. 유통채널에 대한 철저한 시장분석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미국은 아마존이 모든 유통채널을 지배하는 구조예요. 주요 가입자만 1억명이 넘죠. ‘로켓배송’이 활성화된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 이틀이면 배송되는 곳은 아마존이 유일하거든요. 여기에서 제품력을 인정받는다면 가능성이 있겠다 싶었죠.”

키워드로 쇼핑을 하는 소비자들의 특성과 당시 미국에 100% 유기농 면 생리대가 없다는 점을 공략했다. 실제로 아마존에서 ‘organic pads’(유기농 생리대)란 키워드를 치면 라엘이 제일 상단에 뜬다. 백양희 공동대표는 “리뷰만 3000건이 넘고 소비자평가 4.9점(5점 만점)을 유지할 만큼 신뢰를 받고 있다”며 “아마존 리뷰는 소비자들에게 제품 구입의 절대적인 기준점이라는 점에서 유의미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라엘은 리뷰를 바탕으로 6번의 제품 업데이트를 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들은 생리용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혀준다는 계획이다. “한국과 아시아 시장은 대부분 패드 마켓이지만 미국, 유럽 시장에서는 템포를 쓰는 사람도 많아요. 미국에선 60%의 여성이 패드를 사용하고 40%는 템포를 쓰죠. 앞으로는 여성용품 관련 토탈 컬렉션을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이미 라엘은 아마존에서 ‘헤스타’라는 브랜드로 면 생리대를 판매하고 있고, 내년 초 템포도 선보일 계획이다. 생리기간 전후 여성들의 피부∙이너뷰티를 돕는 새 뷰티 제품 브랜드 ‘리얼라엘’도 론칭했다. 마스크 팩, 여드름 패치, 케어 제품 등을 판매한다.

지난 4월에는 한국 오피스를 설립, 다양한 국내 온∙오프라인 채널에 글로벌 브랜드로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전점을 비롯한 신세계백화점 본점, SSG 푸드마켓청담점, 이마트 등에 입점했다. 온라인에선 기존에 입점한 티몬, 11번가 등에 이어 신라면세점, 마켓컬리와 같은 채널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원빈나 제품총괄이사는 “라엘에 대한 폭발적인 반응을 확인하며 프리미엄 유기농 생리대에 대한 고객의 높은 니즈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여성들이 보다 가까이에서 라엘을 만날 수 있도록 기존 유통사와의 협력을 견고히 다지고 지속적으로 유통 채널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라엘은 최근 국내외 투자사에서 약 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결실도 맺었다. GS리테일, 미래에셋 합작 펀드 주도로 소프트뱅크벤처스, 에이티넘파트너스, 슈피겐, 뱀벤처스, TBT벤처캐피털, 롯데쇼핑과 토니 고 닉스코스메틱 창업주, 프리츠커그룹 등의 회사가 참여했다.

“현재 아마존에서 유기농 생리대 부문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올해는 ‘독보적인 1등’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신제품 연구 및 개발에 집중하고 아시아 시장 진출과 기존 시장 확대에도 역량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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